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공공성 | 294호 민주시민 교육의 꽃, 학생 제안 예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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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6-08-12 17:23 조회1,05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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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제안 예산제’란 예산 편성에서부터 결정과 집행에 이르는 권한 모두를, 또는 일부를 학생들에게 부여하는 재정 과정이다. 학생들이 직접 예산 사업을 기획하고, 발표와 토론을 거쳐 투표로 결정하고, 결정된 사업을 집행하고 보고하는 제도이다. 다양한 요구를 충실하게 반영하려면 시민 모두에게 재정을 계획하고 결정하는 과정에 참여할 기회를 개방하면 좋을 것이라는 실험이 지구촌 곳곳에서 시도되었다. 실제로 참여 예산 방식으로 전환한 다음에 결과를 보니 재정 효과도 좋아진 사례가 속출했다.
참여 예산의 대표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가 제안 예산인데, 이는 교육과정으로도 특히 탁월하여 다른 선진국에서는 학생 제안 예산이 보편화된 경우가 많다. 고등학교 졸업장은 12년 동안 예산 사업을 직접 기획, 결정, 집행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수많은 창의와 비판, 토론과 협동, 성공과 실패의 경험과 더불어 주어진다. 뛰어난 교사, 좋은 교재, 우수한 시설보다 배움이 깊어지는 방법은 학생들이 직접 결정하고 체험할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다. 다른 선진국에서 청년들의 투표율이 70%에 이르고, 헛공약을 내거는 정치인이 적으며, 공약을 파기하는 일을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가 무엇일까? 이는 고졸자, 중졸자도 학교에서 직접 재정을 다뤄보면서 헛공약과 효과가 보장되는 정책을 가려낼 수 있는 비판적 사고력을 갖춘 사회에서는 헛공약을 내세우는 정치인이 남아날 수 없는 이유와 같다. ‘학생 제안 예산제’를 도입하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초·중·고·특수학교마다 200만원쯤 예산을 확보하면 된다. 다음 해로 이월하는 예산이 200만원 미만인 학교는 거의 없으므로 필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의지뿐이다. 20만원씩 10개 사업을 편성하고 학생들이 모둠을 만들어 창의력과 비판력을 발휘하여 사업을 제안한다. 그리고 제안된 사업을 학생들이 발표하고 토론하고 투표로 결정한다. 결정된 사업을 학생들이 직접 집행하고 보고한다. 어른들의 역할은 딱 두 가지다. 헌신적인 교원일수록 걱정하는 행정업무 시간도 거의 없다. 첫째 기술적 검토를 한다. 예를 들어 ‘진로 탐색 강화’라는 사업은 구체성이 없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 ‘진로탐색 강화를 위해 학생 동아리가 지역사회를 탐방하고 결과 보고서를 인쇄하는데, 2만원씩 10개 동아리가 사용’한다는 사업은 구체적이므로 인정한다. ‘진로 탐색 강화를 위해 뛰어난 직업인 10명을 초청하여 강의’한다는 사업은 20만원이라는 예산 범위 내에서 동의한 10명의 강사를 확보하지 못했다면 인정하지 않는다. 동의한 10명의 강사를 확보했다면 인정한다. 교원이든, 직원이든, 학부모이든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학생 제안을 교사들이 듣자마자 3초면 판단할 수 있다. 두 번째 역할은 회계 처리다. 학생들이 집행한 예산을 회계 처리해주는 일이다. 공교육의 사명은 서울대 입학생을 늘리는 일일 수 없다. 민주공화국의 시민을 배출하는 것이야말로 공교육의 첫 번째 사명이다.
김현국 (정책연구소 미래와 균형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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