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마당

학부모신문

Home > 자료마당 > 학부모신문

교육의 공공성 | 282호 시민·학생·교사·학부모가 함께 착한 에너지를 만든다.

페이지 정보

본부사무처 작성일16-07-13 17:57 조회1,087회 댓글0건

본문


강북구 삼각산고 옥상에는 시민들이 소장인 ‘우리 동네 햇빛발전소(태양광 발전소)’가 있다. 전국 곳곳에 다양한 햇빛발전소가 생기고 있지만 시민, 학생, 교사, 학부모가 함께 힘을 모아 자발적으로 학교 건물에서 발전을 시작하는 것은 삼각산고 햇빛발전소 가 처음이었다. 삼각산고 햇빛발전소는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환경교육의 장이다. 후쿠시마 원전사태가 발생하고1년 후인 2012년부터 서울시 시민들의 자발적 모임 (햇빛협동조합 준비위)이 생겼고, 햇빛발전소 1호기를 신설 혁신학교인 우리 삼각산고 옥상에 설치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태양광 발전을 하려면 햇빛을 오래 받을 수 있어야 하고 주변에 햇빛을 가리는 건물이 없어야 좋은데, 넓은 운동장을 끼고 있는 학교 옥상이 그 환경에 적합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삼각산고가 기후변화에도 관심이 많은 학교였기 때문에 햇빛발전소 1호기를 설치하기에 금상첨화였다. 학교와 교육청 에서는 일부 우려하는 의견도 있었다. 타 학교에 선례가 없다는 점과 학교시설을 개방 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도 한몫했다. 또 12년간 임대해야 하는 조건이 순환보직 하는 선생님들에게는 장기간 학교 시설을 대여하고 관리하는 것이 부담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2011년 혁신학교로 출발하면서 범교과 프로젝트 수업으로 기후변화 주제의 통합 교육과정을 개발, 실행했던 우리학교는 학생들의 미래역량교육, 환경 교육적 효과의 측면에서 제안을 받아들였다. 햇빛발전소 건립 준비는 서울환경운동연합의 활동가 지원을 받으며 주민,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함께 하였다. 건립 당시 삼각산고 학생·교사 37명과지역 주민 35명 등 시민 225명이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출자금 6천 만을 모아서 2012년 12월 협동조합 창립총회를 거쳐 2013년 6월 15일 햇빛 발전소 (20kw)를 건립하게 되었다. 발전소 설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학교 건물이 새 건물이다 보니 12년의 임대 기간 중 방수문제가 발생하면 누가 책임지느냐 는 우려가 가장 컸다. 방수 문제가 발생하면 우리 동네 햇빛협동조합에서 책임지고 해결하는 것을 계약 조건에 넣고 넘어갈 수 있었다. 가장 마음 아픈 일은 계약을 앞두고 햇빛발전소 건립에 적극 협조하시던 홍석 교장선생님께서 2013년 초 병으로 돌아가신 일이었다. 이에 햇빛발전소 건립 사업이 주춤하기도 하였는데, 새로 부임하신 정인순 교장선생님 역시 햇빛발전소가 지니는 교육적 효과와 사회적 의미에 기꺼이 동의하셨기에 무난히 계약이 성사되었다. 신생학교이기에 교실이 부족할 시에는 추후 증축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학교 옥상에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면 안 된다는 지역교육청의 반대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증축 필요시에는 뒷 건물 동을 활용할 수 있으며, 미래세대의청소년 들에게 이보다 좋은 환경교육의 장은 없을 거라고 교장선생님이 직접 교육청을 설득하셨다. 기억에 남는 일도 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국내에 머물렀던 일본인 청년이 우리학교 햇빛발전소 이야기를 듣고 창립총회에 참여하였다. 그 청년은 세계 평화를 위해 전 세계를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책출간과 강연으로 벌었던 돈 500만원을 기꺼이 삼각산고 햇빛발전소 기금으로 출자하였다. 그는 추후에도 삼각산고 학생들과 교류하고 싶다고 했다. 아직 직접 강연을 한 적은 없지만, 그 청년의 연결로 2013년 9월 세계평화의 날, 평화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여러 나라의 학생들과 삼각산고 학생들이 각자의 현장에서 노력하고 있는 환경적 실천에 소개하는 화상통화를 하기도 하였다. 우리 동네 햇빛발전소 1호를 만든 지 이제 곧 2주년이 된다. 우리학교는 신재생에너지법을 적용받아34kw 태양광, 태양열 발전소가 이미 설치되어 있었다. 또 친환경 건축물이라 냉난방을 지원하는 지열에너지 활용 장치도 있다. 이것은 정부에서 설치해준 것이다. 우리는 우리 동네 햇빛발전소 이전에는 오로지 에너지 소비자 입장에서만 햇빛에너지의 활용혜택을 별 생각 없이 받으며 소비하기만 했다. 하지만 우리학교 옥상에 설치한 햇빛발전소 건립에 직접참여를 통해 우리는 이제 기후변화 대응의 주체적인시민으로서 깨끗한 에너지 생산자가 되었고, 에너지문제해결의 주체가 되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우리 학생들과 학교 구성원들은 에너지 생산의주체가 되었다는 점에서 자부심이 크다. 특히 초기에 조합원으로 참여했던 학생들은 더 그러했다. 우리학교 고1 학생들은 매년 과학시간에 에너지관련 수업을 하면서 학교에 있는 신재생에너지 투어를 한다. 옥상에서 태양열조리기로 계란을 삶아 먹어보면서 직접 만든 햇빛발전소를 둘러보기도 하고, 모니터를 통해 에너지 생산량을 확인하기도 한다. 또한 에너지 절약과 관련해서 환경반과 에너지수호천사단 활동도 활발했다. 에너지수호천사단은 학생이 에너지절약과 봉사활동을 전개하도록 육성하는 것으로, 에너지 절약습관 조기형성을 위해 서울시에서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서울특별시 원전 하나 줄이기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사업이다. 그리고 학교 차원에서는 에너지 절약활동의 일환으로 냉난방이 계속 틀어져 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30분 단위로 냉난방이 꺼지는 시스템을 장착했고, 에너지가 새는 곳을 진단받기도 하였다.2013년 환경반 학생들은 뽁뽁이를 붙인 교실과 뽁뽁이를 붙이지 않은 교실의 온도를 측정하여 비교분석하면서 직접 에너지 절약 실험을 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2020년까지 전력자립률을 2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에너지 효율화와 절전운동으로 전기 소비를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는 등 지원책을 벌이고 있다. 2011년현재 서울의 전력소비량은 연간 4만6903GWh로 전국 전력소비량의 10.31%를 차지하지만, 전력생산 비중은 0.28%(1348GWh)여서 자립률이 2.95%에 그친다. 서울시가 전력자립률을 높이기위해서는 시민 참여형 신재생에너지 보급의 확대와 전기 절약 운동이 확산되어야 한다. 정부와 기업위주로 에너지를 보급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시민참여와 생활 실천이 더 중요하다. 시민들이스스로 자기가 소비하는 전기를 생산하고 싶지만현행 조례에서는 그것을 지원하는 제도가 없다. 물론 서울시 차원에서는 여러 지원책을 벌이고 있지만, 정부차원의 제도적 지원은 미비하다. 올해 1월 12일부터 국내 탄소배출권 거래제가 시행된다고 한다. 탄소배출권은 지구온난화를 유발시키는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로, 기업 할당량보다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기업은 착한 에너지를 사야하고 탄소를 저감하는 장치를 설치하여 배출량을 할당보다 줄인 기업은 감량한 만큼 배출권을 팔 수 있다. 하지만 새롭게 바뀐 제도는 시민주도하에 소규모로 만들어지는 발전소 에너지는 판매하기 까다로워지고 기업형 대규모 발전소에는 유리하게 되어 있다. 시민들이 기꺼이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하게 참여할 수 있으려면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정부의 거꾸로 가는 정책은 보완이 절실히 필요하다. 정미숙 (서울 삼각산고등학교 교사)

 

​*이 기사가 실린 학부모신문을 확인하려면 위 링크를 클릭하세요

​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