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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10월호/371호] 사설_2022 개정 교육과정, 심각한 퇴행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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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2-10-07 15:05 조회67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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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개정 교육과정,

심각한 퇴행

 

 국민과 함께하는 교육과정이라고 강조했던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심각하게 퇴행하고 있다. 작년에 시작해 올해 안에 발표해야 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은 추진 중간에 정권이 교체되는 것이 어떤 의미이며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2021년 1월 교육부는 「국민이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과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국가교육회의와 협의해 ‘미래사회를 준비하기 위해, 미래 세대가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등의 근본적 질문에 대해 학생들을 비롯해 교사, 학부모, 국민과 합의할 것이며, 합의된 사항은 2022 국가교육과정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교육 단체들의 의견을 반영한 대국민 설문조사에 10만 명 이상이 참여했고, 시·도교육감협의회는 현장교사네트워크를 구성해 교사들의 의견을 전달했다. 국가교육회의는 국민참여단을 통해 학생·교사·학부모 의견을 수렴하는 3회의 숙의 토론과 지역별공론화 과정을 거쳐 국민들의 의견을 제시했다. 2021년 11월에 발표한 총론 주요 내용과방향은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올해 8월 교육부가 발표한 총론 시안에는 ‘환경생태교육’, ‘민주시민교육’, ‘일과 노동에 포함된 의미와 가치’가 빠져 있었다. 교육목표에 반영하겠다며 반영 예시까지 제시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에 교육계가 항의하자 교육부는 “총론의 교육목표가 아닌 교과별 각론에 담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교육부는 8월 30일~9월 13일, 15일 간 ‘국민참여소통채널’에 접수된 7,860건의 의견을 9월 19일 보도자료로 발표하면서 “국민의 의견에 따라 교육과정을 수정하겠다”고했다. ‘역사과에 대한 국민의 우려확인’이라는 부제가 붙은 보도자료에는 ‘6.25 남침, 8.15 광복절, 자유민주주의’를 명시하라는 의견과 ‘성평등을 양성평등으로 수정하라’는 의견 등이 여과 없이 첨부되어 있다. 이 의견들은 대부분 복사해서 붙여넣기 식으로 작성되어 누가 봐도 일부 집단의 단체 행동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을 마치 국민 대부분의 의견인 것처럼 발 빠르게 보도한 교육부의 행태는 이례적이다. 또한 각론 연구진에게 각론조정위원회 명의로 국민 의견에 따라 수정하도록 지시하는 권고안이 전달된 것이 파악되는 등 교육부가 이전 정부 지우기와 이념 편향적 행보에 앞장서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

 

 9월 27일 국가교육위원회가 출범했다. 초대 위원장인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에 앞장섰던 인물이다. 헌법에 명시된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교육만큼은 정권에 휘둘리지 않고 편향되지않도록 독립적인 기구를 만든 것이 국가교육위원회다. 편향적인 관점을 가진 인물이 위원장으로 있는 국가교육위원회가 얼마나 중립성을 지킬 수 있을지, 정권으로부터 얼마나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교육부는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교육과정의 문제들을 국가교육위원회에서 해결해 줄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더욱 더 국가교육위원회 이배용 위원장 임명은 철회돼야 한다. 민주시민교육, 성평등, 노동인권 등이 아직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국민들의 의견이 분분하다는 교육부 변명은 틀렸다. 민주주의냐 자유민주주의냐, 성평등이냐 양성평등이냐 식의 논쟁은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고 부르짖으면서 국제 수준의 교육 방향과 역할에 역행하는 것이다. 어떤 나라를 만들고 싶은 건지, 어린이·청소년이 어떤 어른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건지 묻고 싶다. 교육은 앞으로 나아가는 어린이·청소년의 것이지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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