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262호_마중물_ 어떤 창의성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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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1-20 16:59 조회94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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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교육의 장에서 가 장 빈번히 출현하는 어휘중 하나는 창의성이다. 교육과 학기술부의 창의인성교육, 경기도 교육청의 창의지성 교육만 보아도 그렇다. 그러 나 창의성은 그것이 쓰이는 맥락에 따라 상이한 의미를 갖는다. 어떤 개념의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그 개념 이 현실에 미치는 기능이 무엇인지 알 필요가 있다.
최근 한국사회에서 부각되고 있는 창의성 개념은 과거의 활용방식과 그 기능의 차이가 있다. 종래의 창의성 교육은 일제식, 획일식 교육의 대안적 상을 구축하기 위해 사용되는 경향이 있었다. 한편 창의 성은 오늘날 경제적 환경에서, 기업가 정신과 기술 혁신을 위한 도구로 활용되기도 한다. 특히 혁신을 통한 부가가치의 창출과정에서, 창의성이 집단 또 는 조직의 전체 이익을 높이는 수단이라고 강변하 는 사람들도 있다. 또한 고용의 불안정이 점점 더 보 편화되고 있는 오늘날, 개인의 자기 계발 테크닉으 로서 창의적 역량을 갖출 것이 요구되기도 한다.
무엇인가가 창의적이 되기 위해서는, 그것은 독창 적이어야 하며 동시에 가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 런데 어떤 독창적인 것이 과연 가치 있는 것인가에 대한 판단은 용이하지 않다. 일례로 어떤 독창적인 것이 기술의 혁신 측면에서는 가치 있는 것이라 할 지라도, 대량소비와 이로 인한 환경의 파괴, 또는 감 시와 통제에 활용된다면 그것을 창의적이라 부를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더 이상 창의성 의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 많은 것들조차 여전히 창 의적이라 부르며 살아간다.
창의성 교육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창의성 교육은 민족주의, 공리주의, 엘리트주의 담론에 갇혀 좀처 럼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창의성 교육을 받은 인간이 정말 창의적이라면 자신들이 살아가고 있는 사회를 ‘더 좋은’ 사회로 혁신하기 위해, 독창적이고 가치 있는 변화의 전략과 방법을 주체적으로 창안 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더 좋은 사회’는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충분한 소득(돈이 있어야 함) 과 시민으로서의 존엄성(무시 받지 말아야 하고, 인 정받아야 함)을 보장받는 사회이다. 즉, 재분배와 인정 측면에서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할 수 있는 창의성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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