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9월호/370호] 교육현장이야기_세종시 리포트 ‘동네방네 프로젝트에서 스스로 배웁니다’(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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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2-09-06 10:22 조회690회 댓글0건본문
세종시 리포트 ‘동네방네 프로젝트에서 스스로 배웁니다’
세종시 중·고등학교 재학생 및 학교 밖 청소년 대상 무학년제 청소년 자치 배움터
청소년 스스로 배우고 싶은 것을 정해 ‘나만의 배움’을 실천할 수 있도록 지원
세종시교육청에서 진행하는 ‘동네방네 프로젝트’는 청소년이 스스로 배우고 싶을 것을정해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학교 밖 교실이다. 중학교 1학년~고등학교 3학년 대상무학년제 청소년 자치 배움터인 동방네 프로젝트에서 학생들은 스스로 배움을 기획하고 어른들은 계획한 배움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강사와 간식비를 지원한다.
학교 교과과정에 없지만 진로나 취미교육, 봉사활동 등을 통해 배움을 이어나갈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형제가 많지 않은 요즘, 동네 언니와 형, 동생과 친구들을 만나 서로 협업하고 가르쳐주며 배우고 싶은 것을 마음껏 배울 수 있는 마을배움터 ‘동네방네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한 아이가 자라기 위해서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세종시에는 마을 곳곳에서 마을교육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아파트 단지 작은도서관에서, 동마다 있는 복합 커뮤니티센터에서 다양한 어린이·청소년 프로그램을 준비해 배움과 돌봄을 함께 한다. 세종시에서 마을교육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은 마을교육 프로그램이 학교와 교육청에서 주도해 시작한 것이 아니라 동네에서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 교육청이나 학교와 협업해 제도적으로 완성됐기 때문이다. 세종시 마을교육이 시작된 것은 세종시 한솔동 첫마을의 한 아파트단지에 ‘첫마을 학교’가 개교하면서부터다.
지난 2016년 세종시가 한참 건설 중이던 당시 행복도시 안의 청소년들은 마땅한 학원이나 여가생활을 할 공간도 거의 없었다. 이에 아파트 주민들이 단지 내 공동시설을 활용해 주민들의 재능기부로 이뤄지는 ‘마을학교’가 세종시에 탄생했다. 당시 첫마을 6단지 입주자 대표 회장이었던 안신일씨와 김기수 관리소장이 주축이 돼 21명의 첫마을 주민들에게 마을교사 임명장을 수여하며 시작한 ‘첫마을 학교’는 세종시 곳곳에 마을학교가 들어서는 첫 단추가 됐다.
세 쌍둥이를 포함해 네 아이를 키우는 아버지인 안신일씨는 “안심하고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마을을 마련해야 우리 아이들도 잘 자랄 수 있을 것”이라는 신념으로 아파트 입주자대표들과 관리소장을 설득해 마을학교를 설립했다.
초등학교 대상 마을학교가 돌봄과 보육의 역할을 수행하며 이웃 어른들이 마을 아이들을 돌보는 성격이 강하다면 이듬해 등장한 ‘동네방네 프로젝트’는 청소년 스스로가 배우고 싶은 것을 주체적으로 선택해 배움을 이어간다는 특징이 있다.
지난 2017년에 시작한 동네방네 프로젝트는 처음 출발 당시에는 배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학교를 이용할 수는 있었지만 중학생과 고등학생, 서로 다른 학교에서 모인 다양한 학생들이 학교 공간에 모이는 것은 좀 어색하고 스스로 배움을 기획한다는 취지에도 맞지 않았다. 청소년들이 많지만 청소년 전용공간이 부족했던 세종시에 지역별로 갖춰진 5개 청소년센터가 교육청과 함께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좀 더 전문적이며 접근이 편리한 학습환경과 시설이 갖춰졌다. 학기 초인 3월, 세종시교육청과 세종시에 있는 청소년센터 5개소에서 ‘동네방네 프로젝트’ 팀을 공개모집한다. 배우고 싶은 기능이나 과목을 미리 정해 개인적으로 신청해 서로 뜻이 맞는 청소년끼리 팀을 이루는 것도 가능하다.
‘동네방네 프로젝트’팀은 학습활동에 국한되지 않고 진로와 적성에 맞는 봉사활동을 진행하기도 한다. 이런 자치활동을 통해 세종시 학생들 스스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서로다른 연령대의 마을 청소년이 모여 자발적으로 협력해 민주적 운영을 통해 미래사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학교에 적응을 못하거나 이런 저런 사정으로 인해 제도권에서 배움을 계속하고 있지 못한 학교 밖 청소년들도 스스로 자치 배움터에 편입돼 또래문화를 형성해 나가며 자치 배움터를 구축하게 된다. 다양한 재능을 가진 마을교사 및 길잡이 교사가 학생들과 소통해나가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
남세종 종합 청소년센터와 북세종 종합 청소년센터를 비롯해 고운 청소년센터, 조치원 청소년센터, 새롬 청소년센터에서 ▲인문학 ▲지역탐방 ▲환경 ▲밴드를 비롯한 악기연주 ▲3D프린팅 ▲요리 ▲뷰티 미용 등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다양한 교육과정을 청소년스스로 기획해 배우는 것이다.
수강신청의 편의를 돕기 위해 세종시에 있는 중 ·고등학교 재학생들은 올해 동네방네 프로젝트 수업은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 온라인 접수 시스템’을 활용해 수업 신청이 가능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의 경우 ‘세종 행복교육지원센터 누리집’을 통해서도 수업 신청을 할 수 있었다. 이렇게 스스로 기획해 운영한 자치 배움터에 마을 전문가가 교사로 나서거나 길잡이 교사의, 역할을 하며 배움을 지원한다.
이렇게 한 학기 또는 한 학년 동안 지속된 배움의 과정은 길잡이 선생님이 기록해 학교에 보내 학생기록부에 기재된다. 코로나 기간에는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거나 방역수칙을 준수해 대면 강의를 병행했다. 배우고 싶은 기능이나 과목을 미리 정해 개인적으로 신청해 서로 뜻이 맞는 청소년끼리 팀을 이루는 것도 가능하다.
학습뿐 아니라 진로와 적성에 맞는 봉사활동을 진행하기도 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진행하는 ‘고구마(고등학생이 준비했다 구성부터 탄탄한 마음껏 노는 시간)’팀은 교육자를 꿈꾸는 고등학생들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유익한 교육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했다. 고구마팀에 2년째 참가하며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김 모양은 “학생 신분에서 스스로 교사가 돼 보는 경험을 통해 마을 동생인 초등학생들과 배우고 놀며 다양한 경험을 쌓다 보면 배우는 것이 더 많다”고 말했다.
‘온 마을이 한 아이를 키운다’는 마을학교와 마을교육공동체가 있는 세종교육에 배움을 스스로 기획해 스스로 배워가는 청소년들의 학습공동체인 ‘동네방네 프로젝트’가 새로운 배움의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동네방네프로젝트’ 수업 현장을 찾아서…
파티시에 꿈을 이뤄가는 ‘따끈따끈 세종 빵앗간 팀’
토요일이었던 지난 6일 남세종 종합청소년센터 1층 요리교실에서는 학생들이 마을교사에게 약식 만드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중학교 1학년에서 고등학교 2학년까지 10여명의 학생들이 모여 마을교사인 길잡이 선생님의 설명에 따라 밀가루를 채에 치고 조청물을 만들어 반죽을 하며 전통적인 약과 만드는 방식을 재현했다.
이 동네방네 프로젝트의 이름은 ‘따끈따끈 세종 빵앗간 팀’ 마카롱, 스콘, 머랭쿠키, 파운드 케익 등 다양한 서양과자와 함께 전통한과 만드는 법을 배우며 파티시에 꿈을 이뤄가는 팀이다. 서양과자를 주로 배우는 이들이 약과를 만드는 이유는 동네 어르신들에게 대접해 드리기 위해서였다. 이 팀에 지원한 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은 “제과점에서 파는 머랭쿠키와 마카롱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어서 지원했다”면서도 “어르신들은 서양과자보다는 한과를 더 좋아하신다고 해서 오늘은 약과 만드는 방법을 배운다”며 활짝 웃었다.
‘따끈따끈 세종 빵앗간 팀’은 평소 제과 ·제빵에 관심이 많은 세종시에 있는 3개 중학교와 1개 고등학교, 학교 밖 청소년 12명이 함께 모여 만든 ‘동네방네 프로젝트’로 파티시에 마을교사가 차근차근 빵과 과자를 만드는 레시피를 전수한다. “빵앗간팀에서 버터쿠키 만드는 법을 배워 집에서 엄마에게 해 드렸어요. 처음에 부엌을 어지럽힌다고 질색하시던 엄마가 노릇노릇 구워진 과자를 맛보시고는 제과점 과자보다 더맛있다고 하시던데요.”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이 능숙하게 밀가루 반죽을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요리를 가르치는 길잡이 선생님은 “커리큘럼을 학생들이 직접 정해 만들고 싶다는 과자를 중심으로 레시피와 만드는 방법을 실습을 통해 교육하고 있다”며 “관심이 많은 학생들만 모이니 어른들보다 훨씬 수업의 집중도가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현직 헤어 디자이너에게 배우는 ‘2022 뷰티 포트폴리오 팀’
고소한 냄새를 뒤로 하고 2층에 올라가니 뷰티미용 교실에서는 마네킹 모델을 앞에 놓고 ‘여성커트’ 수업이 한창이었다. “미용실에서 머리는 잘라 봤는데 헤어 디자이너용 가위는 처음 만져봤어요. 제 손으로 직접 머리를 잘라보니 너무 신기해요.” 미용을 전공하는 대학생 길잡이 선생님이 마네킹의 머리를 구분해 잘라내는 중학생과 미용사의 손길이 신중했다. 대학생 길잡이 교사는 “제가 중·고등학교 다닐 때 이런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대학교에서 훨씬 도움이 많이 됐을 것 같아요. 학생들과 함께 수업하며 저도 많은 것을 배워요”라고 말했다. 세종시 보람동에 있는 한 미용실에서 헤어 디자이너로 일하는 마을교사가 직접 전수한 커트 꿀팁을 전수받는 고등학생의 손길은 이미 전문가 수준이었다.
“지난달에 미용사 시험을 봤어요. 학교에서도 미용을 배우지만 마을 동생들과 함께 커트를 배우니 좀 더 실력이 빨리 느는 것 같아요.”
‘2022 뷰티 포트폴리오’라는 이름을 가진 이번 동네방네 프로젝트 팀은 ‘미용’이라는 공통분야에 관심을 가진 중학생과 고등학생이 모여 헤어 커트, 염색, 업스타일링 등 제법 전문적인 분야까지 다루는 프로젝트로 기획됐다. 여름방학을 활용해 매주 4시 간의 집중적인 학습을 통해 기본적인 헤어염색과 스타일링을 익혔다.
마을 소식 담은 영자신문 발간하는 ‘고운 영자신문 기자단’
고운 청소년센터에는 마을소식을 영자신문에 담는 ‘고운 영자신문 기자단’이 있다. 지난해부터 고운동에 사는 중학생들이 스스로 만든 영자신문 기자단 학생들은 언론인을 초빙해 강의를 기획하고 직접 마을 영자신문을 발간하기도 했다. 이들은 ▲온라인 카드뉴스 게시 ▲지역사회 친구들과 소통 ▲기사 작성 방법 탐구 ▲취재 체험탐방 학습 ▲영자신문 작성 ▲카툰 창작 및 사진 편집 ▲인쇄 신문 제작 등을 목표로 구성됐다.
세종시 전역의 중학생들이 모여 영어공부도 하고 마을신문도 만드는 ‘고운 영자 기자단’은 지난 7월 구수환 전KBS 프로듀서(현 이태석 재단 이사장)을 초청해 토크 콘서트도 진행했다. 청소년들이 직접 기획해 진행한 토크 콘서트에는 세종시 전체 청소년과 학부모들을 초청해 구수환 전 KBS프로듀서의 나눔철학과 고(故) 이태석 신부의 아프리카 봉사활동을 회고했다. 토크 콘서트 전 언론인을 꿈꾸는 ‘고운 영자신문 기자단’ 학생들은 ‘인터뷰하는 법’에 대한 특강도 진행했다. 이 수업에 참석한 학생은 “구수환 전 PD가 기자로서 인터뷰하는 방법을 알려주셨는데 무엇보다 인터뷰 대상에 대해 미리 공부하고 잘 알고 있어야 한다는 말씀을 해 주셨다”며 “무조건 이것저것 물어보면 되는 줄 알았던 인터뷰가 이런 사전준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돼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토크쇼를 준비했던 다른 학생은 “구수환 전 KBS 프로듀서는 유명한 분이어서 학생인 우리가 초대할 수 있을까 고민했었는데 흔쾌히 응해주셔서 놀랐다”며 “많은 분들이 참석해 구수환 PD님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토론할 수 있어서 보람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고운 영자신문 기자단’ 학생들은 프로그램을 마치며 인쇄 신문을 제작해 고운동 주민들에게 배포한다.
문지은 (홍보출판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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