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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자치 | 309호 새로운 장을 여는 학부모회, 참학이 함께 나서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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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7-07 14:49 조회1,01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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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장을 여는 학부모회,

 참학이 함께 나서야 할 때


 드디어 학부모회가 학부모 자치기구로서 자리매김할 환경이 마련되고있다. 경기도교육청이 학부모회를 법제화한데 이어 서울시교육청, 광주광역시교육청, 전라북도교육청이 그 뒤를 따랐다. 다른 시도 교육청도 점차 학부모회를 법제화할 것으로 보인다. 법제화된 지역에서는 3월 학부모회를 반드시 구성해 교육청에 보고해야 함은 물론 학교운영 계획에 학부모회 활동계획을 포함하고, 학부모회에 재정을 지원해 활동을 보장해야 한다. 이것은 학부모가 교육의 주체로서 조직을 갖추고 본격적으로 활동할 기반이 마련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1. 학부모회 법제화,
학부모운동의 의미 깊은 성과

 법제화되기 이전 학부모회는 임의기구였다. 설치와 해체가 학교장에 의해 결정되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당연히 학부모가 주인이어야 할 조직이 학교장의 입김에 따라 좌우되는 사례가 빈번했다. 또 학부모 의견을 절차에 따라 수렴하지 않고 몇몇 학부모가 여론을 주도해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학부모들로부터 외면받고 치맛바람의 온상이라는 비난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도 한 아이의 부모를 넘어 학부모의 사회적 의미를 알고 모든 아이들의 부모로서의 공적인 역할을 꾸준히 실천한 학부모들이 있었다. 학부모회 법제화는 그 지난한 역사 속에서 학부모들의 눈물겨운 활동 결과로 이루어낸 의미 깊은 성과이다. 하지만 법제화가 학부모 교육 자치의 완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교육 자치는 학부모가 스스로 위상을 바르게 인식하고 활동의 방향을 올바르게 설정하고 역할을 수행할 때 이루어진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실시하고 있는 ‘학부모회 활동지원 강사단’ 활동은 그런 의미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호남권에서도 강사단 교육이 진행될 계획이라고 한다. 이런 시점에서 참학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참학은 진보적인 교육운동 단체로서 어떤 학부모 단체보다 학교 민주화와 자치를 위해 활동해 온 역사와 경험이 풍부하다. 28년 동안 올바른 교육정책을 제안하고 학부모 운동을 이끌어 왔듯이 법제화로 새로운 장을 열게 될 학부모회 정착을 위해 우리회가 다시 나서야 할 때이다. 학부모회가 위상을 바로 세우고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참학의 경험과 내공을 토대로 시도 교육청과 손잡고 학부모회 교육의 방향과 내용을 견인해 낸다면 28년 활동의 역사가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이다.

2. 학부모회 교육의 방향

 2017년 실시하고 있는 서울시교육청 학부모 강사단의 교육은 서울시교육청 학부모회 조례를 토대로 하고 있다. 강의안은 강사진이 개인별로 시연했던 강의안을 기초로 공동 연구를 거쳐 표준안을 만든 것이다. 표준안을 토대로 한 강의는 학부모회가 어떤 형태로 구성되어야 하는지,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지,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 등의 내용으로 진행되었다. 서울시교육청의 학부모회 공모사업을 받은 학교가 주 대상이었기 때문에 사업 수행에 관한 기본 지침도 포함되었다. 특히 학부모회의 인식 개선 부분에 중점을 두었는데, 학부모회 활동을 왜 하는지를 반문하고 학부모회 활동이 아이들의 행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인식 개선에 초점을 둔 것 가운데 하나는 학부모회와 학교운영위원회(이후 학운위)의 관계였다. 학부모회 임원도, 학운위 학부모 위원도 학부모가 선출한 대표들이다. 그런데 학운위가 학교 운영 전반에 대한 심의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학부모회가 하부기구냐는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학운위는 학부모회보다 약 20년 앞선 1996년 전체 학교에 설치가 의무화되었다. 교장 일방으로 운영되던 학교 운영에 참여할 수 있게 되자 학부모들은 ‘교육개혁의 꽃’이라며 환영했다. 그러나 태생적 한계가 있었다. 학교 교육공동체의 민주적이고 투명한 운영을 위해 활동함에도 학부모들의 의견을 받아낼 수 있는 학부모 조직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학운위 학부모 위원은 학부모 의견을 수렴해 심의에 참석하기보다 개인의 의견을 피력하는 경우가 많았다. 학부모로부터 멀어진 학운위는 안건 통과를 위한 거수기로 전락하며, 20년이 지났음에도 원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학운위를 통해 학부모의 교육 참여권을 보장하려면 학부모 조직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학운위와 학부모회는 절대 경쟁 관계가 아닌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맺어야 한다. 학운위 심의를 위해 학부모회가 의견을 수렴해 주고, 학부모회에서 수렴된 의견을 학운위 학부모 위원에게 제안하면 학부모 위원은 안건을 발의해 학운위 심의를 거쳐 운영에 반영시킬 수 있다. 두 기구가 원만하게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학부모회 임원이 학운위학부모 위원을 겸하는 것이 좋다. 학부모 위원이 학운위에 들어가기 전에 대의원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다. 학운위원이 자신의 의견으로 학운위에 들어가지 않고, 사전에 학부모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의견을 모아서 회의에 참여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시작이다.

 학부모회는 참여를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고 가장 핵심적인 단위가 학급 학부모회이다. 학급 학부모회 활성화는 우리 교육의 많은 문제를 해결할수 있는 근간이 될 수 있다. 교사와 학부모의 막힌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학생들의 교육과 성장에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 협력하고 돕는 실질적 단위가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학급 학부모회 개최가 필요하며 민주적 의견 개진과 교육적 논의의 장이 되어야 한다.

 이때 대표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표는 앞서서 가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가며 권한을 내려놓는 자리다. 때로는 비난을 받아 상처받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학부모들과 함께 의논하고 일을 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3. 학부모 교육자치 활동의 견인차 학부모회의 중요성

 학부모가 교육 주체로서 당당하게 활동한 역사는 생각보다 길다. 1946년 해방을 맞이한 나라에서 새로운 세대를 제대로 교육시키는 일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고 여긴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후원회를 조직하고 직접 삽을 들고 나서서 동네에 학교를 세우면서 시작했다. 그러나 그 후 사친회, 기성회, 육성회, 학부모회로 이어지는 학부모 조직은 여러 문제도 양산했다.
 이에 ‘바로 서는 학부모, 우뚝 서는 아이들’의 슬로건을 내걸었던 참학은 다양한 활동으로 학교 문화를 바꿔왔다. 육성회비 반환 운동을 통해 관행처럼 걷던 잡부금 폐지, 중학교까지의무교육 실현, 돈봉투 없애기, 교육감 직선제 등은 학부모들이 문제의식을 느끼고 행동해서 바꾼 학교 문화이다. 일 년을 보면 변화한 것이 없어보이지만, 20년, 30년을 두고 보면 분명 변화가 일어났고 학교 문화가 바뀌었다.

 지방교육자치를 담당하는 일부 교육청에서 학부모회를 법제화하는 것은 학교 공동체의 민주적 가치를 실현해보고자 하는 시도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아직 과제는 남아 있다.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해 학운위와 함께 학부모회, 교사회, 학생회를 법제화하는 것이다. 교육의 3주체 가운데 두기둥인 학생과 교사들의 조직이 의무화되어 학교 민주화와 자치가 가능한 완전한 조건을 갖출 때까지 학부모회는 학부모와 학생, 교사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며 민주적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강물은 바다로 가는 길을 잃지 않는다고 한다. 참학이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 만들기를 꿈꾸며 교육의 주체로서 학부모회가 길을 잃지 않도록 견인차가 된다면 전국에 학부모회가 정착해 민주적인 학교문화를 만들어가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김명선 (교육자치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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