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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공성 | 237호 자부심을 가지고 학교에 다니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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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8-02 17:43 조회80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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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학교에서 생활하면서 우연히 어떤 책(대한민국 청소년에게 / 바이북스)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 책에서 제가 이제껏 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되었어요. 평소 학업도 좋지 못하던 제가 사회, 정치에 관심을 쏟게 됐는데요. 이후 여러 권의 책과 단체를 기웃거리면서 무언가에 대한 불만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선진국의 교육을 보면서 무기력에 빠지게 되었고, 성적은 떨어지고 그랬죠. 그러다가 부모님과 마찰이 일어나고, 어쭙잖은 사상 가지고 싸우다가 가출도 해보고. 상황이 많이 안 좋았습니다. 그러면서 진로를 결정할 때가 되었죠. 내 생각을 ‘최종적’으로 정리할 기회를 주신 부모님덕분에 필리핀으로 공정여행을 다녀온 후, 본래 가려고 했던 인디고 여행학교(4기)에 탈락한 저에게 이메일이 오더군요. ‘샨티학교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학교에 대해 알아본 뒤에 ‘이 학교가 나의 대안이다!’라고 판단 했지만 고민이 되었어요. 대안학교에 대한 인식이 별로 좋지 못한 부모님에게나, 일반학교에 대해 극도의 불신을 하는 저에게는 갈림길이었기 때문이죠. 제가 아는 모든 지식을 동원해 부모님을 설득해서 겨우 허락을 받아냈습니다.
 처음에는 엄청 혼란스러웠어요. 일반학교와 다른 기치를 걸고 운영하니 자율/개성/협력의 필요성과 실천 그 자체가 많이 요구되더군요. 평소 내가 가지고 있던 기대와 다른 아이들의 모습 - 이기적인 모습들(나를 포함해)과일반학교에서부터 가지고온 습성을 보면서 빨리 바꾸고 픈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솔선하지 못한 모습은 생각 안하고 급하게만 행동해서 다른 아이들도 나도 힘들게 했습니다(지금도 조금 그래요). 협력의 가치가 중요한 대안학교이지만, 선택학습이라서 그런지 아이들의 저조한수업참여에 불안하기도 해요. 저도 열심을 다하려 하지만 마음 따로 몸 따로 노네요. 하지만 아이들이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일반학교에서 이식받았던 독이 정화되는 느낌이랄까요.
 샨티의 좋은 점을 한 마디로 당연히 한국의 서머힐이라고 할까요. 일반학교의 성실함, 복종, 경쟁심은 버리고 없습니다. 학생의 가능성을 기다리고 자율성을 믿고 소통하죠. 그리고 학생들의 땀을 먹고 삽니다. 땀이 없으면 이뤄지지 않아요. 그게 좋은 점입니다! 내가 샨티학교의 1기라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이 학교와 이 가치가 오래가길 바래요. 이 학교에 오기 전에, 혹은 인가를 받으면서 혹은 선생님들끼리의 분열로 변질되거나 사라지는 대안학교를 보았습니다. 그렇게 되지 않길 바랍니다. 물론 저도 열심히 할 겁니다. 선생님들의 분발, 학생들의 참여로 한국 모든 학교가 샨티학교처럼 되길 바래요.
- 문석규 (고등과정/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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