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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4월호/376호] 지부지회소식_대전지부(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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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3-04-13 16:32 조회4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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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로 탄생한 대전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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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27일 창립한 대전지부의 창립선언문은 이렇게 시작한다. 

“이제 우리 사회는 4.16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로 나뉘게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끝맺 음을 한다. “이에 우리는 참교육학부모회 대전지부를 창립하여 세월호 참사 이후 학부모들의 자발적인 운동을 지속가능하도록 할 것이며, 공교육을 바로 세워 우리 아이들이 보편적인 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올바른 교육정책을 촉구하고, 학부모의 민주적인 학교 참여를 통해 모든 아이들이 저마다 소질을 살릴 수 있는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갈 것을 선언한다.” 

 

 2014년 4월 16일, 수학여행을 가는 학생들이 탄 배가 침몰하여 수장 당하는 장면을 전 국민이 생중계로 목격하는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벌어졌고, 대전에서도 5월 8일 어버이날을 시작으로 엄마들이 유아차를 끌고 아이들의 손을 잡고 침묵시위를 시작했다. 

대전역을 중심으로 행진을 하고 끝까지 진실을 밝히겠다는 내용의 피켓과 현수막을 들 고 노란 리본을 거리에 묶으며 마지막 한 명까지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간절히 빌었다. 

5월 8일부터 31일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진행된 엄마들의 진상규명 요구 행동은 ‘엄마의 목소리’라는 작은 단위로 세월호 참사 대전대책회의에 결합하고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위한 천만 서명운동(5월 24일~10월 25일)에 적극 동참하였다. 너무나 간절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이기에 제2의 세월호 참사를 막아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아이들의 생명과 안전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단 한 명도 구조하지 않은 정부에 대한 분노로 똘똘 뭉친 학부모들은 일주일에 3~4번씩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서명전을 진행했다. 한 명이라도 서명을 더 받기 위해 점심시간을 활용했기 때문에 엄마를 따라 나온 아이들은 빵으로 끼니를 때우고 시민들이 건네주는 아이스크림으로 더위를 견디며 함께 했다. 

 

세월호 참사가 잊혀지는 것이 너무 두려워 만난 엄마들은 함께 의지하고 행동하며 생각을 모으기로 했다. 안전하게 교육받을 권리가 존재하지 않는 현실에 비통해 하며 우리 사회의 근본적 문제에 대해 성찰하고 대안을 모색하고자 2014년 6월 21일에 30여 명이 모여 학부모 간담회를 진행했다. 세월호 참사는 결코 우연이 아니며 한국 사회에 도사린 모순이 한꺼번에 드러난 사건이었다는데 모두들 공감했고, 참사 후 치러진 6.4 지방선거에서 진보·개혁 교육감 후보들이 13명이나 당선됐지만 대전에서는 그러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며, 정부·정치인의 무능·무책임에 분노하며 대전 교육의 변화를 위한 학부모 단체가 절실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그렇게 참교육학부모회 대전지부 준비위원회가 결성되었다. 

 참교육학부모회 대전지부 준비위원회는 세월호 참사 대전대책회의에 적극 결합하였고, 지역 안에서 다양한 진상규명 요구 활동들을 이어나갔다. 세월호 희생자 추모와 진실을 밝히는 촛불행동, 특별법 제정 촉구 세월호 가족 버스 대전 방문, 참사 100일 100시간 공동행동 및 대전시민대회, 십자가 행진단 및 교황 대전방문, 수사권·기소권 포함 특별법 촉구 대전시민 릴레이 동조단식, 세월호 이야기-어린이책 작가들의 한 뼘 그림책 전시와 북 콘서트, 세월호 추모 및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거리 현수막 걸기, 세월호 가족과 함께 하는 국민 간담회, 4.16 약속지킴이 송년 다짐의 밤 ‘기억하라 0416’, 천 개의 그림 타일로 만드는 ‘세월호 기억의 벽’, 온전한 세월호 인양과 실종자 수습 및 진상규명 촉구를 위한도보행진, 금요일엔 돌아오렴 북 콘서트 등... 거의 모든 세월호 진상규명 활동에 는 참교육학부모회 대전지부 준비위원회가 함께 했다. 

 

그리고 참사가 일어난 지 꼭 1년만인, 2015년 3월 27일에 대전지부가 정식으 로 창립하였고 내 아이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아이들을 위해 학부모가 나서야 한다고 선언했다. 이후에 대전지부는 학부모 운동 강연, 혁신학교 강좌, 새학기 학부모 교실, 유기농 현장체험, 사랑의 연탄 나르기, 무상급식 운동, 자유학기제 학부모 포럼, 각종 교육 현안 대응 등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왕성한 활동을 벌였다. 그리고 매월 16일에는 지역 안에서 대전 참교육학부모회가 중심이 되어 세월호 진상규명 촉구 피켓팅, 서명전, 세월호 사진전, 노란 리본 나눔, 플래시몹, 세월호 악세사리 판매, 유가족 간담회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실을 밝히려는 행동을 이어나갔다. 매월 웹포스터를 만들어 홍보하고 함께 할 사람들을 조직하고 거리에 나가 시민들에게 호소하는 일을 이어나가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다. 

 

해결해야 할 지역의 교육현안은 산더미인데 재정은 열악했고 활동가들은 버티지 못하고 생계를 위해 떠나갔다. 시민들의 관심도 점점 멀어지면서 지칠 때도 많았다. 그러나 세월호 희생자들에게 했던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행동한 지 어느덧 9년이 지났다. 세월호 참사를 일으킨 무능한 정권을 촛불을 들어 심판했고,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서 낱낱이 진실이 밝혀지길 희망했다. 그러나 촛불정권의 5년은 세월호의 그 어떤 실체적 진실에도 접근하지 못하고 단 한 명의 책임자도 제대로 처벌하지 않은 채 다시 살인정권에게 권력을 넘기고 말았다. 

 

세월호의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일까? 끔찍한 참사는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에서 또다시 반복되고 말았다. 수학여행 가다가, 길을 걷다가 수백 명이 죽어도 어느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대한민국의 비통한 현실을 직시하며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는다. 

 막을 수 있었지만 막지 않았던, 구할 수 있었지만 구하지 않았던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에서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국가는 없었다. 지난 9년간 국가의 조직적 방해와 탄압에 맞서며 우리는 연대와 투쟁을 통해 걸어왔지만 이어지는 재난 참사에 무너져내렸다. 하루아침에 자식을 잃은 유가족들은 거리에서 모욕을 당하고 있고, 정부는 국가폭력을 인정하지도 사과하지도 않는다. 아직도 우리는 세월호가 왜 침몰했는지, 왜 국가는 단 한명의 아이도 구하지 않았는지 알지 못한다. 세월호 이전과 이후는 달라야 한다고 수없이 외쳤지만 여전히 우리 교육은 경쟁 시스템에 아이들을 내몰고 가만히 있으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아이들을 지켜야 하는 부모이기 때문에 결코 멈출 수도 포기 할 수도 없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이윤보다 생명이 우선되는 사회, 소수의 특권층만이 아닌 모두가 안전한 나라여야 한다. 아직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싸움은 끝나지 않았고, 국가의 존재 이유와 책임을 묻는 과정은 진행 중이다. 참교육학부모회 대전지부는 세월호 희생자들에게 약속한 대로, 창립선언문에 명시한 대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가 이루어질 때까지 안전사회 건설을 위해 끝까지 함께 할 것이다. 

 

강영미 (대전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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