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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270호 해봄이의 총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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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1-17 16:05 조회99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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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총회를 따라 유성으로 갔다. 공기도 전주 보다 맑고, 유스호스텔 앞에 운동장이 있어서 뛰 어놀기 좋아 보였다. 그렇지만 눈이 와서······. 유스호스텔 안은 마치 휴게실처럼 생겼다. 나는 안 을 돌아다녀 보고 밖에도 나가 보았다. 안에 있는 강의실은 꼭 우리 학교 영어실처럼 생겼다. 그래서 왠지 모르게 친근감이 느껴졌다.

 엄마의 강의가 시작되자 나와 오빠는 게임을 시 작했다. 처음에는 정말 재미있었는데, 하다 보니 지루해졌다. 그러다 친구에게 메시지가 왔는데 심 심해서 해봤다는 것이다. 나는 ‘마침 잘 됐다’하고 친구와 대화를 하였다. 친구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니 기분도 더 up 됐다. 하지만 친구와 대화도 끝나고 나는 심심하여서 밖을 나갔다. 그 때 빗방울이 뚝~뚝~뚝~ 하고 내 머리로 떨어졌다. 나는 ‘이제 정말 할 게 없다’ 하고 생각 하는 순간 짜잔~ 하듯 어떤 선생님께서 우리를 강의실로 데려가셨다. 돌봄 선생님이셨다. 우리는 선생님과 함께 비누를 만들었다. 비누냄새가 좋은 것은 아니었다. 오빠도 같은 느낌이 들었는지 선생님께 물어 보 고 창문을 열었다. 밖의 냄새는 비가 온 후의 상쾌 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렇게 비누 만들기는 끝이 났다. 냄새가 좋지 않았지만 재미있었다. 그리고 영화도 보았는데 너무 재미있게 봐서 좋 았다. 다음에 또 오고 싶어졌다.

                                                                                                   최해봄 (전주동신초 4학년)

 

참교육을 실현하는 그날이 오리라

총회 일정은 빠듯했다. 만 하루에 이르는 동안 두 번 의 토론회와 발표, 세 시간을 훌쩍 넘긴 정기총회, 그리 고 뒤풀이는 그 시간만큼 뜨거웠고 참교육학부모회의 속내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경북 상주로 귀농한지 8년차, 이제 농부로서 겨우 자 세가 잡힐만한 시기에 참교육학부모회 상주지회와 인연 을 맺게 된 것은 순전히 세상 돌아가는 꼴 때문이었다. 귀농 당시 꿈꾸었던 소박한 삶의 행복조차도 거듭되 는 사회의 구조적 퇴행 앞에서 무기력할 수밖에 없다는 절망감, 뭔가 참여하고 실천해야겠다고 다짐을 거듭할 때 참교육학부모회가 다가왔다. 상주지회 역시 영남지 역의 다른 지회처럼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던 차에( 실제 다른 지회에 비하니 매우 양호한 축에 들었음) 지 회총회 때 존폐까지 논의하다가 다시 한 번 잘해보자 는 결의에 손을 잡게 되었다. 귀농 전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총회를 보면 그 단체의 참모습을 볼 수 있다는 나름의 안목을 갖게 되었다. 대 다수 실무자들이 회원의 무관심과 불참을 이유로 총회 를 그저 일 년에 한 번 때우는 행사로 경시하고, 심지 어 감사 기능까지 설렁설렁 넘어가는 모습도 종종 보였 다. 결국 소수의 실무자와 명망가(지역의 온갖 직책 다 꿰차는) 중심의 운동으로 전락하고, 간혹 도덕적으로 망가지는 일도 있었다. 이런저런 기대와 예상을 하며 참석한 참교육학부모 회 전국총회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지회의 다양하고 재 미있는 소개와 고교 서열화에 따른 문제점 및 대책에 관한 토론회부터 열기 띤 질의와 응답, 의견들이 개진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남자들의 참석이 늘어가고 저 녁식사 후 개최된 정기총회는 매우 엄숙하고 진지한 분 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예산 관련과 경북지부의 해산 지회 등 처리 안건에 들어가서는 예정된 시간을 넘기면 서까지 치열한 의견이 오고갔다. 척박한 땅에 힘겹게 만든 지회가 결국 해산으로 귀결될 때, 경북 지부의 일 원으로서 착잡한 심정을 감추기가 어려웠다. 혼선 끝에 집행부의 시의적절한 마무리로 총회가 끝 나고 시작된 뒤풀이는 전국 각지의 특산물들이 차려지 고 총회의 긴장감을 풀어주기에 충분한, 즐거운 시간이 었다. 잘 노는 만큼 일도 잘 한다는 말이 있듯이 여흥 은 새벽까지 이어지고, 잠시 눈을 붙인 후 다음날 일정 역시 차질 없이 진행되었다. 지방자치교육과 선거관련 현지의 생생한 사례 발표, 총회를 마무리하는 학부모 결의문 낭독과 기념촬영을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면서 1박 2일의 긴 시간이었지만 ‘다녀오길 잘했다’는 마음이 들었다. 다만,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대학 서열화와 교육을 통 한 계층상승의 욕구를 우리 스스로 버리지 못하는 한 참교육의 실현은 무망한다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참 교육에 대한 철학적 고민과 실천보다 제도개선에만 매 달릴 수밖에 없는 참교육학부모회의 활동과 대한민국 의 교육현실이 안타까웠지만, 껍질부터 깨고 들어가 언 젠가는 참교육을 실현하는 그날이 오리라는 믿음을 다 잡아 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종락 (상주지회 홍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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