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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공성 | 250호 푸른빛으로 눈부신 숲속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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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7-21 17:50 조회85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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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농산어촌 소규모학교 통폐합 운운하는 가운데, 마침 원주 지역에 있는 작은 학교 ‘흥양초등학교’ 를 원주지회장 윤금옥님과 함께 돌아보면서 희망찬 미래를 꿈꾸어 보았습니다. 


“우리 학교요? 그야말로 푸른 학교죠. 산도 밭도 선생님도 아이도 죄다 푸르거든요.” 언제든 찾아 안길 수 있는 숲을 곁에 둔 아이들은 자연색을 그대로 빼닮아 가지요. 한겨울 앙상하던 가지가 봄이 되면 어김없이 연두 빛물감을 터뜨려 우리들 맘을 설레게 합니다. 매일 아침 수많은 나무와 꽃들이 풀어내는 비밀스런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면 어느덧 숲은푸른 녹음으로 우리를 물들이죠. 그래서 일까? 우리 학교 아이들은 참 푸르러요. 깔깔대는 웃음소리도 씽끗거리는 고 표정들도…. 1학년 꼬맹이들부터 제법 듬직한 6학년까지 하나로 어울려 공을 차는 학교가 어디 흔한가요. 형들은 동생들이 공을 찰 수 있게 한 발 물러나 주고, 내가 찬 공이 골대 그물을 출렁이게 만들때의 그 환희를 동생들에게 양보하는 학교가 또 있을까요? 치악산 자락에 위치한 우리 학교는 푸른 숲으로 둘러싸인 푸른 학교입니다. 실개천 돌다리를 퐁당퐁당 건너가면 지척에 숲체험장이 있지요. 지난 가을에는 숲속 야외 무대에서 학예회도 열었어요. 청명한 바람이 나뭇잎 하나하나를 두드리고 그 사이사이 햇빛을 채워 눈부시게 반짝이는 나무가 조명이되는 무대에서 아이들은 저 마다의 실력을 뽐냈지요. 뽐내는 사람이나 박수치는 사람 모두 같은 눈높이에서 즐길 수 있는 작고 낮은 무대에서 우리 아이들은 더없이 큰 꿈을 꿀 수
있었답니다. 아! 마음으로 전해졌던 따뜻한 박수와 함성소리에 뺨을 붉히며 당당했던 우리 아이들 모습이 지금도 눈앞에 선하네요. 

 일 년에 네 번 치악산 국립공원 홀씨학교 선생님들께서 자원봉사를 오셔서 숲체험교실을 열기도 해요. 벌써 숲에 익숙한 우리들이지만 이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녀석들도 꽤 있지요. 숲에 담긴 수많은 새 이야기가 펼쳐지는 날이거든요. 촉촉한 흙냄새를 더듬어 만나는 갖가지 식물과 동물들 이야기는 옛날이야기 못지않게 흥미진진합니다. 때로는 직접 애벌레가 되어보고 나비가 되어보고 뱀도 되어보고, 층층나무랑 키 재기도 해보고, 나무기둥을 양 팔 가득 담아보기도 해요. 그렇게 우리는 숲과 하나 되고 숲과 같은 색으로 물들어 갑니다. 참, 우리 학교 옆 작은 실습지를 빼놓을 수 없겠네요. 고사리 손으로 씨앗 하나하나를 꼭꼭 눌러 심던 때가 엊그제 인데 벌써 우리 실습지는 온통 푸르름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제 곧 바람과 햇빛과 아이들의 땀방울이 빗어낸 그 맛난 열매들을 한 입 가득 베어 물고 깔깔거릴 아이들의 모습이 그려져 나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이 번지네요. “푸른빛으로 눈부신 학교 교정에서 푸른 마음 한 켠에 저마다의 색깔로 예쁜꽃을 피울 줄 아는 빛나는 아이들이 있는 우리 학교, 어때요. 정말 푸르죠?” 장 윤주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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