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치 | 303호 놀이 맛보기, 딱 걸렸어! 와글와글 놀이터 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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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2-08 15:02 조회1,15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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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맛을 안다고, 지난 12월 2일~3일간 진행된 ‘와글와글놀이터 활동가 역량강화 워크숍’에서 가장 돋보였던 것은 바로 이
것이다. 놀이 맛을 알아야 아이에게도 맛보게 하고픈 생각이 들 테니, 첫날은 어른들이 옴팡지게 모여 놀자고
계획을 세웠다. 여러 지역에서 활동하
던 활동가도, 관심이 조금 생긴 새싹
활동가도 이번 워크숍에서 모두 이 작전에 딱 걸렸다.
팔도놀이 다 모여라, 전국놀이자랑
첫 시간은 ‘전국놀이자랑’! 대망의
‘자랑질’이 시작되었다. 이 동네 저 동네 주거니 받거니 놀이판이 열렸는데,
‘놀 때는 이렇게 노는 것이다’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자리였다. 광주지부에서 짝꿍놀이와 보자기 제기차기, 고
양지회에서 비빔밥, 상주지회에서 모서리왕놀이(죽음의 수 놀이), 성남지회에서 가위바위보 술래잡기(다른 이름-기다려 술래잡기, 친구야 미안해
술래잡기)와 참새둥지까지. 아주 꼬시게 놀다 보니 놀이 맛에 쏙 빠지고 말았다. 놀이는 어린이만 신나게 하는
게 아니라 어른도 신나게 놀수록 몸도 마음도 가뿐해진다는 걸 느꼈다.
몸으로 하나 된 시간, 얼씨구 대동놀이
흥을 이어 고정미 선생님과 강강술래를 제대로 맛보기로 했다. 온 몸이
흥 덩어리인 고정미 선생님을 따라 앞소리, 뒷소리를 익히고 ‘어디만큼 왔니? 당당 멀었다’와 같은 작은 짝꿍 놀이부터 큰 원을 만드는 놀이까지 강강
술래 대서사시가 자연스럽게 펼쳐졌다. 휘휘 몰아치며 한 몸이 되는 덕석
몰이, 문쥐새끼잡기, 엮였다 풀었다 호흡이 착착 맞아야 하는 청어엮기, 고사리꺾기, 거리낌 없이 놀아 제치는 자유로운 남생이 놀이는 혼자 놀이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우리들’의 힘을
느끼게 한다. 너른 마당에서 청어를 엮었다가 풀고, 고사리를 꺾어 아부지 밥상에 올리고, 비 오자 덕석을 몰았다가
비 개니 덕석을 풀면서 몸으로 하나 되
는 강강술래 맛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
흠뻑 빠져 놀 줄 아는 사람들 틈에서
기운을 받고 흥을 나누며 놀았던 시간은 이번 활동가 워크숍의 백미였다.
놀이의 지평을 넓혀라
“축구 시키지 마세요!”
문재현 소장님이 놀라 자빠질 말씀을 하셨다. 축구는 권력구조를 만드는 놀이라고. 공을 차지한 아이가 역할을 정해주고, 실수하거나 못하면 비난을 할 수 있는 힘까지 독차지하기
때문이란다. 옛날 우리가 하던 축구랑 지금 축구는 매우 다른 게 있다.
그때는 공을 처음 만난 때 그 순간 모두 평등했다. 다 서툰 개발에서 시작해 재간을 가진 아이가 될 때까지 오로지 시간과 노력과 몰입이 전부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그 아이의 재간은 돈으로 얻어지기도 한다. 축구교실을 다닌 아이가 유리하고 그 아이들이 공을 차지한다. 돈이 개입되는
순간, 놀이는 ‘평등’과 ‘공공성’이란 매력이 사라져 버린다.
문재현 소장님은 ‘놀이가 공동체의
밥이다’며 놀이 중심은 ‘공동체’라고
하셨다. 놀이 공동체만한 복지 시스템은 없다는 말씀이 참 인상적이었다.
어렸을 때 동네 공터에서 형 언니와
아우들이 어울려 놀았다. 그것이 형과 언니들이 아우들을 돌보는 완벽한
복지 시스템이며 자라면서 아우들을
이끄는 리더가 되고 선망의 대상이 되면서 품격을 갖춰가던 리더십 교육 시스템이었다는 것이다. 놀이, 이보다
쉽지만 강력한, 소소하지만 센, 저비
용으로 큰 효과를 내는게 있을까?
아이들이 살 미래, 결핍이 무엇일까
인공지능과 놀이, 한재권 선생님 강의가 시작되었다. 인공지능 로봇이 우리 곁에 성큼 가까이 다가온 것을 부정하거나 외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30년이 채 되기 전에 일상생활에서 우리와 함께 하게 될 것이란 것이
로봇공학자가 내린 전망이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가 고민할 것은 이전에 모든 기술이 그랬듯이 ‘결핍’, 그 결핍이
무엇일까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 우리는 지금 인공지능이 일상에
서 쓰이게 되면 어떤 결핍이 생기게
될까를 생각하고, 아이들 교육도 고민해야 한다고 하셨다.
강의가 끝나고도 질문이 길게 이어졌다. 강의가 놀이터 워크숍과 맞지 않
은 내용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과 매듭
짓지 못한 생각과 고민을 들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 미래 삶을 진지하게 생각하며 선두에 서서 교육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곳은 참학 뿐이구나’ 하는 생각 말이다.
와글와글놀이터 전망찾기
둘째 날은 전망찾기, 2017년 우리
회가 이끌어갈 놀이터 사업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서부지회는 중학생과 놀았던 사례를 발표했다. 가재울중학교에서 창체
시간과 쉬는 시간, 점심시간에 놀이를
시작했다고 한다. 놀이를 하면서 아이들의 불편한 권력관계를 보았는데, 6
개월쯤 지나자 그 관계가 해체되고 새
로운 관계가 형성되었다고 한다. 놀이
에 몰입하는 아이들도 생겨났고 게임
보다 놀이가 재미있다는 중학생들의
변화는 중학교 안에서 놀이 시도라는
점에서 매우 신선했다.
동북부지회는 방과후에 놀이터를
여는 학부모동아리를 소개했다. 서울
상원초에는 방과 후에 운동장에서 일주일에 세 번 아이들을 놀게 하는 학부모동아리 ‘하늘마당’이 있다. 아이
들이 놀 수 있도록 놀이터를 지원하는 학부모동아리는 ‘교육공동체 회복’
을 목표로, 학교 안에서 좋은 이웃을
맺으며 아이들에게 고향 같은 마을
만들기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고양지회는 2016년, 놀이터사업에
주력했다. 지원사업을 통해 처음부터
학부모회 활동하는 이들을 모아내 교육하고 학교별로 놀이터를 운영하도록 했다. 지원사업이 종료된 10월, 고
양교육지원청 학부모지원센터와 같이
후속 네트워크 모임을 구성해서 이끌고 있는데, 대곡초, 황룡초를 비롯해
여러 학교에서 벌써 놀이터 씨앗이 싹트기 시작했다고 했다.
어린이구호단체 ‘세이브 더 칠드런’
에서도 사례 발표를 했다. 놀이공간
이 절실했던 경기도 시흥초에 놀이시설을 마련하고 아이들의 변화를 관찰
했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놀 곳이 주어지자 관계, 집중력, 생활면에서 변화를 보였고, 교사들 자신들도 변화가 생겼다고 했다. 놀 곳이 생겼을 뿐
인데, 작은 시작이 여러 변화를 가져
왔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워크숍을 마치며
마지막으로 놀이터사업지원팀의 김
수현 팀장이 2017년 전망을 제안하며 워크숍은 마무리 되었다. 놀이터,
꼭 아이들에게 주고 싶지만 현실의
벽 앞에서 막막하기만 한 게 사실이다. 이번 워크숍이 그런 분들에게 힘이 되었을까? 워크숍 평가를 읽다가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사례 발표를
들으면서 용기가 생겼고 이후 활동을
어떻게 할 지 그림이 그려진다는 말이었다. 앞으로 우리회 본부가 지부지회 간 놀이터 사업을 더 많이 공유하고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한다고 하니
기대하며, 우리 동네에서 어떻게 놀이터를 일구어갈지 짬짬이 생각해 봐야겠다는 마음으로 워크숍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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