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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1월호/374호] 마중물_어린이 중심의 살림(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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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3-01-17 10:25 조회54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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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중심의 살림

 

2022년은 어린이날 100주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우리나라 어린이 운동은 전 세계에서 제일 먼저 시작되었습니다. 천도교 소년회를 이끌던 사람들이 시작했습니다. 그들의 어린이 운동은 “어린이를 때리는 것은 한울임을 치는것”이라는 해월 최시형의 가르침에 바탕을 두고 있었습니다.

《어린이》라는 잡지를 만들었습니다.

그 잡지에 어린이들이 읽을 글을 소개했으며, 어린이들이 부를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손병희의 사위인 방정환과 해월 최시형의 외손자인 정순철은 손병희가 마련해 준 집에서 소년 시절을 보내며 같이 살았습니다. 그들은 차례차례 일본 유학을 갔고, 거기서 동경음악학교를 다니던 윤극영 등과 함께 색동회를 만들었으며, 어린이들이 부를 노래를 작곡합니다. 윤극영이 〈반달〉을, 정순철이 〈우리애기 행진곡〉(짝짜꿍)을 작곡합니다.

《어린이》지에는 독자 투고란이 있었는데 16살 소년 이원수가 <고향의 봄>이란 동시를 투고합니다. 그걸 홍난파가 작곡하여 노래를 만듭니다. 그러면 〈반달〉, 〈우리애기 행진곡〉(짝짜꿍)처럼 전 국민이 부르는 노래가 됩니다. 우리나라 근대음악은 동요부터 시작합니다. 12살 소녀 최순애가 〈오빠생각〉이라는 동시를 투고하고, 14살 소년 윤석중이 <오뚜기>라는 작품을 투고합니다. 그 소년 문예가들에 의해 우리나라 아동문학이 시작됩니다.

1922년 5월 1일 천도교 소년회 창립 1주년을 맞아 ‘어린이의 날’ 행사를 했는데 그날 시내에 배포한 선전문에는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1. 어린 사람을 빈말로 속이지 말아주십시오.

2. 어린 사람을 늘 가까이하시고 자주 이야기해 주십시오.

3. 어린 사람에게 경어를 쓰시되 늘 부드럽게 해주십시오.

4. 어린 사람에게 수면과 운동을 충분히 하게 하여 주십시오.

5. 이발이나 목욕 같은 것을 때맞춰 하도록 하여 주십시오.

6. 나쁜 구경을 시키지 마시고 동물원에 자주 보내주십시오.

7. 장가와 시집 보낼 생각 마시고 사람답게만 하여 주십시오.

그들은 ‘십 년 뒤 조선을 생각하자’고 했습니다. 나라를 잃은 뒤에도 어린이들을 교육시키지 않고, 제대로 가르치고 먹이고 돌보지 않는다면 십 년 뒤에도 희망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린이를 윤리적 압박에서 해방하여 인격적 예우를 하고, 경제적 압박으로부터 해방하여 무상 또는 유상의 노동을 폐하게 하라고 했습니다. 그들이 고요히 배우고 즐거이 놀기에 족한 가정 또는 사회적 시설을 조성하라고 했습니다.

김기전이란 분이 《개벽》지에 이런 주장을 담은 글을 실으며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였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뒤 영국에서 전쟁 피해 어린이들을 구하고자 아동 구제 기금 단체가 설립되었고 1924년 국제연맹의 ‘제네바 아동권리선언’으로 이어집니다. 이 운동에 앞장선 이가 ‘에글렌타인 젭(Eglantyne Jebb)’ 여사입니다. 그분이 만든 단체가 <세이브 더 칠드런>입니다. 1923년 우리의 어린이 해방선언은 이보다 1년 먼저 발표되었습니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어린이 교육운동의 역사가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운동 하는 분들도 잘 모릅니다. “늙은이 중심의 살림을 고쳐서 어린이 중심의 살림으로 만들어야 우리에게도 새살림이 온다.” 방정환 선생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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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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