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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공성 | 259호 배움과 삶이 하나 되는 상탄초등학교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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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1-26 14:49 조회1,21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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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를 이야기할 때너나없이 입시구조를 먼저 이야기한다. 이런 입시 구조와 맞물려 학교와 학원을 넘나들며 시험공부에 바쁜 아이들의 일상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학생은 물론이고 학부모와 교사 역시 이런 현실의 변화 필요성은 늘 느끼고 있지만 학교를 바꾸는 데 있어 이러한 입시 구조는 늘 가장 강력한 장애물인 동시에 현실에 순응하게 하는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개별 학교 현장 현장에서 시험에 찌든 아이들에게 진정한 배움과 삶을 되돌려주는 것이 꼭 필요한 일이라면, 거대한 입시구조의 변화만 기다리고 있는 것은 너무도 막연하게 느껴진다.

 입시라는 구조적 문제의 해결을 통한 교육의 변화를 앉아서 기다리기보다는 현재 우리 학교부터 바꾸어나가는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며 상탄초등학교의이야기를 함께 나누어본다.

우리 학교 아이들이 다른 학교 학생들에게 흔히 하는 자랑 중에 하나가 바로 “우리 학교는 시험이 없다!”라는 말이다.아이들의 말처럼 상탄초등학교에서는 학교 단위 일제고사라 할 수있는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교육과정 운영에 있어평가 자체가 없는 것은 아니며 학생의 성장과발달 정도를 수시로 상시평가하는 체제로 평가 혁신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 이와 같은 상황에서 선생님들은 개별 학생 하나하나에 대하여 일제고사를 진행하던 때에 비해 더욱 세심하게 관찰하고 관심을 기울이며 1년에 총 5번의 통지표를 발송하였다.

 그 중 학년말 통지표는 모든 학교에서 운영되고 있는 교무업무시스템을 통해 출력한 통지표이지만 분기별로발송하는 4번의 행복통지표는 기존의 교과 위주 통지표와는 달리 학생의 학습, 생활, 인성,주제 활동 등의 내용이 골고루 포함되어있다.여기에는 학년군별 특징에 따라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들어있다.

● 1,2학년 : 사고, 감성, 학교생활과 또래관계, 신체와 의지
● 3,4학년 : 교과와 예체능, 주제 통합 활동내용, 생활, 주제평가
● 5,6학년 : 성장참조형 평가로 교사의 관찰내용과 함께 학생 자기 평가와 학부모 평가가 함께 이루어지도록 함


이런 평가 혁신은 평가 자체만으로 완결될 수는 없으며 학교에서 학생 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배움의 과정 자체의 변화와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하여 학교 교육목표에 맞추어 주제중심 교육과정 재구성으로배움이 살아있는 수업이 되도록 노력하였다.

이는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있어 교과의 분절된 구조에 갇힌 학습 활동만으로는 충분한 역량과 가치를 습득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이루어진 것이며, 올해 전국적으로 도입된 초등학교1,2학년 통합 교과서를 통하여 우리나라에도 통합교육과정 운영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넓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재구성된 교육과정은 기존의 40분 단위 획일적 수업 구조 속에서는 효과적인 진행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에 학생의 자연스러운 활동과 참여를 통하여 이루어질 수 있도록 블록 수업을 진행했으며, 학생이 스스로 배움의 주인공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배움공책을 제공하여 스스로 공부하고 탐구하는 방법을 익힐 수있도록 하였다.

이런 활동의 기반이 된 우리 학교 교육 목표는 아래와 같으며 이를 통하여 배움, 나눔, 문화예술, 환경생태, 진로 교육을 학년 수준에 알맞게 재구성하여 다음과 같이 운영하였다.

나눔교육교실과 학년에서 친구를 배려할 수 있는 각종 학년 단위 프로그램 운영, 다른 학년 간에도나눔이 이루어질 수 있는 오누이 활동, 동아리활동 등


● 환경생태교육
학교 안과 주변 지역에서 생태 체험 활동 진행,학교 텃밭 가꾸기, 먹거리 가꾸고 김장하기, 인근 황룡산 생태 학습, 학교 주변의 풀 숲 살펴보기, 장항습지 탐사 등


● 문화예술교육
교내에서 연극 및 음악 공연 관람, 주변 공연장에서 음악회 및 미술관 체험, 무용·연극·미술 등의 전문가 수업, 오카리나·우쿨렐레·기타 등의 학년군별 악기 연주 수업 진행 등.


위와 같은 노력들은 수업의 내용과 형식만 변화시킨 것이 아니었다. 노후한 학교를 꾸미는데 있어서도 기존의 인테리어 방식의 접근을 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 스스로 공간 디자인에 참여하고 꾸며나가도록 하였다. 이를 통하여 아이들이 보다 친숙하게 학교를 접하고, 학교의 주인공으로 스스로를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더 나아가 학생들은 학교를 상징할 수 있는 캐릭터를 스스로 도안하고 선택하여 학교에 대한 친근감과 공동체에 대한 자부심을 엮어주는 상징으로 삼는 이벤트를 진행하였다. 또한 기존의 교장실 공간을 학부모 카페로 바꾸어 학교가 지역사회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하였다. 이 역시 학부모들의 참여를 통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이렇게 교육과정을 보다 알차게 구성하고 진행하는데 있어 기존의 거대학급 규모의 학교 구조로는 한계가 있었으며, 이를 극복하고자 각 학년군별(1,2학년 / 3,4학년 / 5,6학년)로 작은 학교를 구성하여 상당 부분의 학교장 권한을 위임하였다.

 이는 학교의 변화를 위로부터의 요구와 강제로 이루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의한 것이었다. 작은 학교가 가지고 있는 여러 권한을 바탕으로 하여, 각 학년에서는 교육과정 운영 전반에 있어서 재량과 유연성을 가지고 대처할 수 있었으며, 이는 책무성의 강화와 더불어 보다 내실 있는 교육과정 운영이 가능하게 하였다 

현재 상탄초등학교에서 대단히 크고 거창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의미 있는 실천의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것이 가능하였던 이유를 꼽자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시작은 역시 내부형 공모제 교장 선출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학교의 변화는 2011년 평교사 출신 내부형 공모제 교장의 부임과 더불어 시작되었다. 평소 교사의 입장에서 꿈꾸었던 학교의 모습을 실천하는데 있어 평교사 출신이라는 것은 사람들의 우려와는 달리 강점으로 작용하였다. 아침 등굣길이나 교내에서 교장선생님께 스스럼없이 대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으며, 학교장이 직접 수업에 참여하여 생활지도와 상담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또한 위에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교장실 공간을 학부모 카페로 내어놓고, 작은 학교 단위로 권한의 상당 부분을 위임한 것 역시 평교사 출신이었기에 더욱 수월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결국 어느 조직이나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는꼭 필요한 것이라 본다. 그것이 바로 우리 학교의 선생님들이 여러 가지로 애쓰면서도 웃으며생활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되지만, 이를 위해서는 서로의 꿈을 바탕으로 실천 방법을 함께 공유하고 소통하는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이유로 나는 우리 학교의 내년은 올해보다 더 행복할 것이라고 믿는다. 또한 이것은 상탄초등학교 구성원들의 공통된 믿음일
것이다.
                                                                                            주영진 (상탄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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