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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11월호/382호] 사설_적대감을 키우는 대입 개편안, 철회하라!(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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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3-12-03 20:27 조회35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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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대감을 키우는 대입 개편안, 철회하라!

 

지난 10월 10일 교육부는 ‘미래 사회를 대비하는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보도자료에서 ‘미래 사회에 필요한 통합적·융합적 인재 양성과 수능의 교육적 위상을 고려해 공교육의 바람직한 변화를 이끌기 위한 공정성을 갖춘 수능 체제를 검토’했고, ‘교육 개혁과 교실 수업 혁신에 발맞춰 내신 평가 방식을 혁신’했다고 개편 배경과 방향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능은 국어, 수학, 탐구 영역 9등급 상대평가를 유지하면서 사탐·과탐을 통합형 과목 체제로 개편하고 선택 과목으로 심화 수학을 추가했다. 내신은 전 학년, 전 과목에 상대평가를 확대했다. 상식적으로봐도 개편 방향과 시안은 앞뒤가 맞지 않고, 미래 사회 대비는커녕 과거로 퇴행하는 입시제도다.

2022 교육과정에 따라 학교 현장은 학생들의 다양한 진로를 지원하기 위한 고교학점제 준비가 한창이다. 2022 교육과정은 국민 참여형으로 10만 명 이상의 설문 조사와 2년 동안 권역별, 주체별 숙의 과정을 거쳐 만들었다. 그런데 국가 교육을 좌우하는 대학입시안은 1,200명의 학부모 설문과 네 번의 학부모 설명회를 거쳐 두 달 만에 확정한다고 한다.

또한, 고교학점제는 소수의 학생들이 선택하는 과목이 평가에서 불리해지지 않도록 내신 절대평가 방식이 필수 조건이다. 이를 대학 선발에 제공할 ‘변별력’을 이유로 1학년 때 배우는 공통과목이라도 상대평가를 허락해 달라고 하더니 이제는 그것마저 불공평하다며 전학년, 전과목 상대평가를 발표했다. 누가 봐도 이전 정부에서 만든 고교학점제를 무력화하기 위한 답정너식 밀어붙이기다.

 

수능 개편안은 교육부 보도자료처럼 공교육의 바람직한 변화를 이끌어낸 것이 아니라 교실을 문제풀이 학원으로 전락시켰다.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고 융합형으로 진행하고 있던 교실 수업을 입시 과목만 가르치도록 퇴행시킨 시안이다.

수능을 절대평가로 바꾸고 고졸 검정고시처럼 자격고사화하자는 요구는 대학, 교사, 학부모, 모든 국민들의 공통된 의견이며 이미 여러 언론을 통해 발표되었다.

공정성은 과목을 통합해 성적순으로 줄 세우는 것이 아니다. 부모의 경제력에 관계 없이 학교 생활만 충실히 하면 누구나 원하는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바로 모든 국민에게 공평하게 기회를 주는 공정성이다. 적성에 맞지도 않는 것을 공부하고, 과목선택권조차 박탈하는 것을 공정성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처구니가 없다. 대학 정원이 수험생보다 많은 이 때에도 변별력을 내세워 줄 세우기를 하며 학생들을 고통으로 몰아넣는 교육이야말로 명분도 없이 공권력이 저지르는 아동 학대다.

교육부는 이번 시안을 발표하면서 학부모 10명 중 7명이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도대체 설문조사에 참여한 1,200명의 학부모는 누구인가? 자녀를 경쟁으로 몰아넣고 초중고 12년을 학원에 보내고 싶은 부모는 한 명도 없다. 9등급이든 5등급이든 1등급에게만 유리한 상대평가 시스템은 아무리 공부 잘하는 학생의 부모라도 찬성하지 않는다. 세상의 어느 부모가 친구가 아닌 경쟁자를 만들고, 협력이 아닌 싸움을 조장하면서 적대감만 가득한 자녀로 키우고 싶을까?

내 자녀만 생각하는 사적 학부모가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학생들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공적 학부모들이 요구한다.

경쟁과 사교육을 부추기는 2028 대입 개편안을 전면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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