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공공성 | 297호 생활 속의 계기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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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6-09-27 16:20 조회1,03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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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교육은 학교 교육과정에 제시되지 않은 특정주제에 대해 이루어지는 교육이다. 특정 기념일 또는 시사적인 의미를 가진 주제를 다루는 경우가 많다. 삼일절을 맞아 삼일절에 대해 수업하는 것, 한국전쟁 기념일을 맞이하여 한국전쟁에 대해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 등이 대표적인 계기교육이다.
요즘 학생들은 미디어에 강하다. 초등학교생만 돼도 대부분 학생이 개인 휴대폰을 가지고 있고, 컴퓨터나 IT 기기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다. 그만큼 정보 접근성이 좋아져 사회적 이슈가 되는 사건이나 사회적 현상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지난해 6학년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어떻게 하면 이런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학급 밴드를 만들어 운영했다.
사회 시간에 참여의 중요성에 대해 학습하며 당시 뜨거운 이슈였던 최저임금, 일본 하시마 섬 등 몇 가지 주제를 학급 밴드에 올렸다. 학생들은 실생활에 가장 밀접하다는 이유로 투표를 거쳐 ‘메르스’ 라는 주제를 선정하였고, ‘메르스’를 주제로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계기교육을 했다. 주제가 무거울 수 있지만, 메르스 예방법을 스케치북에 써서 캠페인을 하거나 보건복지부 장관, 시민, 의사 등이 나와서 각자 할 수 있는 대처법에 관해 토론하는 역할극도 했다. 미디어에 강한 학생들은 메르스 예방법에 대한 동영상을 제작하여 발표하기도 하였고 시민이 되어 시위활동을 하는 역할극도 해보았다. 학생들이 스스로 주제를 선정하고, 친구와 함께 활동 내용을 정한 뒤 주도적으로 문제 해결 방법을 찾아가는 방식이었다. 국어 시간에 역할극 대본 쓰기, 도덕 시간에 캠페인 활동 등을 가르치며 ‘교과연계수업’으로도 진행했다.
수업시간 외에도 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계기교육을 하며 학생들과 소통하였다. 가령, 한글날에는 순우리말을 찾아 짧은 글짓기를 하고 밴드에 올리게 했다. 생각보다 많은 낱말을 찾아 상황에 맞는 짧은 글짓기 글들이 나와 아이들이 순우리말을 많이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추석에는 계기교육을 따로 하기보다 아이들이 직접 했던 일을 사진과 글로 남기는 과제를 내줬다. 선산 제각을 청소하는모습, 차례상 사진, 시골 할머니 집 풍경, 자신이 만난 친척 이름과 가족관계 등 아이들은 다양한 사진과 글을 남겼다. 이는 각자 자유롭게 명절의 풍경을 올리면서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추석을 지내는지접하는 계기교육이었다.
교과서를 배우는 것이 교육과정 전부는 아니다. 어떤 큰 목표를 두고 가르치는 가운데 교과서는 하나의 도구일 뿐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거나 역사적으로 아이들이 꼭 알아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교과서라는 틀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교사의 일방적인 사상이 들어가도 안 되지만, 현실을 외면하는 것도 바람직한 건 아니다. 교과와 접목해 생활 속 주제를 다루면 아이들이 피부로 느끼고 실질적인 내용을좀 더 알 수 있다. 이러한 생활 속 계기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민주시민으로서의 정체성 함양과 올바른역사의식 함양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황지영 (광주 제석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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