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263호_마중물_드라마 속의 교실을 통해 본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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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1-20 16:30 조회1,11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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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 교실’이라는, 교육
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가 있
다. 원작이 일본드라마여서
줄거리가 알려져 있기 때문
에 파격성에 대한 논란이 그
다지 크지는 않은 듯하다.
그러나 이 드라마의 매우 역
설적인 설정은 눈길을 끈다.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산들초 6학년 3반 마여진
교사는 억압적이다. 매주 쪽지 시험을 보게 하고 석
차순으로 성적을 공개한다. 반장은 꼴찌가 맡으며
청소까지 해야 하고, 1등은 우등생의 특권을 부여
받는다. 학생들의 개인 신상 정보를 폭로함으로써
스스로에 대한 허상에서 벗어나게 만든다. 무단결
석을 한 학생에게는 졸업장을 미리 주고 학교에 나
오지 말라고 한다. 왕따를 당하는 학생에게 스파이
노릇을 시키는가 하면, 부당하게 오해를 받는 학생
이 있어도 모르는 척한다. 학생들을 존중하는 동료
신임교사의 열의를 비웃고, 무능함을 꼬집는다. 반
면 학부모에게는 성적을 올려주고 미래를 준비시키
는 믿음직한 교사로 다가간다.
드라마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이 억압에 대해 아 이들이 저항하고 버티는 방식이다. 비정한 현실논 리들이 여과없이 교실 속으로 들어오고, 아이들은 교사의 권위에 눌려 속수무책으로 흔들린다. 교사 의 억압과 ‘이간질’ 속에서 아이들은 각자가 살기 위 해 친구를 따돌리고, 양심의 가책을 느낄 틈도 없이 서로를 괴롭힌다. 궁지에 몰린 아이들은 어른들 세 계에서나 있을 법한 이기적이고 잔인한 배신으로 스스로 살아남고자 한다.
서로를 할퀴고 상처를 주던 아이들이 이어지는 억압 속에서 결국에는 서로 힘을 모으게 되고 서로 를 다시 친구로 보게 된다. 서로를 믿지 않으면 누구 도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서로의 의견 을 ‘민주적’으로 공유하는 법을 알게 되고, 담임의 전횡에 대해서도 단합된 의견으로 맞선다. 쪽지시 험, 꼴찌반장 등 담임이 만들어놓은 규칙들도 하나 씩 거부한다. 아이들이 스스로 새롭게 찾아가는 질 서가 결국 담임이 의도하던 것이었음을 알아가는 대목은 반전이다. 이 이상한 교사는 학부모들과 교 육위원회에 의해 ‘부적격’으로 몰리게 되지만, 그간 시달려 오던 아이들은 오히려 선생님의 숨은 진심 을 깨달아간다.
물론 드라마 속의 교실은 허구이다. 마여진이라 는 교사의 거꾸로 된 교육법이 그 자체로 옹호될 이 유는 전혀 없다. 다만 마교사가 여과없이 뱉어낸 독 설들이 지금의 교육현실 그 자체라는 점은 매우 섬 뜩하다. 드라마 속 6학년 3반은 어찌 보면 교육현 실 그 자체인 것이다. 마여진이라는 ‘괴물’이 모두가 인정하기 싫어하는 현실의 실체를 낱낱이 폭로하고 있는 것이다. 그 괴물에 맞서는 아이들의 중심에는 6학년 한 해를 친구들과 행복하게 보내고야 말겠다 는 ‘고집스러운 천진함’이 있다.
학업성적만을 지상가치로 생각하고 경쟁을 강요 하는 교육에서 인간이 얼마나 나약하고 심지어 사 악하게도 변할 수 있는지를 드라마 속의 아이들이 잘 보여준다. ‘교육공동체’를 지향하는 교육현장의 혁신이 의욕적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이즈음, 여 전히 구태의연한 학력논란과 정쟁 논리로 ‘참교육’ 을 가로막는 현실이 있음을 드라마 속의 괴물이 비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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