[22년 3월호/364호] 요즘저는_학부모들과 ‘으쌰으쌰’하는 즐겁고 신나는 참학을 기대하며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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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2-03-07 15:40 조회954회 댓글0건본문
학부모들과 ‘으쌰으쌰’하는 즐겁고 신나는 참학을 기대하며
참학과 멀어진지, 벌써 10년이넘었다.
아이들이 다 큰 것도 이유겠지만 어쭙잖게 ‘관’이라는 곳에 취직이 되어 서서히 멀어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내가 활동을 하던 양주지회가 해산하면서 현재는 최은순 전 회장님과의 인연으로 본부 회원으로 참학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
보수적인 지역에서 참학 지회 활동 7년을 하면서 힘든 일도 많았지만 즐겁고 뿌듯했던 일이 더 많았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 함께 모여 머리를 맞대고 밤새 의논하며 일궈 낸 일들도 많았고, 본부의 여름 연수나 정기총회에 참가하기 위해 버스를 대여해서 지회 식구들과 돈독함을 다지던 일들이 많이 기억에 남는다.
참학은 지금 나에게 여러 추억으로남았고, 그 당시를 함께 했던 두 딸에게도 많은 추억을 안겨주었다고 한다. 가끔 그때를 되돌아보며 이야기할 때‘친구들이 경험해 보지 못하는 활동들을 엄마 덕에 많이 경험했던 것 같다’, ‘그냥 재미도 있었고 즐거웠던 일이 많았지만 스스로 결정해서 일제고사를 보지 않고 행동했던 것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그렇게 활동했던 양주지회가 해산하기 전에 나는 경기도교육청의 학부모지원전문가로 취직이 되어 관에서 일하게 되었다.
학부모지원전문가로 일을 시작한 지 올해로 10년이 되었다. 10년 전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는 적지 않은 나이라 많은 고민을 했지만, ‘학부모가 바뀌어야 학교도 변화시킬 수 있고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다’는 생각이 이 일에 뛰어들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
그러나 ‘현장에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일하면 되겠지’하는 호기스런 마음으로 다가갔던 것이 나의 오만이었다는 것을 출근 일주일도 안 되어서 느꼈다. 시민단체 활동으로 만나는 학부모와 ‘관’의 입장에서 만나는 학부모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시행착오와 좌충우돌하며 학부모지원전문가로 일한지 어느덧 10년, 성격상 다른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거는 스타일이 아니라 누가 챙겨주지 않으면 점심을 거르기도 했고, 컴퓨터로 일하는 방식을 전혀 몰라 머리만 쥐어뜯으며 며칠을 끙끙거렸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10년이라는 세월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 놨다.
10년 전의 ‘나’라는 사람은 참을성이 좀 부족했고, 열혈 아줌마로 학부모들에게 다가갔다면 10년 후 지금의 ‘나’는 ‘관’과 ‘시민단체’에서 적절하게 경험을 한 덕분에 학부모들에게 다가가는 방식이나 공감을 해주는 능력이 많이 늘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나와 같은 팀에서 10년간 함께 일한 방과후 선생님의 말씀에 따르면, 여러 가지 민원을 받을 때 브레이크 없이 ‘훅’하고 들어오는 학부모들을 대하는 태도와 말투도 많이 변한 것이 보인다고 한다. 학부모지원전문가로 일하면서 계속드는 생각은 ‘부모’일 때와 ‘학부모’일때 엄마들의 모습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당신은 부모입니까? 학부모입니까?’라는 광고 문구가 나왔을까. ‘어떻게 하면 부모와 학부모가 같은 얼굴을 하게 만들 수 있을까?’가 지금 내가 마주한 과제이기도 하다.
이 땅에 사는 어떤 부모도 학부모와 부모 사이에서 편안하게 한쪽을 선택할 수 없는 것이 솔직한 현실이다. 꺼지지 않는 교육열과 더 활발해진 민원등 내가 우리 아이를 키울 때와 지금 엄마들이 아이들을 키울 환경이 많이 달라지기도 했다. 앞으로 몇 년이나 더 이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학부모지원전문가로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부모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참학 같은 단체들이 많이 있어서 학부모들과 ’으쌰으쌰‘하며 즐겁고 신나게 이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영미 (경기도 동두천양주교육청 학부모지원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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