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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251호 폭력 당사자들의 문제해결 참여로 상처의 회복과 책임의식을 높이는 회복적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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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7-21 17:54 조회82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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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발표한 학교폭력에 대한 대책이 처벌 위주로 치중되어 학교폭력을 예방하거나 가·피해 학생들의 회복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 대책의 문제점에 대한 대안으로 제기되고 있는 ‘회복적 사법 대화’와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역할극상담사’에 대해 살펴본다.

학교에서 폭력 사건이 생기면 일반적으로 학교는 사건에 대해 조사하고, 드러난 가해학생의 행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고 가해학생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확인하고, 그에 대한 징계, 처벌 조치를 결정한다.
내 아이가 다른 아이로부터 폭행을 당했을 때 해결책으로 생각하는 것은 보통 이렇다.
“내 아이를 안전하게 지키려면 가해학생을 전학시키거나 퇴학을 시켜 내 아이와 만나지 않도록 해야 해.”
“내 아이의 고통을 알고, 재발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강하게 처벌해야 해.”


가해학생에 대한 엄정조치로 평화 회복될까?


그런데 과연 가해학생에 대한 엄정조치나 전학 등 격리시키는 것으로 피해학생은 그 피해로부터 온전히 벗어나 다시 평화롭고 자연스런 일상으로 되돌아올 수 있을까? 가해학생은 스스로 책임의식을 느끼고, 그 행동을 교정할 수 있도록 훈련시킬 수 있을까?
폭력 피해를 입은 학생, 부모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금전적 피해배상도 필요하지만, 사건과 관련해서 가해학생의 진심어린 반성과 사과이다. 또한 피해자로서 고통을 가해학생이 잘 알고,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안심하는 것이다.

 < 『학교폭력 대응방안으로서 회복적 사법 소년사법 실험연구』(2006,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참조 >

회복적 정의(Restorative Justice)란 무엇인가? 

 

학교폭력 문제는 그 무엇보다 피해학생과 가해학생들이 느끼는 소외와 무력감을 치유하고 동료학생들 사이에서 정서적 유대관계를 회복하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학교폭력으로 생기는 피해와, 폭력을 발생시키는 갈등요인에 대하여 학생들 스스로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대화과정을 통해 가해학생이 책임을 자각하고, 그리고 피해학생의 피해회복을 위한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것을 통해 근본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이러한 접근을 회복적 정의(Restorative Justice)라고 하는데, 회복적 정의 실천의 핵심 가치는 회복과 책임, 그리고 참여이다.


피해 가해 당사자와 보호자가 한자리에 만나 대화모임

평화여성회 갈등해결센터에서는 ‘피해자가해자대화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피해, 가해 당사자들로부터 일정 동의를 얻어) 학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 사건을 의뢰하면 갈등해결센터는 조정자들을 선정하여 각각 당사자들을 따로 만나는 예비조정을 한다.
우선 사건의 그때 상황, 배경, 느낌, 현재까지 미치는 영향, 고통, 바라는 바에 대해 충분히 듣고, 또 대화모임이 무엇이고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정보를 제공한다. 그래서 동의를 받으면 피해 청소년 당사자, 보호자, 가해 청소년 당사자 보호자가 한자리에 만나 대화모임을 연다.
먼저 피해자가 사건으로부터 어떤 고통을 받았는지,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결되기를 바라는 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가해자의 많은 경우, “고의로 그런 행동을 한 게 아니다. 장난이었다.” 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어떤 고통을 주었는지를 직접 들음으로써 자신은 장난으로 했을지라도 그 행동이 당하는 사람에게는 큰 고통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자신의 행동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는 마음을 갖게 되며, 피해자는 자신의 고통과 어려움을 가해 당사자에게 직접 이야기함으로써 피해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재발방지에 대한 약속까지...


그리고 회복을 위해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에 대해 당사자들이 충분히 의논하는 시간을 갖는데, 이 회복을 위한 방안에는 배상과 함께 피해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재발방지에 대한 약속이 포함된다. 진심어린 사과와 반성은 보복에 대한 두려움을 줄일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피해자에게는 사건으로부터 벗어나는 심리적 안정감을 가져다 줄 수 있다.
피해학생에게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약속은 누가 해주어야 하는가? 학교나, 부모가, 경찰이 아니라 가해학생이 해주어야 그 문제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당사자들의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과 회복은 나아가 학교의 학습환경을 좋게 하고 안전한 공동체로서의 모습을 만들어가는데 도움이 된다.

폭력이 발생한 다음보다 갈등이 생겼을 때 먼저


그런데 폭력이 발생한 뒤 해결하는 것보다 더 도움이 되는 것은, 갈등이 생겼을 때 서로간에 대화를 통해 풀어갈 수 있는 관점과 방식이 아이들에게 자연스러운, 학교의 문화로 자리잡게 하는 일이다. 자기 스스로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갈등해결과 평화교육, 또한 아이들간에 갈등이 생겼을 때 또래 친구가 중립적 3자로서 도움을 주어 대화로 풀어갈 수 있도록 하는 또래조정제도의 운영 등은 장기적으로는 우리 학교의 평화문화를 만들어 폭력을 근본적으로 예방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박수선 (사)평화를만드는여성회 갈등해결센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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