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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1월호/374호] 정책_2022 개정 교육과정 졸속 심의·의결,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 역할 망각(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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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3-01-16 17:48 조회49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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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개정 교육과정 졸속 심의·의결,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 역할 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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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15일 국가교육위원회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을 심의·의결 했다. 교육부가최종안을 국가교육위원회에 제출한 지 10일도 되지 않았다. 예견대로 국가교육위원회는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전문가, 시민사회, 교육부가 오래도록 논의한 교육과정은 휴지조각이 되고 말았다. 12월 6일 국가교육위원회의가 열리는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우리 회를 포함한 교육 시민단체들이 교육과정 개악을 막기 위해 선전전을 벌였다. 교육과정 개정안은 민주주의와 노동, 성평등 등이 빠진 상태로 국가교육위원회를 통과하였다. 이윤경 회장은 교육부의 위법적 교육과정 개정 절차를 지적했다. 5일 열린 교육과정 심의위원회에 참석한 위원의 말을 빌어 “논란이 된 내용 관련 수정안을 제출하였으나 교육부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고, 위원들의 의견이 분분한 만큼 표결을 요구하였으나 이마저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은 이 회의는 위법하고, 교육부가 국교위에 상정하는 안건 역시 절차적 정당성을 갖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집착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자 교육부는 여러 차례 공청회를 열어 마련한 ‘2022 개정 교육과정’ 안에 없던 ‘자유민주주의’라는 표현을 유지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연구진들의 반대와 교육과정심의위원들의 압도적 반대표결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장관의 최종결정만 구속력이 있다면서 최종 심의본을 국가교육위원회에 제출했다.

‘민주주의’와 ‘자유민주주의’가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손에 잡히지도 않고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닌 개념이기 때문이다. 자유민주주의는 박정희 정권부터 반공과 분단 상황을 강조하고자 사용했고 남한만의 정부 수립을 부각시키는 의도로 사용했다. 이후 독재 정권에서는 평화통일에 대한 탄압의 용도로 사용되어 평화통일을 꺼내기만 해도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으로 간주되었다. 87년 민주항쟁 이후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민주주의’와 ‘자유민주주의’는 교육과정 개정 시기마다 큰 문제로 떠올랐다. 이명박 정부에서 있었던 건국절 논란은 일제 식민시기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기에 이르렀고, 박근혜 정부에서는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국정 교과서를 추진하려다 국민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 교과서는 폐기되었고 2022 개정교육과정을 준비하며 여러 차례 공청회를 거쳤으나 마무리 짓지 못한 채 윤석열 정부에서 다시 ‘자유민주주의’ 끼워넣기시도로 이어진 것이다.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고자 하는 권력은 여전히 권력의 중심부에 있다. 반공과 분단 상황을 유지해야 권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믿는 이들은 냉전적 사고에 머물러있다. 이들에게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은 여전히 빨갱이인 것이다. 제주 4.3 항쟁은 이승만 정부의 단독 선거 및 단독 정부 수립에 저항한 것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4.3항쟁을 학습목표에서 삭제하는 일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노동과 성평등, 생태전환, 민주시민이 사라졌다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서 노동이 사라졌다. 노동이라는 표현을 싹 없애버렸다. ‘노동의 가치’는 ‘일의 가치’로, ‘노동자’는 ‘근로자’로 바꾸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의 자유 및 사회적 책임’으로 바꿨다. 시키는 대로 일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 노동자들이 주인이 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관점이 낳은 퇴행이다. ‘성평등’은 ‘성에 대한 편견’으로 바꾸고 ‘성 소수자’를 ‘성별 등으로 차별받는 소수자’라고 수정했다. 교육목표에서 생태전환교육이 빠지고 초등학교 교육목표에서는 ‘민주시민’이 삭제됐다.

 

국가교육위원회는 무엇을 해야 하나

국가교육위원회는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을 위해 대통령 직속기구로 만들어졌다. 애초 목표대로 출범하지 못하고 정부 입맛에 맞는 인물들로 채워져 논란 속에 출범하고 첫 번째로 다룬 것이 2022 개정 교육과정이었다. 결과는 국가교육위원회가 정부의 거수기 노릇을 한 셈이다. 위원회의 목표대로 국가교육계획을 수립한다는 존재감도 없었다. 과정 자체도 교육부가 원하는 대로 졸속으로 일관했다.

12월 31일 교육부 장관이 개정안을 확정고시하면 2024년 초등학교부터 2027년까지 4년에 걸쳐 전 학년에 적용된다. 무엇을 해야 하는 지 역할을 망각한 처사다.

국가교육위원회는 중앙행정기관과 같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와 같은 기관과는 다르게 조직부터 단촐하기 이를 데 없다. 윤석열 정부에서 교육부를 과학기술부와 통합한다고 내세우면서 국가교육위원회는 존재할 명분이 줄어들어 출범부터 정권의 시녀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안고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이배용 위원장은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국정교과서를 찬성한 인물이었다.

 

국가교육위원회는 사회적 합의기구다. 국회와 대통령은 다양한 사회계층으로부터 후보를 추천받거나 의견을 들어 위원을 추천 또는 지명하여야 한다. 위원장은 위원 중 대통령이 임명하고 국무회의에 참여하는 정무직 공무원이다, 법에 명시되어 있듯이 ‘사회 각계의 의견을 폭넓게 수용하고 시민 참여와 사회적 합의에 기반하여 그 소관 사무를 추진’하여야 한다. 또한 긴급하고 중요한 교육의제를 심의하기 위해 특별위원회를 두도록 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애초 교육부에서 최종안으로 국가교육위원회에 제출하는 과정도 엉망이었고 국가교육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하는 과정도 졸속이었다. 누구를 위해 교육부과 국가교육위원회가 존재하는 것인지를 망각했고 오만했다. 엉망진창으로 일관된 교육과정 개정의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이 입게 될 것이다.

 

정리 : 정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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