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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자치 | 262호 놀며 다투며 성장하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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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1-20 16:45 조회1,09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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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며 다투며 성장하는 아이들

 

  9년 전 동북부지회 놀이소모임 ‘어라디야’가 생겼다. 놀이를 나누고픈 마음에 지역의 이 곳 저곳에서 놀기 시작, 놀이를 더 많은 아이들과 함께 하고자 2012년 중계동 한 곳에서 출발한 와글와글 놀이터는 4곳 놀이터로 늘어나고, 올 해 유현, 상원, 쌍문초 세 학교의 마음밥 놀이터, 면목, 중계 2곳 지역으로 늘어났다. 2012, 2013 년 서울시 부모 커뮤니티 지원도 받게 되었다.
  학교에서 열리는 ‘마음밥 놀이터’는 학부모 회를 통해, 학부모 동아리를 통해 여는 경우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처음에는 안전 문제 등 으로 주저했지만 일단 시작한 곳은 모두 교사 나 아이들, 학부모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다.

  놀이가 깊어지면서 어려움도 생겼다. ‘아이들 간의 갈등, 이모(놀이진행자)가 어떻게 도와줄 것인가’의 문제가 바로 그것. 지난 6월, 이를 함 께 풀어보고자 세 곳 학교와 두 곳 놀이터 이모 들이, 4회에 걸쳐 ‘갈등 조정 워크숍 - 놀며 다투 며 성장하는 아이들’을 열었다. 다른 학교 학부 모와 ‘놀이터 이모’라는 이름으로 만나는 것이 즐거운 자리였고 자연스런 연합 서클의 시작이 기도 했다. 상원초에서는 놀이와 갈등 중재라는 주제에 170명이 넘는 학부모가 참여했다. 열 명 이 놀이터 이모를 신청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 다. 마지막 워크숍에서는 지역의 40여 명의 학부 모가 같이했다.

  다음은 워크샵을 마친 후기 중 일부다. ‘놀이가 이끄는 곳에 이렇듯 놀라운 깨달음 이 있다니! 워크숍을 마치고 나니 놀이터가 또 다르게 보입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고유성을 펼치는 마법 같은 장소, 하나하나 자신만의 빛 을 뿜어내는 아이들이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새로운 빛들! 놀이터 이모가 아니었다면 몰랐 을 세상에 함께 하는 것이 놀랍기만 합니다.’ 와글와글 놀이터 부모모임은 카페(http:// cafe.daum.net/noli123)에 교장선생님께 보낸 제안서와 마음밥 통신, 놀이 자료, 사진 등을 모 아놓았다. 아이들이 맘껏 뛰노는 놀이터가 전 국 학교에, 지역에서 열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현초 - 마음밥 어머니회와 함께 매일매일 신나는 놀이터

  오늘도 30명이 넘는 아이들이 수업이 끝나자마자 몰 려옵니다. 오늘은 닌자고 이모와 진달래 이모가 오셨 어요. 아이들은 모래놀이터에서, 도서관 앞 작은 마당 에서, 학교 곳곳에서 놉니다. 공벌레와 노는 걸 좋아하 는 정우는 두 시간 내내 공벌레를 찾아다니고요, 그림 을 좋아하는 다은이는 여기저기 바닥에 흙 그림을 그 립니다. 싸움을 즐겨하는 친구들도 있고요, 아이들은 뛰어다닙니다. 오늘은 단오가 며칠 앞이라 장명루를 만들었어요. 5분 을 못 앉아있는 친구들이 30분 넘게 앉아 장명루를 만듭니다. 이름표 삼아 만들었는데, 오래 산다는 말에 엄마랑 아빠 것도 만드는 친구들도 있어요.

면목동 - 아이도 엄마도 까르르 웃는 신기한 놀이터

  줄넘기만 넘을 뿐인데 매번 아이들이 까르르르 웃네 요. 여섯 살도 웃고, 아홉 살도 웃고, 열두 살도 웃고, 마흔 두 살 엄마도 웃습니다. 참 신기한 놀이터입니다. 마법 같은 놀이터는 매주 수요일 오후 까치공원, 목요 일 오후 사가정 공원 용마 한신 아파트 바로 옆 미니 운동장에서 진행합니다. 아무나 오셔서 놀면 됩니다. 놀이도구는 토토, 아이꽃이 준비합니다. 놀이의 아이 디어와 도구의 신이 계시다면 맘껏 알려주세요. 놀이 의 주인은 당신입니다.

중계동 - 똑같은 놀이라도 날마다 재밌어

중계공룡공원에서 놀이터가 열립니다. 매주 월·수·금 4시 30분쯤 시작합니다. 원암 유치원아이들이 이제는 진을 치고 기다립니다. 멀리 사는 유치원 엄마들도 소 문 듣고 와서 계속 놀러 와도 되냐고 묻기도 하네요. 작년에 놀았던 단골손님- 용동초 여자 친구들도 찾아 옵니다. 마무리는 ‘우리 집에 왜 왔니!’로 마칩니다. 단 순한 놀이인데도 매번 흥분하는 아이들이 더 신기합니 다!

쌍문초 - 날씨 좋고 어쭈! 그림자도 생기는 날!

 마음밥 어머니들이 주로 줄을 잡았는데, 이제는 저희 들끼리 돌리고 논다. 고무줄 놀이, 런닝맨 놀이, 그림자 밟기 놀이…. 아이들이 스스로 놀이를 만들어내고, 함 께하는 모습에 흥분하신 어머니 한 분이 아이스크림 으로 한 턱 내셨다. 교장선생님 교무주임선생님 학부모대표님께서 가끔 나오셔서 노는 아이들을 흐뭇하게 바라보신다. 오늘 쌍문초 마음밥 어머니들은 사회적 부모에 합류했다!! 38명의 아이들과 15명의 마음밥 어머니회.

상원초- 하늘마당 놀이터

“엄마도 이렇게 놀았어!” 하늘마당은 상계동 주공12단지 아파트 ‘햇빛놀이터’에 서 수요일, 금요일 2시에 열린다. 이 놀이터는 길목이 다 보니 오가다가 구경도 하고, 함께 놀이에 끼기도 한 다. 덕분에 시간이 가면서 놀이터가 조금씩 풍성해져 간다. 처음에는 놀이가 긴 줄넘기, 팔자놀이, 구슬치기 정도였다. “나 어렸을 때 땅따먹기 하느라 해지는 줄 몰랐는데!” 그 엄마는 놀이터 아이들한테 땅따먹기를 가르쳐 줬다. 어떤 엄마는 집에서 자주한다는 ‘왕놀이’ 란 가위바위보 놀이도 알려줬다. 아빠도 동참했다. 구 슬로 노는 방법도 구슬치기만 있는 게 아니고 ‘홀짝’이 있고, ‘일이삼’이 있단다. 아이들은 신기해한다. 만날 잔 소리만 하던 엄마가 동심에 젖어 놀아주는 모습을 보 며 아이 마음이 확 열리는 게 보인다.

  놀이터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다툼을 중재하는 일이 다. 아이들은 별일도 아닌 걸로 싸운다. 처음 오거나 놀이터에 온지 얼마 안 된 아이들은 싸움이 더 잦다. ‘그런데 왜 싸울까?’ 대개 졌다고 화내고, 안된다고 짜증내고, 죽었다고 삐 치고, 안 죽었다고 우기고, 이기겠다고 규칙을 어기는 경우이다. 그런데 놀다보면 졌다가 이기고, 안됐다가 되고, 죽었다 산다는 것을 안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미숙함과 실패와 어려움을 이겨내고 용감해지고 단단 해지는 마음이 생긴다.

  놀이터는 모든 감정이 열리는 해방구이다. 대개 엄마 들은 놀이터에서 흠뻑 놀고 ‘즐겁기만’을 바란다. 그러 나 행복감만 주려는 것은 온실 속 화초 키우 듯 양분, 햇빛, 물만 주어 키운다는 뜻이다. 슬픔, 화, 미움, 질 투, 좌절도 잘 다독이면 마음을 단단하게 하는 힘이 된다. 그 속에서 아이들은 상대방 상황과 감정을 이해 하는 폭이 넓어진다. 이해는 배려의 밑거름이 된다. 놀이터에서 아이들도 커가고 이모도 커가는 이 모든 과정은 2013년 6월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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