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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275호 우리의 지구에게 어떤 아이들을 물려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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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8-09 16:23 조회82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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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우렁이와 참게를 이용해 유기농 쌀을 생산하는 우리 농장의 이름은 <조은씨앗>이다. 


예로부터 우리의 선조들은 밭의 작물들 중 가장 
실한 녀석을 골라 꽃을 피워 좋은 씨앗을 얻고 다음해 농사의 종자로 사용했다. 토종 종자가 거의 사라지고 농부들이 구입하는 종묘회사의 비싼 종자는 해를 거듭해 심을 수 없다는 교묘한 상술을 안고 있다. <조은씨앗> 농장은 우리 땅에 맞는 토종 종자의 건강함을 이어가고 싶다.

 

농장에는 책읽기를 좋아하는 초등학교 3학년 딸아이와 벌레를 사랑하는 유치원생 아들, 3마리의 진돗개, 8마리의 토종닭과 12마리의 병아리, 그리고 갖가지 생물들이 어우러져 살고 있다. 10년 넘도록 농사일만 하다가 마을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적 삶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크고 학교에 다니면서 협동과 연대의 필요성을 더욱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참교육학부모회도 그러한 생각에서 가입하게 된 것이다.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학교행정당국 혹은 선생님과 학부모, 학생들과의 가치관 차이에서 충돌이 있을 때 어떻게 협의하고 해결해 가야 하는 것인지 막막하기 마련이다. 보통 엄마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말들은 단순히 불만을 토로하거나 비슷한 처지에 대해 위로를 받는 것으로 끝난다. 참교육학부모회 같은 모임이 있으면 학부모들의 축적된 경험과 정보를 받아 볼 수도 있고, 단체 행동이 필요할 때도 서로 힘이 될 수 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가장 어려운 것은 주변 분위
기에 휩쓸리지 않는 것이다. 딸아이의 경우 컴퓨터와 스마트폰, 영어와 한자를 능숙하게 하는 또래친구들을 보며 처음에는 기가 죽어서 ‘쟤네들은 어떻게 저렇게 잘하지?’ 하며 속상해하기도 했다. 그런데 얼마 전 첫 영어시험을 보고 와서는 묻지도 않았는데 ‘영어 학원 3년 다닌 애보다는 잘 봤어.’라고 잘난 척 하기도 했다. 아무리 부모가 성적에 대해 초월한다고 해도 아이들은 또래 집단속에서 서로 비교하기 마련인데, 사교육이 뭘까 궁금해 하던 아이는 별거 아니구나 하는 눈치다.

 

“우리의 아이들에게 어떤 지구를 물려줄 것인가"라는 고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에 더해 우리의 지구에게 어떤 아이들을 물려줄 것인가까지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피에르 라비의 말이다.

 

우리는 선조로부터 아름답고 깨끗한 문화경관과 자연경관을 물려받았으나, 빨리 잘살아 보자고 개발에 치우친 교육을 받고 훼손에 대한 죄의식 없이 무분별한 파괴를 일삼고 있다. 그래서 교육이 중요하고 현재의 교육을 통해 미래를 볼 수 있다. 


자연 속에서 자라는 우리 아이들은 수십 가지 작
물이 싹을 틔우고 열매 맺는 과정을 통해 땅과 태양과 비와 바람과 구름과 눈과 별의 소중함을, 노동의 가치를 배운다. 만물의 소생함이 인간과 자연의 조화와 협동이 없이는 불가능함을 깨닫는다. 병아리와 강아지를 돌보고 갖가지 곤충과 나무에 깃드는 새들과 지렁이, 달팽이, 개구리와 노느라 하루가 짧기만 하다. 고구마, 옥수수, 오이, 토마토, 산딸기, 오디의 에너지를 먹고 자란다.
 

우리의 미래에 또다시 제주도 강정마을, 밀양 송전탑, 서산의 오지마을과 같은 파괴의 행위가 생기지 않도록 우리 아이들은 반드시 자연 속에서 자라야 한다.

 

신채봉 (서산태안지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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