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마당

학부모신문

Home > 자료마당 > 학부모신문

교육자치 | 238호 똑같은 앨범이 2만원이나 비싸다니

페이지 정보

본부사무처 작성일17-08-02 17:14 조회870회 댓글0건

본문

똑같은 앨범이 2만원이나 비싸다니
졸업앨범소위를 진행하며(2009년~2011년)


 학교 활동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과 두려움으로 나의 학부모 생활은 시작되었다. 문제의식만 갖고 있다가 큰아이가 5학년이 된 2009년, 학부모 활동에 도전했다.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위원이 된 것이다. 졸업앨범과 급식의 변화에 목표를 두고 시작했다. 앨범의 경우 소위구성 뒤 업체 선정 방법을 바꾸면서 가격과 질 모두 만족스런 결과를 얻었다. 쉽지 않았지만, 못할 것도 없겠다 싶은 그간의 과정을 살펴보자.

1. 내가 사는 양주는 참 보수적인 곳이다. 그 중에서도 이곳 광적은 토호들이 이곳저곳에서 서로 나눠 일을 맡으며 밀고 당기고, 때론 배척하기도 한다. 첫 회의 때 서로 잘 아는 사람들이라 놀랐다. 나만 모르는 사람이었다. 2009년 첫 안건 중 하나가 졸업앨범이었다. 두 개의 사양으로 학부모 설문조사를 한 결과였다. 사양은 비슷했고(사실 적혀있는 것만으로는 어떤 제품인지 알 수 없다), 가격은 53,000원과 56,000원이었다. 학부모들은 56,000원의 앨범을 선택했다. 인근 학교 여덟 개의 앨범을 가져가 회의 때 직접 살펴보았다. 지역의 참학 선배들이 앨범소위를 통해 제작한 것들도 있었다. 우리 학교의 앨범과 비교하면 질과 가격 면에서 차이가 확실히 드러났다. 심지어 같은 업체인데도 가격이 20,000원 가까이 싼 것도 있었다. 교장 선생님과 교감선생님은 끝까지 우리 것이 더 좋다고 하시며, 불쾌함을 감추지 않으셨다. 졸업앨범소위를 구성하자고 제안했지만, 이미 구두계약이 된 상태라고 했다. 인정할 수 없는 것이지만, 앞으로를 위해 뒤로 물러났다. 위원장 등 동료위원들의 공감을 얻은 것을 수확으로 생각했다. 다음회의 때 앨범가가 4,000원 내려갔다는 보고가 있었다. 비싼 것 아니냐는 말만 전달했을 뿐인데 말이다. 내년에 충분히 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 우여곡절 끝에 2010년에는 졸업앨범소위를 구성했다. 전년도 운영위원회 때 합의한 부분임에도, 교감선생님은, “하기로 했어도 올해 안 만들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말씀을 하기도 했다. 당연히 구성하게 되어있는 급식소위를 제외한 첫 소위원회였다. 소위원장을 해야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위원장을 하겠다고 직접 손도 들었다. 앨범소위원이 된 학부모들과 만나 앨범을 직접 보며 이야기도 많이 나누었다. 소위원은 아니지만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는데 도움을 준 분들도 있었다. 양주시 관내 7개 학교의 앨범 사양과 가격등을 정리한 비교표 등의 자료를 만들기도 하였다. 소위원으로 들어온 교감 선생님의 노골적인 불쾌감에는 경기도교육청 등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만든 자료를 미리 준비해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이었다. 확신이 있고 준비가 되어있다면, 여유로울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두 차례 회의에서 앨범설명회를 통한 계약자 선정 등을 하기로 했다. 관심 있는 분들의 홍보로 다섯 개의 업체가 설명회에 참여했다. 십년 넘게 제작하고 있는 현재의 업체를 비롯한 모든 업체의 가격은 낮아졌고, 질은 높아졌다. 소위원이 평가한 상위 두 업체를 운영위에 올렸고, 결국 38,500원에 앨범을 만들게 되었다. 그동안 없었던 CD앨범까지 포함한 가격이다.

3. 올해는 담당선생님이 소위구성안을 직접 올리셨다. 전년도 업체가 설명회 없이 40,000원에 계약하기를 원했다고 했다. 회의를 통해 전년도와 같이 설명회를 하기로 하고, 입찰한 두 군데의 업체를 평가했다. 설명회에서 전년도 업체는, “설명회를 열었으니 가격이 42,000원 아래로 내려갈 수 없다.”고 했다. 이해가 되지않는 부분이었다. 결국 39,000원을 제시한 업체가 선정되었다.

 설명회를 통한 업체 선정이 최상의 방법은 아니다. 대형화된 업체가 가격이나 외적인 준비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기에 공정한 경쟁이라고만 할 수 없다. 다만, 현재의 비합리적이 업체 선정 및 계약 상황에서 찾을 수 있는 대안인 것이다. 인근 학교의 파급효과 등을 생각하면 학교별 활동도 의미 있지만, 개별 학교에만 그칠 수 있고, 지속된다는 보장도 없다. 교복공동구매 등과 더불어 업체 설명회나 전시회 등을 교육청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진행한다면, 전체적인 가격의 안정과 품질의 향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이옥중(양주지회 문화부장) -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