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5월호/377호] 교육자치_학부모회, 공부를 시작하다! - 강릉지회 학부모회 공모사업(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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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3-05-10 11:21 조회450회 댓글0건본문
학부모회, 공부를 시작하다! - 강릉지회 학부모회 공모사업
단위학교 학부모회를 넘어선, 지역 차원에서 활동가능한 학부모회에 대한 갈증은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1년 6월, 강릉지회를 창립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당시의 강원도교육청은 강원도에서 다시금 출범하는 참학의 존재에 적지 않은 관심을 보여주었지요.
참학이 가진 기나긴 역사성은 무시할 수 없나 봅니다. 참학이 추구하는 교육 가치관과 학부모 마인드는 학교 교육 현장에서 참교육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종종 회자되었거든요. (창립 전) 준비위원회 상태일 때부터 단위학교 학부모회 혁신에 참학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해왔었습니다. 그런데 지회 창립과 동시에 강릉 학부모회 발전을 위해 강릉 학부모회 연합회와 함께 학부모회 활성화를 함께 고민해 줄 것을 요청받게 되었습니다. 참학의 위력을 실감하는 순간이었죠.
2021년 강릉 학부모회 연합회와 함께 처음으로 기획한 일은 단위 학교 학부모회 운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강릉 학부모회 매뉴얼’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참학(강릉) 임원들, 강릉 학부모회 연합회 임원들, 지원청 학부모 업무 담당자와 함께 수차례 협의회를 거치며, 1) 2019년에 공포된 강원 도교육청 학교 학부모회 설치·운영 조례를 함께 공부하고, 2) 타 지역 자료 들을 비교·참고하여 강릉에서 적용 가능한 단위 학교 학부모회 규정(안) 을 만들었으며, 3) 학부모회의 연간 활동계획에 필수적으로 담아야 할 내용들을 결정하였고, 4) 학부모회 총회를 학부모가 주체적으로 개최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학습된 내용들을 바탕으로 <학부모회 학습공동체 배움터>라는 구체적인 사업을 진행하게 되었지요.
<학부모회 학습공동체 배움터>는 (대의원 수준의) 단위 학교 학부모들이 모여 학부모회 운영에 대해 함께 공부하는 학습 공동체입니다. 2021년, 지원청 학부모지원센터에서는 단위 학교에 공문을 보내어 ‘학부모회 총회 개최, 학부모회 규정 제·개정, 학부모회 활동계획 수립’에 대한 학습을 희망하는 학부모회의 신청을 받음으로써 <학부모회 학습공동체 배움터> 사업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단 1개의 학교만 신청하더라도 기꺼이 찾아간 다’는 심정으로 기다렸는데, 첫 해에 무려 9개 학교나 <배움터>를 신청해 주셨습니다(참고로 강릉의 학교 수는 총 62개교). 그리고 참학(강릉) 임원과 강릉 학부모회 연합회 임원으로 구성된 [학부모회 지원단]은 신청된 9개 학교 학부모회를 2~3회 직접 찾아가 학부모회 운영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학부모회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많은 조언들을 해드리는 의미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지요.
그렇게 시작된 <학부모회 학습공동 체 배움터>는 2022년부터 강릉지회가 집행하는 사업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지원청에서는 학부모회 학교 참여 활성화를 위해 <학부모회 학습공동체 배움터> 사업을 위탁하기로 하였는데, 법인으로서 자체적인 회계처리가 가능한 학부모 단체는 참학뿐이었던 것이죠.
지원청과 계약을 체결한 후 강릉지회는 2021년부터 활동해 온 [학부모회 지원단]을 재정비하고 자체 워크숍을 통하여 지원단들의 역량을 키워내는데 시간과 에너지를 썼습니다. 그리고 지원청 학부모지원센터와 협업하여 <학부모회 학습공동체 배움터>를 희망하는 학교 학부모회의 접수를 받아 ‘찾아가는 컨설팅’을 진행하였습니다. 입소문을 타고 2022년에는 총 15개교가 <학부모회 학습공동체 배움터>를 신청하였고, 학교별로 1~2회 진행하며 학부모회 운영방법에 대한 고민을 나누었습니다.
학부모회 구성의 어려움, 총회 개최 방법, 민주적으로 임원을 선출해야 하는 이유, 학교 와 소통하는 법, 학부모 예산의 범위 및 사용법, 회의록 작성법, 행사 중심의 학부모회 사업을 넘어 회의체계(대의원회)를 우선 갖추어야 하는 이유, 학생을 중심에 두고 학교와 적극적으로 협업해야 할 필요성, 학부모가 실질적으로 교육의 주체로 서는 방법 등.. 강릉 [학부모회 지원단]은 온 마음을 다해 학부모들을 만났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으며, 우리가 경험한 (실천가능한) 방법들을 제안하였고, 진심으로 학부모회가 (제대로) 활성 화될 수 있기를 희망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학부모회 학습공동체 배움터>를 통해 변화된 경험들을 공유하고, 학교 학부모회들간의 고충을 나누기 위해 초등(작은학교) 학부모회 / 초등 학부모회 / 특·중·고등 학부모회 별로 간담회를 개최하여 학부모회 임원들 간의 소통에 힘을 쏟았습니다. 코로나로 바닥을 치고 있는 강릉 학부모회를 소생시키기 위해, 참학(강릉)과 강릉 학부모회 연합회는 하나가 되어 참, 열심히, 달렸지요.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참학 강릉지회장은 2022년 강릉 학부모회 연합회장을 겸함으로써 강릉 내에서 공식적인 활동의 범위를 확대해나갔습니다. 두 직위를 함께 했던 덕분에 학부모 학교참여 활성화에 더욱 시너지 효과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곤 하네요.
2023년에도 강릉지회는 지원청과 「학부모회 커뮤니티 운영·지원」이라는 이름으로 위탁계약을 맺습니다. 우선 1) [학부모회 지원단]을 재정비 하고, 5월에 있을 <강릉 학부모회 임 원 연수>를 기획·운영합니다. 그리고 2) 5월 말부터 시작될 <학부모회 학습공동체 배움터> 사업을 구체화하여 12월까지 운영할 예정이에요. 특히 작년까진 <학부모회 학습공동체 배움터>를 희망하는 학교들을 ‘자율적으로 신청’ 받아 진행하였다면, 올해는 강릉 62개 학교들을 권역별로 나누고 모든 학교들이 <학부모회 학습공동체 배움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약간의 강제성(?)을 부여할 예정입니다.
학부모가 학부모회를 주체적으로 운영하는 일이 ‘선택’ 사항이 아니라, ‘필수’이자 ‘의무’임을 인지시키고자 하는 의도라고 볼 수 있죠. 그리고 3) <학부모회 학습공동체 배움터> 를 진행하며 배우고 익힌 내용들을 공유하는 <강릉 학부모회 임원 간담회>를 하반기에 진행합니다. 한 자리에 모여 다른 학교 학부모회 운영 상황들을 공유하는 일이 참으로 의미있는 일이라는 것을, 작년의 경험을 통해 이미 얻은 바 있거든요. 원활한 소통에 ‘대면’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습니다. 자주 만나 학교의 상황을 듣고 어려움을 공감하며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 그 속에서 학부모들은 ‘제대로 된 학부모회의 모습을 깨닫고 실천해가는’ 배움의 과정이 일어난다고 봅니다.
그렇게 학부모는 교육의 주체로서의 역량을 키워나가게 되는 것이겠지요. 한편 지원청에서 학부모회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당시에는 그저 우리는 회의에 참석해서 의견만 개진 하면 되는 수준이었는데, 강릉지회가 사업을 위탁받는 순간부턴 그 책임감이라는 것이 적잖이 무겁게 느껴집니다. 지원청으로부터 예산을 받아 사업을 기획·운영하고 [학부모회 지원단]에게 강사비를 지급하는 등 행정적으로, 회계상으로 많은 일들을 강릉지회가 주도적으로 집행하지만, 명목상으로는 이 사업이 지원청에서 진행하는 사업이기 때문이에요. 지원청으로부터 위탁을 받았기 때문에 강릉 지회가 집행주도권을 가지고는 있지만, 사업의 목표와 방향에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지원청과의 지속적인 협의가 필요합니다.
협의의 과정에는 적지 않은 시간과 에너지를 써야 하고 또 누군가는 ‘책임’을 지는 위치에 있어야 하지요. 많은 것들이 부담스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릉 학부모회 바로 서기’에 힘을 쓰고 있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과거의 어머니회를 벗어던지고 보다 공공성을 지닌 학부모회의 조직·구성을 통해 학생을 중심에 둔 학교 교육환경 개선과 다양한 개성과 재능을 존중하는 공교육 정립, 이 모든 것들이 참학의 정신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지요. 대한민국 교육의 변화를 위해선 교 육의 수요자(개인적으로 이 표현을 좋아하지 않습니다만)라 일컫는 학부모들의 변화가 결정적으로 중요합니다.
학부모가 제대로 자리매김하지 못하면 우리나라 교육의 미래도 없습니다. 공동체성과 교육 주체적 마인드를 가진 학부모들이 많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강릉지회가 ‘강릉 학부모회 바로 서기’ 운동에 매진하는 이유입니다.
곽경애 (강원지부장 / 강릉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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