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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12월호/373호] 어린이·청소년 인권_ 입시 경쟁교육이 바뀌어야 하는 이유(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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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22-12-09 16:10 조회64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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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경쟁교육이 바뀌어야 하는 이유

 

학교(學校)란, 말 그대로 교육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다. 교육은 우리가 삶을 누리는 데 필요한 여러 가지를 배우는 과정이며, 인격을 형성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따라서 교육의 궁극적 목표는 개개인의 자아실현이라고도 볼 수 있다. 교육이 이루어지는 공간인 학교에서는, 당연히 그 목적 또한 기본적으로는 교육의 목적과 궤를 같이해야 마땅하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학교와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은 어떠한 모습을 보이고 있을까? 우리나라의 교육 형태는 본래 교육이 추구하던 길에서 엇나가 있다. 소위 말하는 ‘입시 경쟁교육’이다. 대학 입시에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는 고등학교를 들여다보면 그 참상을 알 수 있다. 나 역시 고등학생으로서 학교를 다니며 이를 직접 경험하고 있다. 학생들은입시에서 경쟁력을 얻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교육과정을 통해 능력을 평가받고, 등급을 매기기 위한 시험을 본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학생이 낙오되지 않기 위해 수많은 가치를 버리고 희생해야 한다.

 

입시경쟁의 문제로 처음으로 짚어야 할 점은, 학교가 경쟁을 위한 공간으로 변질됨으로써 학생들이 끝없는 경쟁의 장에 무방비하게 놓이고 노력을 강요당하며 고통받는다는 데 있다. 2021년 대한민국 학생의 일주일 공부량은 OECD 평균보다 15시간이나 많았고, 아동·청소년 행복도는 최하위를 찍기도 했다. 대부분의 학생을 포함한 일부 사람들은 입시 경쟁교육, 사교육, 주입식 교육 등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아는데도, 실패의 책임을 노력하지 않은 본인에게 돌리는 사회와 그 두려움 때문에, 학생들은 자신의 몸과 마음을 해쳐가면서까지 경쟁에 매달리게 된다.

이런 문제에 이어서 대학 입시에 도움이 되는 과목, 시험을 위한 수업만이 중요하게 취급되면서 공부의 본래 의미가 퇴색되는 현상도 문제다. 이제 공부는 시험지가 원하는 답을 써내기 위한 암기 수준에 이르렀고, 수능 과목이 아니거나 대학에서 중시하지 않는 가치는 때로 현실에서는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경시된다. 무언가를 공부할 때 어느 부분이 가장 유의미한지, 이 부분은 어떤 다양한 의견들이 있는지를 생각하는 일에서 벗어나, 어떤 부분이 출제될 확률이 높은지, 어느 부분을 외워야 하는지 따위의 것이 쟁점에 자리 잡게 되었다. 더불어 사교육 열풍이 불며 학교가 공부 경쟁을 넘어 그야말로 자본 경쟁, 계급 경쟁을 치르는 공간으로 전락하는 듯 보인다.

 

극심한 입시경쟁은 교육의 변질, 학교생활의 피폐화뿐만 아니라 나아가 다양한 차별과 편견을 낳는다. 학교 공부만큼은 노력하는 대로 성과를 얻게 된다는 믿음 때문에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이나, 불완전한 평가의 기준에 맞지 않는 학생들은 의지박약이라는 소리를 듣는 등 차별의 대상이 된다. 고학력을 얻어낸 사람이 어디서나 주목받는 학력 만능주의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경쟁에서 실패한 학생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당연하고, 학생들 자신도 서열을 나누고 깊은 불신에 빠질 때도 있다. 친구의 등급이 오르면 내 등급이 떨어질까 걱정하고, 시험이 너무 쉬워도 걱정하고, 오히려 다 같이 시험을 못 보면 기뻐하기까지 한다. 교육의 장이 전장으로 변하고, 학생의 가치가 물건에 값 매기듯이 등급으로 정해지며, 연대의 힘이 약해지고 적자생존의 논리가 우세해진다.

입시경쟁은 수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고, 단지 학교 내부뿐 아니라 사회와도 긴밀히 연결되어 더 큰 문제 현상을 초래한다. 학생, 나아가 인간은 소모성 자원이 아니고 등급을 매길 대상도 아니다. 교육의 목적은 입시가 아니다. 대학입시 경쟁을 폐지하고 인간을 위한 교육, 교육을 위한 학교를 만들어가야 한다.

 

이름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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