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치 | 296호 테마형 수학여행을 통한 성장과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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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6-08-17 17:19 조회1,07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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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의 수학여행이 수동적이었다면 이번 수학여행은 달랐다. 주어진 일정에 맞춰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직접 일정도 잡고 숙소도 정하고, 어디서 얼마만큼의 시간을 보낼지, 메뉴와 예산까지 모든 것을 계획하고 결정하는 ‘소규모 테마형 수학여행’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테마는 ‘문화·예술’이었다.
서울에서 첫 시간은 조에서 팀을 나눠 따로 움직였다. 우리 팀은 2명으로 첫날 일정은 독립출판서 점 ‘유어 마인드’ 방문이었다. ‘독립출판물’이란 대형출판사에서 똑같이 대량으로 찍어 내 대형서점으로 팔려가는 수입을 목적으로 하는 책이 아니라 소소하지만 즐거운 일상들을, 자신의 생각을 밖으로 표출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책을 말한다. 유어 마인드는 ‘주류’의 책들이 아니라 독자가 직접 저자가 되
어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으로 꺼낸 ‘비주류’의 통로가 되는 곳이었다. 이곳은 나에게 ‘서점’, ‘출판물’의
정의를 다시 쓰도록 만들어 주었다.
수학여행의 둘째 날, 우리 조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에 참석했다. 그날만큼은 수학여행을 왔다는 들뜬 마음과 설레는 마음을 잠시 눌러두고 모두 엄숙한 분위기로 참석했다. 수학여행을 온 우리 학교 7개 팀은 주한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을 둘러싸고 모였다. 평생을 고통받았을 할머니들께 진정 어린 사과 한마디 없이, 그저 돈으로 해결해버리려고 하는 사실이 씁쓸하다. 우리 국민의 피해와 아픔을 이해하지 못하는 정부라니, 마음이 우울해졌다. 24년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 그 때, 할머니들의 마음을 감히 헤아리지도 못하겠다.
아마 절망의 연속이지 않았을까. 집회는 순간순간이 울컥한 시간의 연속이었다. 집회의 마지막, 피해
자 할머니께서 불편하신 몸을 이끌고 앞으로 나와 마이크를 드셨다. “정부가 아무리 우리(피해자)들의
일을 덮으려 해도 국민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그래 주실 거죠, 여러분?”이라고 말씀하시며
한자리에 모인 우리들을 굳게 믿고 계셨다. 할머니들의 믿음에 보답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 우리들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피해자 할머니들이 원하는 진정한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
력을 기울이자. 그때 피우지 못한 꽃을 마지막에는 꼭 피워드리고 싶다. 활짝 핀 모습의 꽃으로 우리들 가슴 한곳에 남아 계시길 바란다.
3박 4일이 ‘수학여행’이라기보단 성장과 발전의 연속이었다. 조명 밖의 세상인 비주류의 매력과 아름다움, 이름만 들어도 가슴 아픈 역사 문제, 일본군 ‘위안부’. 세상을 보는 시각을 넓힐 수 있는 경험들이었고 아픔과 고통을 함께 나누는 밤들이었다.
선효정 (장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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