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 262호 덴마크 자유중등학교 ‘에프터스콜레(Eftersko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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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1-20 16:49 조회1,19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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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땅을 밟은 지도 어언 십여 년이 되어 온
다. 인간의 체취가 느껴지는 학교들을 찾아보아야
겠다고 여기저기 문을 두드려보다가 마침내 가게
된 곳이다. 탐사를 하면서 알게 되었지만 덴마크는
인구 오백여 만 명의 작다면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나라였다. 동화작가 안데르센과 실존주의 철학자
키에르케고어로, 이름으로는 그리 낯설지 않은 나
라라 생각했던 이 나라는 예상을 훌쩍 넘어서는 감
흥을 안겨다 주었던 것이다.
현재 덴마크가 보여주는 교육의 면면들은 1980 년대 초엽에서 중반 사이 공교육의 모순을 지적하 며 새로운 학교를 요청했던 니콜라이 그룬트비 (Nikolaj Grundtvig)와 그의 동역자였던 크리스 튼 콜(Christen Kold)에게서 비롯된 것이다.
이들은 당시 교육이 체제를 유지하는 정도나 엘 리트 양성을 위주로 하는 구조가 아니라 국민, 좀 더 정확하게는 서민과 농민들이 중심에 서서 ‘자유 롭고 참여적인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그 패러다임 을 새로 모색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또한 교육의 목적설정과 교육과정 구성, 교수-학 습 면 등 일체를 국가가 주도하도록 하는 학교 체제 가 아이들의 삶에 얼마나 적대적이며 비인간적인 결과를 가져오는지, 또한 전반적으로 얼마나 비효 율적 결과를 산출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치열하 게 문제를 제기했다. 그 문제의식의 결과가 바로 이 나라에서 탄생하여 오늘날까지 한 번도 단절되지 않고 이어져 온 다양한 자유학교들이다.
오늘날 덴마크 공교육은 예전의 고답적 형태가 아니라 이 자유학교의 성과를 받아들여 풍부하게 변화된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오늘날 북유럽 교육 의 인상적인 면모들은 바로 이러한 역사적 영향 없 이 설명하기 어렵다.
자유학교 1~2년, 공교육제도와 병렬구조
자유학교에는 초등, 중등, 고등 단계에 걸쳐 셋이 있는데, 한결같이 인상적이나 요즈음 우리 사회에 서 이슈로 떠오른 개성과 진로를 촉진하는 교육 구 조의 모색이라는 시각에서 중등단계에 대해 살펴 보기로 하자. 이 단계를 대표하는 학교 유형은 자유 중등학교인 ‘에프터스콜레(Efterskole)’이다.
보통 14~18세 연령층의 8~10학년 청소년을 위 한 학교(우리나라의 중학교 2학년에서 고등학교 1 학년 정도에 해당)로서, 공교육제도에 병렬하는 구 조로 설치되어 있다. 음악, 체육, 수공예, 자연 및 생태 등 특별한 영역에 재능 있는 학생들이나 혹은 학교생활에 싫증을 내거나 공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1~2년간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도 록 한 학교다.
그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공립학교를 다니는 대신 1~2년간의 재학 기 간을 선택하여 다닐 수 있다. 졸업 시험을 통과하 면 공립학교와 동일한 자격을 부여받는다.
● 학생 수는 적게는 30명, 많게는 500명 정도이 며 평균 105명이다.
● 일반 교육(general education)을 제공한다. 기초적 과제를 다루며 개인의 전체적 발달을 목적 으로 한다.
● 공립학교 교육과정과 아주 다른 교육과정을 자유롭게 운영한다. 모든 학교들이 같은 교육과정 을 갖고 있지 않으며, 과목 선택과 교수법을 학교 스스로 정한다. 그 내용과 방식은 학교가 어떤 노 선을 취하고 있느냐에 따라 다르다. 예컨대 그룬트 비-콜 식의 학교는 일반교육과 계몽이라는 노선을 견지하되, 폭넓게 창조적 교과를 운영한다. 체육에 초점을 맞춘 자유중등학교는 신체 교육을 강조하기 는 한다. 또 다른 학교는 교실 수업보다는 다양한 워크숍과 현장 연구에 치중한다. 어떤 학교는 몇 개 의 주제에 초점을 맞추어 운영한다. 여기서는 학생 과 교사가 함께 기간을 정해서 공부할 주제를 모두 함께 논의하여 결정한다. 이러한 차이에도 자유중 등학교는 공립학교와 동일한 종합 졸업 시험을 치 르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각각의 학교는 이런 점을 고려하여 그들의 특수성을 고려해서 아주 유연하 게 학기를 운영해야 한다.
자유중등학교는 2010년도를 기준으로 260여개 교가 있으며, 매년 28,500여명 정도가 재학하고 있다. 학생 수는 매년 증가해왔으며 최근에는 더욱 증가 추세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는 영재 아 동이나 학습 부진아를 위한 특별한 목적 하에 학교 들이 설립되었다. 학습부진아를 위한 학교는 정규 학교에서 독서 장애, 학습 부진, 지적인 문제 등으 로 어려움을 겪고 상처받은 아이들에게 두 번째 기 회를 주기 위해서였다.
이런 학교들은 이론적 학습과 동시에 실제 생활 에 관련된 폭넓은 학습 기회를 제공한다. 이들 중에 는 현장에 바탕을 둔 최신 과학이나, 혹은 완전학습 법이나 다중지능이론 등을 사용하여 탁월한 성공 을 거둔 학교들도 있다. 학습 부진아를 위한 학교도 14%정도를 차지한다. 1980년대와 2000년대에는 체육, 음악, 연극, 자연 및 생태에 초점을 맞춘 학교 들이 증가했다. 이들 학교는 모두 창조적이고 자기 성취적 방향에서 인격 발달을 도모하려는 목적을 설정하고 있다. 이는 보통의 전통적 학교에서는 기 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간주된다(15% 정도). 나머지 13% 정도는 유형화시키기 어려운 사례들이다.
학생들은 이런 식으로 자신의 흥미와 관심을 심 화시키기 위해서, 혹은 새롭고 색다른 학교 분위기 를 맛보기 위해서 이런 학교를 선택하여 다닌다. 또 한 가지 시선을 끄는 것은 이곳에서는 십대들과 부 모들이 겪는 많은 갈등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유중등학교에서 일 년을 보낸 후 지적 지평이 더 넓어진 상태에서 집으로 돌 아오게 된다. 또한 사회적 경험과 지적 경험을 많이 했기 때문에 전보다 인간적으로 더 성숙해진다든 지, 앞으로 이어질 상급 학교 진학을 위해 배우고 준비하는 일에 좀 더 긍정적인 태도와 열의를 갖게 된다고 한다.
자유중등학교, 학교마다 특화된 교육과정운영 해마다 학생수 증가추세
우리 공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시급한 과 제가 있다면 그것은 개성(진로 개척을 위한), 자유, 민주시민의 셋 정도가 아닌가 싶다
첫째, ‘개성’은 종래의 획일적 교육과정과 교수학 습과정에서는 결코 기대할 수 없다. 대화적 구조로 의 변화가 시급하다.
둘째, ‘자유’는 권위와 통제적 학교문화에서는 결 코 피어날 수 없다. 우리의 학교가 가지는 모순은 자기 주도적 학습의 필요성을 운운하면서도 교무와 행정 전반에 걸쳐 권위와 통제 체제를 가동하고 있 다는 점이다.
마지막 셋째로 사회공동체적 책임의식은 소위 선 진 국가들의 국제 표준이라는 점을 놓고 볼 때 우 리가 가장 많은 힘을 기울여야 하는 과제임에도 현 재의 경쟁체제와 비민주적-관료주의적 학교 문화 때문에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태다.
현 정부가 말하는 ‘꿈과 끼’를 살리는 정도의 개혁 은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가치 지향점 중 하나 에 지나지 않는다. ‘자유학기제’는 그 현실 적합성이 라는 점에서 많은 토의와 준비를 필요로 하는 제도 임은 물론, 그것이 여기서 소개한 덴마크 에프터스 콜레에서 추구하고 있는 바와 같은 개성과 자유와 민주시민 양성을 위한 교육적 시각을 어느 정도 담 보해 낼 수 있는지 가늠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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