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공공성 | 262호 초등학생도 학교이사회의 정식 멤버인 나라
페이지 정보
본부사무처 작성일17-02-17 15:02 조회1,189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편집자 주>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행복사회는 무엇으로 가능한가?’에 대해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기자가 덴마크를 심층 취재했습니다.
오연호 기자의 허락을 받아, ‘행복지수 1위’ 덴마크의 비결②, 발뷰 공립초등학교 교장 인터뷰 기사를 요약해 싣습니다. 그리고 학생자치로 인권을 푸는 흥덕고등학교 학생의 생생한 이야기도 아울러 싣습니다.
“공부를 못한 학생도 칭찬을 받습니다. 산만
한 학생도 칭찬을 받습니다. 왕따요? 학교폭력
이요? 전혀 없습니다.”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 있는 발뷰 공립초
등학교는 0학년(학습준비학년)부터 9학년(우리
의 중학과정 포함)까지 6백여 명의 학생들이 있
다. 학교는 오래된 공장을 개조한 것으로 매우
소박했다. 운동장도 없고 이렇다 할 조경도 하
지 않았다. 그러나 교사경력 16년, 교장경력 18
년인 여성교장 마르그레테(62)씨가 어떻게 학생
들을 가르치고 있는가를 설명할 때 이 학교는
아주 특별하게 다가왔다.
3~9년간 같은 담임, “교사는 부모”
6년 내내 같은 반에 같은 담임선생님이라면?
중학교 3년까지도 그것이 이어진다면? 우리에게는 상상이 잘 안되는 ‘9년 내내 같은 학생,
같은 담임’이 덴마크의 오랜 전통이다. 만약 어
떤 학생이 담임선생님을 싫어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마르그레테 교장은 “그런 경우는 아주 드
물다”고 말한다.
“그런 경우는 부모와 학생이 담임선생님과 계
속 대화를 나눠요. 대개 이 과정에서 오해가 풀
리는데, 정 안되면 다른 반으로 바꿔주기도 합
니다.”
전교생 중 1년에 1명 정도만 담임선생님 교체를 원한다면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는 것인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선생님은 부모나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제
일 중시하는 것은 담임선생님이 학생, 부모와
자주 대화를 해서 아이들 개개인의 특성과 장
단점을 모두 파악하는 거예요. 학생의 특이한
취향은 물론 가정환경까지요. 그걸 바탕으로
아이를 위한 학습방법을 만듭니다. 그렇게 한
명 한 명을 위한 교육을 합니다.”
등수가 없다, 왕따가 없다
이 학교는 7학년까지 시험이 없다. 점수를 매
기는 시험은 8학년에 가서야 있는데 등수는 매
기지 않는다. 졸업시험 때도 등수가 없다. 단지
학생들의 진로를 조언하는데 참고만 한다.
“덴마크 교육방법은 아이들끼리 경쟁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서로 점수를 아니까 누가
잘하고 못하는지는 압니다. 그러나 학교가 공
부 잘하는 학생을 공개적으로 추켜세우거나 특
별히 대접하지 않기 때문에 더 이상의 경쟁은
일어나지 않지요.”
교장은 ‘공부를 잘하는 아이는 더 잘하도록 개
별적으로 칭찬하고, 못하는 애들도 칭찬한다.’ 고
했다. 공부 못하는 아이는 어떻게 칭찬해줄까?
“만약 어떤 아이가 20개의 문제 중에 절반밖
에 못 맞추면 다음에는 1개만 더 맞춰도 아주
크게 칭찬합니다. 공부를 못하는 학생들에게도
자신감과 안정감을 줘서 학교 오는 것을 좋아하게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산만한 학생도 칭찬받을 기회를 준다
“어떤 아이들은 수업시간에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잖아요. 그런 애들은 짧은 시간 동안 가만
히 앉아 있게 하는 목표를 정해줘요. 10분만 한
번 조용히 앉아 있어 봐라. 10분 동안 잘 앉아
있으면 아주 많은 칭찬을 해줘요.”
그래도 선생님으로서 참기 힘든 아이도 있을
터인데?
“그 아이들도 다닐 수 있는 학교가 되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덴마크의 교육은 학생들은
매우 다양하다, 그들을 다 포용해야 한다는 전
제에서 출발합니다. 아이는 용서해주고 대신 부모를 탓합니다.”
부모를 탓한다? 그 탓은 다름 아닌 대화였다.
“부모와 자주 솔직한 대화를 나눕니다. 아이
가 이런 문제가 있으니 힘을 합쳐 고쳐보자고.
만약 부모가 협력할 형편이 아니면 학교가 더욱 그 아이에게 신경을 씁니다. 학교에서도 챙
겨주지 않으면 그 아이 인생이 어떻게 되겠습니
까? 그런 아이일수록 학교가 오고 싶은, 집에서
는 불안했더라도 학교에 오면 마음이 놓이는
곳이 되어야지요.”
덴마크 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일제히 선
생님의 말씀을 조용히 듣고 있는 풍경은 보기
힘들다던데, 그러니까 우리 눈에는 문란하게 보일 정도로 각자의 방식으로 수업을 한다는데
사실일까?
“그건 아닙니다(웃음). 여기에서도 완전히 마음대로 하게는 하지 않아요. 하지만 조용히 하지 않는다고 선생님이 애들을 처벌하는 것은 전혀 없어요. 보통 조용히 하라고 하면 말을 듣는데, 소수가 그렇지 않으면 그냥 내버려둡니다.
그것까지 포용해야지요.”
반장 없이 평등문화 속에서 자란다
“반에서는 무슨 활동을 하든지 평등하게 하기
때문에 반장이 있을 필요가 없어요. 단, 반 아이들의 의사를 대변해서 학생회에 파견 나가는 아
이는 있습니다. 이 학생은 내가 반을 이끌어간다
든지, 내가 대장이라든지 하는 생각이 전혀 없어
요. 단지 우리 반 의견을 대변한다는 정도이지
요.”
그렇다면 이른바 왕따 문제도 없는 것일까?
“거의 없습니다. 선생님들이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교육시키는 게 ‘어떻게 함께 잘 놀 것인가’입
니다. 한두 번 소외당하고 왕따라는 피해의식을
가질 수 있으니까 ‘놀다 보면 이런 애도 있고 저
런 애도 있을 수 있다. 사회생활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같은 정도로 다 사랑할 수는 없다. 서로
를 이해해야 한다.’ 이런 교육도 합니다.”
교장은 “그런 교육이 이뤄지기 때문에 왕따
등 학생들 간의 문제로 자살한다거나 폭력이 발
생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주는 스트레스로 아이들이 자살하
는 경우는 전혀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학교
안에서의 폭력도 전혀 없습니다. 아이들끼리 서
로 위하는 교육을 중시하기 때문에 그런 일이
발생할 수 없지요.”
학생들 스스로 선택하게 도와준다
아이들은 이렇게 골고루 사랑을 받고 평등한
문화 속에서 자라기 때문에 자기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그래서 자기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미래를 선택해간다.
“7학년부터는 진로담당 선생님과 면담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장단점을 충분히 점검하고 어
떤 직업을 선택할지 도움을 받습니다. 그래서
졸업할 때 직업학교로 갈 것인지 인문계 고등학
교로 갈 것인지를 정하지요. 진로결정은 전적으
로 학생들이 합니다. 학교나 선생님은 이래라저
래라 할 수도 없고 하지도 않아요. 단지 그 학생
의 선택이 실패가 되지 않도록 도와줄 뿐이죠.”
덴마크에는 10학년제라는 독특한 과정이 있
다. 인생설계를 준비하는 학년이라고 할까?
“학생을 상담할 때는 학습수준만 체크하는
것이 아니라 성숙도도 점검합니다. (내가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성숙도가 충분하지 않다고 보면 바로 고등학교로 가도록 지도하지 않습니다. 고등학교에 가기 전에 10학년
과정을 거치도록 추천합니다. 10학년의 목표는
학습이 아니라 성숙입니다.”
학생도 학교이사회에 정식 멤버로 참여
“학생회는 각 반에서 1명씩 파견해서 구성되
는데 활동이 매우 활발합니다. 한 달에 한 번씩
모이는데 여기에서 민주주의적 참여 훈련을 하
는 거지요. 최근에는 학생회가 제안해서 학생들
의자를 전부 새것으로 교체했어요. 학생회에서
는 학교행정의 최고 결정기관인 학교이사회에
두 명의 학생대표를 파견합니다. 누구를 파견할
지는 자기들끼리 논의해서 결정하지요.”
이 공립학교의 이사회는 모두 11명인데 학부
모가 7명, 교직원 2명, 학생 2명이다. 이사회를
통해 교장의 교육 방안을 승인하기도 하고 새로
운 제안을 하기도 한다. 학부모가 이사회의 과
반을 차지한 것도 이채롭지만 학생이 이사회에
포함된다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선생님의 애정을 골고루 나눠주는 학교, 학생
개개인에게 자부심을 심어주는 학교, 학생 스스
로 진로를 선택하게 도와주는 학교, 주인의식과
평등의식을 갖게 하는 학교. 덴마크 곳곳에서
이런 학교들이 행복지수 세계 1위의 나라를 만
드는 덴마크 시민들을 배출해내고 있다. 이 학교의 다른 이름은 행복초등학교였다.
기사출처 - 오마이 뉴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 aspx?CNTN_CD=A0001861171
참여와 소통을 통한
배움 공동체를 실현 중인 흥덕고등학교
흥덕고등학교에 입학하고 1년 반 동안 학교생활을
하면서 다른 학교와는 다른 수업방식과 생활방식을
많이 경험했다.
첫째는 교과교실제이다. 우리 학교는 전 과목 교과
교실제를 운영 중이다. 학생들은 직접 수업하는 교실
을 찾아간다. 처음에는 힘들고 불편했지만 교과 특성
에 맞게 교실을 꾸며주신 선생님들의 노력 덕분에 우
리는 여러 가지 자료들과 함께 직접 보고, 만지고, 피
부로 느끼는 수업을 하게 되었고 수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둘째로는 모둠(토론)수업이다. 대부분의 수업을 모
둠수업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학생들이 직접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서 받는 수업이 아닌
하는 수업을 하게 된다. 수업이 시작되면 학생들이 주
제에 대해 직접 고민해 보고 자신의 생각을 친구들과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런 시간을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고 친구들의 의견을 듣고 정리하는 힘
을 기르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처음에는 우리들끼리
문제의 답을 찾아가야 한다는 게 어려웠고, 내가 모르는 것을 친구에게 물어봐야 한다는 게 자존심도
상했다. 그렇지만 계속 모둠수업을 하다 보니 문제에
대한 답을 찾아가면서 서로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게
익숙해졌고, 모르는 게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는 생각
을 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는 학생들이 회의를 통해서 직접 계획하
는 통합기행, 농촌봉사활동, 국토순례 프로그램이다.
나는 작년에 국토순례를, 올해는 통합기행을 갔다 왔
다. 여행을 가기 전에 여행을 가는 장소, 가서 할 일,
예산 등 하나부터 열까지 우리가 직접 정하려고 하니
까 조금은 두려웠고 걱정도 많이 됐다. 하지만 친구들
과 수시로 회의를 하면서 성취감뿐만 아니라 자신과
생각이 다른 의견을 경청하고 적절한 절충안을 찾는
방법을 배웠다.
우리학교는 이러한 여러 가지 혁신교육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고 학생들이 학교를 만들어가는 존재
라는 것을 인지하고,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받게 하고
있다. 또한 선생님들로부터 학생들끼리 존중하고 있
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우리학교는 학교생활에 대한 규제가 그리 심하지
않다. 학생들의 숨통을 조이는 이미 정해진 규칙을
따르게 하는 게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규칙을 정하
고, 억누르지 않는 분위기에서 지킬 건 지키도록 만
든다. 하루의 절반 이상을 학교에서 생활하는 학생들
을 여러 가지 규칙들로 억누르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
의 마음은 편해지고, 동아리활동이나 학생회활동 등
하고 싶은 여러 가지 활동들을 통해서 스트레스를 건
강하게 해소한다.
그래서인지 우리학교는 학교폭력이 적다. 학교생활
에 대한 규제가 심하지 않다는 것, 스트레스를 해소할
여러 가지 활동이 있다는 것과 또래중조 프로그램이
나 활성화되어 있는 상담 프로그램 등이 학교 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학교폭력이 발생하지 않는 것은 다양한 프로그
램들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소통과 협력을 중요시하는
학교 문화가 바탕에 깔려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정연희 (흥덕고등학교 2학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