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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공성 | 252호 인생을 자유롭게 계획하는 건강한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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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7-21 16:11 조회86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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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그렇게 이루어지듯 우연찮게 어느 술자리에서 청소년노동인권강사단 모임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그 모임에 참여하였다. 내가 활동하는 광주청년유니온에서 고민해왔던 ‘학교 안에서의 노동교육 의무화’와 닿아있었기에 먼저 청소년 노동인권 문제를 제기하고 추진해온 분들이 만들어온 구체적인 성과는 아주 소중한 기회였다. 나는 마침 청년백수가 된 터라, 18개 학교
에서 진행된 강의에 모두 참여했다. 그러다보니 학교마다 그 특징과 차이가 눈에 띄었다. 원인이 무엇인지 자세히 들여다보니 학생이소속 학교에서 어떠한 대우를 받으며 지내는지에 따라 강사를 만나는 태도도, 노동자를 인식하는 관점도 달랐다.


학교와 사회(노동현장)의 경계에 서 있는 전문계고 3학년들은 ‘노동자’에 대해 마치 조기교육이라도 받은 양 “노동자는 사회에 기여하는사람, 사회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사람”으로 알고 있으며, 노동자의 일생에 대해 깊은 고민의 흔적을 드러내며 문학적 철학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반면에 자신이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거나 ‘문제나 일으키는 귀찮은 존재’로 취급당하는 학생들은 노동자를 빈곤의 상징, 착취의 대상, 가치 없는 사람으로 표현하면서 ‘루저’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학생들은 이미 사회를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2012년 최저임금에 대해 그 최저임금이 자신들의 최고임금임을 당연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최저임금의 의미(취지)나 최저임금을 받지 못했을 때 자신이 노동자로서 어떤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고용노동부에 신고해서 사장(고용주)을 괴롭히는 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전부라 여겼다.

조심스럽게 노동3권, 노동조합 이야기를 들려주며 청년유니온이 해낸 성공사례도 소개했다. ‘30분 배달제 폐지(안전한 일터 만들기)’, ‘주휴수당 받기(떼인 임금 받기)’ 등을 이야기할 때 학생들은 선망의 눈빛으로 바라보지만 현실에 대한 기대치는 크지 않았다. 당장 아르바이트를 하며 느꼈던 첫 경험이 ‘아들처럼 생각한다고 말하시지만 시급 500원씩 잘라먹는 고용주’였으며,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누구도 알려준바 없고, 껍데기만 남아있는 학생으로서의 의무를 들이대며 자신의 정당한 권리와 노동 댓가를 가볍게 깎아내리는 현실의 벽에 부딪혀 보았기 때문이다. 청년유니온은 고용형태, 산업, 직종과 관계없이 만15세-만39세 청소년/청년이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노동조합이다. 광주청년유니온은 법내노동조합으로서 단결권, 교섭권, 행동권을 행사할 수 있다. 19살 학생도 조합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에게 “노동조합이 너희의 길을 인도할 것”이라고 말 할 수는 없었다.이미 자신의 경험이 자신이 아는 모든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올해도 내가 강의 한 것은 일종의 ‘사후관리’가 되었다. 그러나 앞으로 교육이 확대되면서 학교 밖 청소년까지 포함하여 청소년들이 사회에서 충분히존중받고, 스스로의 인생을 자유롭게 계획하는 건강한 노동자가 될 수 있기 바란다. 


김남희 (광주청년유니온 공동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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