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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공성 | 242호 노형초 꿈나무도서관에서 제주의 신화가 다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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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8-01 17:51 조회91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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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가 있는 꿈나무도서관 - ‘제주 작가/설화/그림책’
 아이들에게 학교도서관(4층)을 알리고, 찾아오게 하고, 여기서 놀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어 색깔 있는 도서관으로 운영하기 위하여 하나의 주제가 필요했다. 스마트함만을 추구하다 보니 점점 더 전통과 멀어짐을 느끼는 요즘, ‘학교도서관과 함께하는 구석구석 제주 탐방’이라는 주제를 걸고 학교도서관 살림을 꾸리기 시작했다. ‘제주’를 알리는 일이 우선이라는 생각에 도서관 서가 한 곳을 비워 ‘제주 작가/설화/그림책’ 코너를 만들었다.

월별 독서행사로 아이들 모시기
 4월 세계 책의 날 행사. ‘글로벌 제주!’ 주제 아래 세계인의 축제를 함께 즐기는 세계 속 국제자유도시 제주를 표방하기로 했다. ‘아이스크림 막대 책갈피 만들기’ ‘나만의 대출증 만들기’와 세계 유명 어린이 책 표지모델 행사를 통해 우리 노형초 어린이들은 이미 세계에 알려졌다.
  5월과 6월, 10월과 11월 넷째 주 목요일과 금요일은 도서관 주간으로 ‘제주’와 연관되는 행사를 벌였다. 5월에는 ‘내 손안의 책 - 제주 신화 미니북 만들기’. 제주 신화를 읽고 손바닥 크기의 작은 책을 만드는 행사인데, 고사리 손으로 가위질하고 풀칠하는 모습을 보면 여간 귀엽지 않다. 책등을 펀치로 뚫어 구슬줄을 꿰어줬더니 책가방에 대롱대롱 달고 다니며 자랑하는 아이도 있었다. 6월에 ‘제주 신화 속 인물엽서 보내기’. 제주 신화 속 인물 캐릭터를 상상하여 그려서 가족이나 친구에게 보내는 형식의 행사였다. 아이들에게 우표를 주어 발송이 되도록 했더니, 받은 친구와 보낸 친구 모두가 도서관에 찾아와 기쁜 얼굴로 엽서 도착 소식을 전해주기도 했다. 10월에는 ‘미션 임파서블 -도서관에서 보물찾기’를 계획 중이다. 미션은 세 가지가 주어지며, 학생들의 독서력과 전투력(?)을 시험해볼 좋은 기회가 아닐까 한다. 11월에는 ‘책 여행 보내기’. 제주작가의 책을 모둠안에서 윤독하는 형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때 감상문을 제주어로 쓰게 할 예정이다.
 7월 여름방학에는 ‘제주 신화야, 노올자!’ 3, 4학년 희망자 25명을 모집하여 사흘에 걸쳐 제주 신화에 대해 배우고 느끼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낯설고 막연하게만 생각하던 우리네 신화를 재미난 놀이 삼아 설문대할망의 치마폭을 그리고, 서천꽃밭 한락궁이 웃음꽃을 그려보게 하였더니 아이들의 마음속에 신화 한 구절이 살아나는 것 같았다.
 8월, 방학 중에도 고생하시는 학부모명예사서를 위한 문학기행. 자녀와 함께하는 ‘제주시서부지역의 신화와 전설을 찾아서’ 숨겨진 제주의 이곳저곳을 찾아가는 문화체험이다.
  선선한 9월은 독서하기 좋은 달. ‘꿈나무도서관은 ○○○이다.’ 한 줄 메모를 도서관 기둥 에 빙 둘러 걸어놓았더니 폭발적인 반응으로 도서관 한쪽 기둥이 금세 채워졌다. 무엇보다 인기가 높았던 것은 ‘책 속 주인공과 닮은 선생님 찾기’ 투표. ‘엽기과학자 프래니’나 ‘해리 포터’ ‘엄마를 화나게 하는 10가지 방법’ 등 인기도서 주인공과 닮은 학교선생님을 찾는 행사였는데, 아이들뿐만 아니라 선생님들도 원정까지 와서 구경하셨다.
 12월 겨울 독서교실은 ‘학교도서관 속 제주에서 1박 2일’을 검토 중이다. 제주 전통음식을 만들어 먹고, 제주 신화 이야기 연극놀이를 계획하고 있다.

교실과 도서관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 책과 떠나는 독서여행, 북카페, 책 읽어주는 어머니, 그림책원화전
 그래도 여전히 도서관을 찾지 않는 아이들이 있다. 이젠 찾아가는 학교도서관이 필요한 순간. 숨어 있는 이용자를 위해 ‘책과 떠나는 독서여행’을 학교 전체에 걸쳐 실시하였다. 교실에서 진행되는 학년별 행사 6개와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행사가 이뤄졌다. ‘내가 쓴 제주어 그림책’은 온 가족이 함께하여 기존 그림책을 제주어로 고쳐 쓰는 행사였는데, 모처럼 가족 간의 화합을 도모할 수 있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이틀에 걸쳐 치러진 ‘북카페’는 저학년 고학년이 꼬박 하루 동안 독서관련 행사에 전념한다. 책 속 주인공을 그리고 만드는가 하면, 네분 동화구연 선생님이 48학급을 교실마다 찾아 아이들과 역할극도 하였다. 자기가 좋아하는 주인공을 나무 목걸이에 그려서 걸고 다닌다. 아이들은 시간이 화살처럼 빠르다고 아우성이다.
 도서관에서 교실로 찾아가는 목소리 전령사. 화요일 아침마다 ‘책 읽어주는 어머니’. 1학년부터 3학년 모든 교실에 들어가 어머니의 목소리로 책을 읽어 주는 분들이 계시다. 도서관 한편에 꿈나무도서관 갤러리가 있다. 지금 그곳에서는 ‘제주그림책 원화전 『곱을락』’이 전시 중이다. 아이들은 이제 제법 수준 높은 관람객이 되어 유명인사 못지않은 방명록을 작성하기도 한다.

학부모 명예사서 활동은 비타민 활력소
 이 모든 일을 혼자 해내는 건 역부족이라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학기초만 되면 서로 명예사서 신청서를 갖고 오신다. 선착순 20명. 요일별 봉사모둠을 만들고 서로 친목을 도모하며 책에 대한 정보를 교환한다. 도서관 책 어느 한 권도 그분들의 손이 닿지 않은 책이 없다. 서가 귀퉁이에 먼지 한 톨도 쌓이지 않을 정도. 오후 12시 30분부터 3시 30분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꼬박꼬박 출근도장을 찍어주
시는 분들 덕분에 다섯 분의 명예 사서선생님이 생긴다

도서관에는 사서교사가 있어야
 낯설고 물 선 이곳에서 왜 시행착오가 없었겠는가. 가뜩이나 엄살쟁이인 내가 이것도 저것도 다 내팽개쳐버리고 싶을 때 두 눈을 똥그랗게 뜨고 나를 부르는 아이들을 보면, ‘아, 그래. 저 귀여운 아이들을 위해 내가 여기에 있어야겠구나.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하려고 하는 것을 해야지.’ 생각만큼 잘 풀리지 않은 행사 끝에서는 침울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안내데스크 위로 고개만 빼꼼히 올린 채 나를 쳐다보는 아이들을 보면 헤실헤실 풀어져 버린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난 도서관에서 보는 아이들이 제일 예쁘다. 말간 얼굴로 해맑게 웃으며, “사서 선생님~” 하고 부르는 아이들의 목소리는 언제 들어도 즐거운 노랫소리다.
- 최윤선 (노형초등학교 사서교사, bluemoon365@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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