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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자치 | 268호 아이들과 함께하는“아빠, 학교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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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1-19 15:35 조회1,09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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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학교가 아이 들을 가르치고 기르는 곳이라는 말은 먼 나라 옛 날 이야기처럼 들리는 것이 요즘 대한민국 사회 의 현실이다. 교실 붕괴와 학교 폭력은 일상이 되 어버렸다. 많은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교육을 위 해 허리가 휠 정도로 막대한 사교육비를 쏟아 붓 고 있다. 최근 사설 교육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초 등학생 학부모의 57%가 자신을 에듀푸어(수입에 비해 과다한 사교육비 지출로 인해 경제적인 곤 란을 겪는 계층)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중 20% 는 사교육비를 감당하지 못해 심지어 빚을 내는 경우도 있다. 학교가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의 기능에서 멀어지고, 학부모들이 입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이들을 사교육으로 내몰고 있 는 사이에 아이들은 자신의 꿈을 잃은 채 신음하 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실 앞에서 학교 구성원인 교사, 학부모, 학생들은 좌절해왔다.

 그러나 한 줄기 작은 빛처럼 우리에게 희망이 다가오고 있다. 서울형 혁신학교 3년 차인 상원 초등학교는 학교 현장에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 는 희망의 사례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중에 서도 학부모가 학교와 소통하고, 아이들의 배 움을 위하여 아버지들이 한 달에 한 번, 1박 2 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12년에 결성된 상원초등학교 아버지 모임 은 작년부터 아빠들이 아이들과 친밀감을 높이 면서 자연스럽게 학교행사에도 참여할 수 있도 록 프로그램 기획부터, 아이들이 마을을 생각 하고 공동체 의식을 높이기 위한 행사를 진행하 고 있다. 친환경 장담그기, 상원가족체육대회, 장내리기, 태양광 자동차 만들기, 천연 모기향 만들기, 폐교를 활용한 수련원에서 야외 캠프, 야외 물놀이, 송편 만들기, 지역의 불우한 이웃에 친환경 된장·간장·송편 나 누어 배달하기, 마을잔치, 속 닥속닥 야간산행, 심야영화 관 람, 김장담그기, 혁신교육을 사 랑하는 선생님들을 위한 후원 의 밤 등의 행사를 진행했다.

 엄마들 없이 아빠들과 아이들 만이 함께하는 행사는 “아이들 에게 해방되는 엄마들의 적극적 인 권유로 아빠들이 모임에 오 게 되었지만, 모임에 참여하면서 스스로 더 많이 힐링이 되고 있 다.”는 아빠들, “평상시에 일터에 서 늦게 끝나 아이가 공동체 안 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몰랐었 는데, 이런 행사를 통하여 아이 의 생활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 었다.”는 아빠들 등 자발적 참여 자가 늘었다. 연인원 2,000여 명이 참여했고, 우 리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820여 명 중에 아버지 들 1/3이 아버지 모임에 다녀갔다. 지금은 매달 200명에서 300명 규모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같이 아버지 모임은 매달 정기적인 모임 을 통하여 아빠와 아이들은 마을을 생각하게 되고 서로 친밀감을 높였다. 그리고 아이들이 또래들과 집단으로 놀면서 스스로 놀이를 주도 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는, 지역 사회 에서 학교의 바람직한 모습과 학교에서 학부모 들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실천하고 있다.

 아버지 모임은 서울의 아파트가 밀집한 상계동 에 자리 잡고 있다. 지역의 공동체는 파괴 되고, 골목문화는 사라지고, 서로의 익명성을 바탕으 로 개인화와 경쟁화가 팽배한 지금 시대에 아버지 모임은, 혁신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공동체 의 회복을 일반 아빠들과 같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런 활성화에 영향을 받은 서울지역 혁신학 교들과 경기도·강원도 지역의 혁신학교들도 속 속 아버지 모임을 만들어 아이들과 행복한 학교 를 만들려고 준비하고 있다.

 

함께하는 마음

 

 우리 학교는 아버지 모임 활동이 굉장히 활발 합니다. 처음 아버지 모임 결성을 위해 신청서를 받을 때, 전달하는 교사 입장에서는 얼마나 많은 아버지들이 신청서를 내실까 기대도 하지 않았습 니다. 사실 대부분의 가정에서 아이의 학교에 관 련된 모든 일은 어머니들이 담당을 하시는 편이 지요. 그런데 비교적 많은 아버님들이 신청서를 내시기에 놀랐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놀란 것은 모임이 만들 어진 후 매달 아버지 캠프를 열고 있다는 사실입 니다. 담당자가 아니라 자세한 사항은 알 수 없지 만, 아버지 캠프를 학교 담당자가 주관하여 행사를 했다면 이렇게 진행하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아버지 모임의 많은 분들이 아이들을 위해 자발 적으로 행사를 주최하고 계시는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아버지 캠프 통신문을 나눠주면서 마음 따 뜻한 문구가 있어 감동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아 버지가 자녀와 함께 참여하기 힘들다면 아이만 보내도 된다.’ 하룻밤이지만 내 아이만의 아버지 가 아니라 우리 모든 아이들의 아버지가 되어주 시겠다는 생각이 있는 것 같아 감사한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아이들도 아버지 캠프 통신문을 받 으면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체험도 하고 동네 어르신들을 모시고 봉사하는 모습을 보면서, 힘든 세상이지 만 ‘함께하는 마음이 모이니까 좋은 일도 해내는 구나!’하고 응원의 마음도 생기더군요.

 사실 직장 일에 쫓기다 보면 가끔 내 아이의 일 이 가장 뒷전이 되어버리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 러다 보면 가정에서 아빠의 자리가 점점 사라지 지요. 나중에 나이가 들어 아버지로 돌아가고 싶 어도, 그때는 이미 아이들이 기다려 주지 않습니 다. 오히려 간섭만 하는 아빠라고 더욱 튕겨져 나 가버리지요.

 아버지 캠프의 프로그램에 참여만 하더라도 아빠의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말이라도,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아이들과 함 께해 주시면 훗날 질풍노도의 시기가 오더라도 우리 아이들은 마음속에 아빠의 자리를 남겨 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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