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 266호 2013년 학생인권실태조사 결과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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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1-19 16:33 조회93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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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일, <인권친화적 학교+너머운동본부>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 교육연구소>는 전국 학생인권·생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이 조사는 학생인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확산된 만큼 실제학교현장의 변화가 있었는지 를 살펴보기 위해 기획하였다. 특히 학생인권조례나 혁신학교 등 교육청과 학 교 차원에서 인권정책을 추진할 경우 학생들의 인권 수준이 실질적으로 향상 되는 효과를 낳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조사 결과, 학생인권과 학교 민주주의의 시계는 여전히 멈춰서 있음이 재확 인되었다. 체벌, 두발·복장단속, 강제 야자·보충, 학생 자치권묵살 등과 같이 오래 전부터 개선이 요구되어 왔고 정부와 교육청 차원에서도 시정을 위해 나 름 노력해 온 학생인권 문제들도 여전히 학교 현장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다.
1. 학생인권 실태
1) 체벌과 언어폭력
학생 간 폭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위기감은 높은 반면, 학교의 학생에 대 한 폭력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줄고 심지어 '무서운 학생'들을 잡기 위해서 는 '무서운 교권'을 확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주장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학교, 학원, 가정 가운데 체벌과 언어폭력을 가장 자주 경험하는 곳 으로 '학교'를 꼽았다. 학교의 폭력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학생 간 폭력('학교 폭력')만을 이야기하는 이중성에 대해 성찰해보게 되는 지점이다.
학생들에게 최근 1년간 관리자나 교사에 의한 언어폭력을 직접 당하거나 목 격한 적이 있는지 조사했다. 이에 대해 언어폭력 경험이 전혀 없다고 답한 학 생은 42.3%, 체벌 경험이 전혀 없다고 답한 학생이 47.0%로 절반에도 이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절반 이상의 학생이 체벌과 언어폭력으로 인한 공포와 불안을 경험한 것이다.
체벌과 언어폭력이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장소로 응답자의 70.8%로 학교 를 꼽았다. 공교육의 수행 장소인 학교가 가장 폭력적인 장소로 꼽힌 것이다.
2) 벌점제 시행 현황과 폐해
벌점제가 시행되고 있는지에 대해 질문해 보았더니 전체의 59.7%가 그렇다 고 답했다. 벌점제는 초<중<고로 올라갈수록 더 많이 도입·시행되고 있는 것 으로 나타났다.
벌점제에 대해 학생들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벌점제의 폐해는 더 잘 드러난다.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벌점 기준의 모호성, 학생을 협박하는 도구라는 성격, 벌을 받는 학생 수의 증가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고, 학생과 교사 사이가 멀어진다고 답한 학생도 52.8%에 이르러 벌점제가 오히려 교 사-학생 관계를 왜곡하는 효과까지 빚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에 반해 벌점 제가 체벌 대체 효과가 있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는 답변은 39.2%에 그쳤 다. 또한 벌점을 받았을 때의 내 행동을 반성한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고 답한 학생이 64.8%에 이르러 교육적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벌점을 없애려고 일부러 착한 일을 하거나 신고한다는 응답도 34.3% 에 이르러 벌점제가 학생의 인성을 파괴하는 비교육적인 결과를 초래하고 있 음을 알 수 있다. 벌점제는 체벌의 대체 효과가 미비하고 오히려 비육적 효과 를 낳는 폐해가 확인되었다.
3) 두발·복장 규제
두발 규제의 경우, 학생인권조례 시행과 학생인권에 대한 관심의 확대로 많이 줄어들었다고 생각되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학생들의 53.4%가 자주 또는 가끔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발규제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을 물어보았더니, 두발규제의 정당화 논리로 흔히 거론되는 ‘학업 성적향상’에 대해 학생들의 92.7%가 동의하지 않는 것으 로 나타났다. 두발규제로 인해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답한 학생도 절반 가까이 에 이르러 두발규제가 학교생활 스트레스 요인의 주범임을 알 수 있다. 반면 학교가 일률적으로 두발을 규제하기보다 학생 스스로 정하는 것이 좋다고 생 각하는 학생은 83.6%에 이르러 절대 다수의 학생이 두발규제에 반대하고 있 음을 알 수 있다.
4) 차별 경험
차별 경험에 대한 질문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47%가 ‘성적에 의한 차별’을 경 험한다고 답하였다. ‘외모여성/남성을 이유로 한 놀림이나 차별’도 34%, ‘장애 로 인한 차별’도 28.8%에 이르렀고, 학급회나 학생회 출마를 제한하는 경우 도 ‘26.8%’에 이르렀다.
가정형편을 함부로 공개하거나 가정형편을 이유로 차별하는 것은 비교적 낮 은 경험률을 보이는데 이는 기초 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에 대한 학비지원 이 비공개 인원만이 접근하는 시스템에 따라 이루어지고, 무상급식이 확대되 면서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보편적 복지 시스템이 차별 시정에도 기여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5) 입시교육으로 인한 압박과 강제 수업
학생은 정규교육과정 이외의 교육활동의 경우에는 자유롭게 참여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과중한 학습 부담에서 벗어나 적절한 휴식과 다양한 문화·사회 경험을 누릴 기회를 보장받아야 하는 것도 물론이다. 그러나 성적 공개처럼 공부/시험에 대한 과도한 압박, 정부와 교육청에서도 공식적으로는 금지하고 있는 강제 학습이 사실상 학교 현장에 횡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 났다.
공부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일이나 시험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자주 또는 가 끔 있다고 답한 학생은 38.9%, 민감한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성적을 공개하는 잔인한 행위가 자주 또는 가끔 있다고 답한 학생 역시 38.3%로 ‘전혀 없다’고 답한 학생 비율에 비해 더 높게 나타났다.
6) 인권침해 경험 정도
다른 형태의 인권 침해에 비해 두발·복장 단속의 경험률이 가장 높았고, 학 생들이 그나마 힘든 학교생활을 견딜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복지시설이나 급식 에 대한 불만이 그 뒤를 이었다.
2. 학생들의 학교생활에 대한 의식
‘학교에 있으면 숨이 막힌다.’고 답한 학생은 34.2%,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 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는 답한 학생은 40.6%, 등, 절반 가까운 학생들이 학 교생활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절반 가까운 학생들이 학교의 공정성, 안정성, 반차별, 동등한 대우, 교육제도의 공평성 등 에 대해 의구심을 표했다.
이렇게 궁지에 몰린 학생들이 많음에도 학생들은 외로웠다. 학교로부터 따 뜻한 지지와 보살핌을 기대하기는 힘들었다. ‘학교가 성적 외에 다양한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가?’라는 질문에 59.0%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 다. ‘고민이나 약점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학교 선생님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64.4%에 이르는 학생들이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학교가 학생인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 부정적 으로 답한 학생도 절반이 넘는 51.5%에 이른다. 반면, ‘학생인권을 보장하는 법/제도가 필요하다'고 답한 학생은 77.7%로 압도적 찬성률을 보였다. ‘학생 인권을 존중하면 학생도 교사를 존중한다.’고 답한 학생 역시 76.2%에 이르렀다.
3. 학생인권조례, 혁신학교 등이 학생인권 향상에 미치는 영향
학생인권조례가 학생인권을 향상하는 데 기여하고 있는가를 살펴보기 위해 조례 시행 여부에 따른 학생인권의 지역별 차이를 살펴보았고 매우 유의미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혁신학교와 일반학교의 차이도 살펴보았는데, 혁신학교의 경우 학교 별 특성에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학교 차원에서 권위주의적이고 폭력적 생활지도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따라서 혁신학교와 일반학교의 차이는 학교의 새로운 문화 형성을 위한 노력과 교육청의 뒷받침이 학생인권 에 실질적 개선 효과를 가져 오고 있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된 다. 비교 결과, 매우 유의미한 차이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었다.
1) 체벌·언어폭력 발생률 차이
2) 학교생활에 대한 생각 차이
조례의 시행 여부와 혁신학교 여부는 학생들의 학교에 대한 생각에도 큰 영 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에 있으면 숨이 막힌다.’는 질문에 대해 조 례 시행 지역의 학생들은 23.3%가 그렇다고 대답한 데 반해, 미시행 지역에서 는 41%가 그렇다고 답하였다. 같은 질문에 대해 혁신학교에서는 15.2%의 학 생이, 일반학교에서는 37.6%의 학생이 그렇다고 답해 학생의 정서적 상태에 학생인권조례와 혁신학교가 긍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를 그만두고 싶은 생각을 할 때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조례 시행 지역에서는 32.3%, 미시행 지역에서는 45.8%로 나타났고, 같은 질문에 혁신 학교에서는 14.0%, 일반학교에서는 45.4%로 나타나 매우 큰 차이를 보여 학 생들이 학교에 좀더 애착을 가질 수 있는 조건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학교는 학생을 차별한다.’에 대해 조례 시행 지역에서는 26.8%의 학생이 그 렇다고 답한 반면, 미시행 지역에서는 49.3%의 학생이 그렇다고 답했다. 일반 학교에서는 절반에 가까운 45.4%의 학생이 그렇다고 답한 반면, 혁신학교에 서는 14.0%의 학생만 그렇다고 답했다. 학생인권조례와 혁신학교가 차별 시 정 에도 기여함을 알 수 있다.
‘학교 규칙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대해 조례 시행 지역에서는 27.9%, 미시행 지역에서는 53.4%의 학생이 그렇다고 답했다. 같은 질문에 일반학교에서는 49.0%의 학생이, 혁신학교에서는 13.1%의 학생이 그렇다고 답해 큰 차이를 보였다. 학생인권조례와 혁신학교 정책이 학생들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도 기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학생인권이 존중하는 방향으로 학교가 변하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조 례 시행 지역의 학생들은 58.0%가 그렇다고 답한 반면, 미시행 지역에서는 42.5%에 머물렀다. 같은 질문에 대해 혁신학교는 70.1%의 학생이, 일반학교 는 44.5%의 학생이 그렇다고 답했다. 조례 시행 여부보다는 혁신학교 여부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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