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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공성 | 240호 교육공공성을 찾아서 도시속작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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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7-25 15:12 조회8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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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형 대안학교 ‘도시속작은학교’의 시작
  도시속작은학교는 한국청소년재단에서 IMF 이후 6개월간 진행한 공공근로사업을 계기로 2001년에설립되었다. 이 사업은 교육 및 상담을 전문적으로 한 사람들과 학교 밖 청소년(중퇴청소년)들이 함께한 것으로 중퇴청소년들을 위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사업은 성공적으로 진행되었으나 문제는 이 사업이 끝나면 여전히 학교 밖 청소년들은 갈 곳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대안교육에 큰 포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경제적으로 빈곤한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중퇴청소년들에게 학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자는 의견에 큰 뜻을 모았고, 그 결과 민간단체에서 만든 첫 번째 도시형 대안학교를 마포에 설립하게 되었다. 그 후 2001년 구로에 학생들이 학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였고, 2002년에는 마포작은학교와 남부구로학교가 통합되어 용산 ‘도시속작은학교’가 탄생되었다.

 

위탁형 대안학교 ‘서대문 도시속작은학교’의 개교와 두 학교의 통합

​  2005년, 한국청소년재단이 서대문청소년수련관을 위탁 경영하기로 결정하면서 수련관 내에 대안학교를 운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학교가 수련관 안에 있으면 수련관의 많은 시설을 학습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당시 학교운영을 미인가로 할 것인지 아니면 위탁형으로 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을 하였고, 그 결과 서대문 청소년수련관에는 위탁형 대안학교를, 용산에는 그대로 미인가 대안학교를 두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위탁형 대안학교를 운영하고자 하였을 때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수련관에서 대안학교를 운영하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었고, 더구나 위탁형 대안학교에 오는 학생들은 작은학교를 잠시 거쳐가는 공간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미인가 대안학교를 운영하던 교사들이 위탁형 대안학교를 운영하게 되면 많은 상처를 받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걱정을 벗고자 위탁형 대안학교를 시작할 때 몇 가지 원칙을 세웠다. 우선 학생들이 우리 교사들만의 아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수련관 모든 직원의 아이들이 되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신입생이 들어오면 모든 수련관 직원에게 소개하고, 수련관 직원들과 학생들이 함께 청소 등의 작업을 함으로써 학생들이 수련관을 학교와 별개의 공간으로 생각하지 않도록 하였다. 그리고 학생들이 우리 학교를 잠시 거쳐 가는 공간이 아니라 자신들의 학교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수련관 개관 준비 단계부터 참여시켰고, 학교를 만들어가는 것은 학생들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문화를 만들도록 하였다. 2007년에는 보다 질 높은 교육적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용산에 있는 미인가 대안학교를 서대문 청소년수련관으로 이전하여 운영하기 시작하였다.

 

도시속작은학교의 브랜드 교육Ⅰ도보여행과 마운틴 프로젝트

  도시속작은학교의 전체 교육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두 번의 여행으로 1학기 도보여행과 2학기 마운틴 프로젝트다. 작은학교의 전통이라고 할 수 있는 도보여행은 올해 아홉 번째로 서울에서 강원도 속초까지 총 240km를 걷는 8박 9일 간의 대장정이었다. 도보여행의 목적은 단순한 극기가 아니라 종착점에 도착했을 때 학생들이 성취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무엇인가를 꾸준히 해본 경험이 없는 학생들에게 8박 9일 간의 도보여행은 매우 지루하지만 이러한 시간을 견디다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하게 된다. 도보여행을 통해 학생들은 무슨 일이든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게 되면 결국에는 끝을 보고 성공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배울 수 있게 된다.

  마운틴 프로젝트는 2학기 때 가는 산 여행으로 작년에는 5박 6일 동안 지리산 둘레길을 다녀왔다. 도보여행의 목적이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라면 산여행은 산을 오르는 동안 계속 인내하고 이러한 인내의 시간 속에서 여유를 갖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여행학습을 통해 학생들은 책상 앞에만 앉아 있어서는 평생 배울 수 없는 성취감과 인내, 그리고 여유를 배우게 되고, 한 단계 더 성장하게 된다.

 

도시속작은학교의 브랜드 교육 Ⅱ 공연교과와 인턴십
  수련관 안에 학교가 있다는 가장 큰 이점은 수련관의 많은 공간을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여 다양한 교육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소극장이나 음악실을 사용하여 밴드수업, 아카펠라 수업, 연기수업, 보컬수업 등을 할 수 있고, 이러한 공연수업이 작은학교의 주요 교육과정이 되었다. 현재는 1인1기를 목표로 모든 학생들이 하나의 악기를 연주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작은학교가 중요시하는 교육 중 하나는 바로 진로교육과 인턴십이다. 진로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이냐가 아니라 나는 누구이며,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에 대한 자아 및 가치관 탐색이다. 자신이 어떻게 살고 싶은지 먼저 생각해 보고 자신이 지향하는 삶에 적합한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진로교육의 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진로교육에 있어서 빠질 수 없이 것 이 인턴십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이 인턴십을 통해 직업적인 기술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는 부차적인 것이고, 우선적인 것은 대인기술 등 사회생활을 하면서 꼭 필요한 기술을 습득하여 사회성을 높이는 것이다.

 

도시속작은학교의 브랜드 교육 Ⅲ 자서전.......그리고 졸업
  작은학교의 졸업은 다른 학교와 다르다. 학생들이 졸업을 하려면 반드시 자서전을 써야 하고, 졸업생과 재학생, 그리고 교사들이 모두 함께하는 졸업식을 준비한다. 자서전을 쓴 학생만이 진정한 의미의 졸업을 하는 것이고, 그렇지 못한 학생은 단순한 수료일 뿐이다. 위탁형 학생들은 작은학교의 졸업장을 받지 못해도 본교의 졸업장을 받게 되어 형식상 졸업이라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럼에도 학생들이 자서전을 쓰고 졸업공연을 준비하는 이유는 학생들 스스로 작은학교의 구성원이라는 소속감을 가지고 있으며, 작은학교에 다닌 기간을 매우 의미 있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서전을 쓰고 졸업공연을 준비하는 동안 학생들은 작은 학교에서의 생활뿐만 아니라 지금까지의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의 삶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고, 다음 시간에 대해 계획할 수 있게 된다.

 

도시속작은학교 : 선배와 후배의 만남
  작은학교에는 도보여행 마지막 날 목적지에서 전년 선배들이 후배들을 맞이하는 전통이 있다. 아무도 학생들에게 부탁하지도, 연락하지도 않았지만 학생들 스스로 찾아와 후배들을 안아주며 수고했다고 토닥여 준다. 자기가 받은 것을 후배들에게 돌려주고, 이 후배들 또한 다음 후배들에게 전해주었으면 하 는 마 음에서 우러나오는 행동일 것이다. 몸은 이미 떠났지만 작은학교와 후배들을 생각하는 역대 졸업생들의 마음이 담긴 전통이라 더 의미가 있다. 수능이나 졸업 준비 기간이 다가오면 졸업생들이 후배들에게 경험담을 들려주고 조언을 해주기 위해 졸업생과 졸업예비생들 간의 만남의 시간을 갖는다. 재학생들은 졸업생들과의 만남을 통해 작은학교의 전통을 배우고, 선배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미래에 대해 현실적인 고민과 대안을 찾게 된다.

 

성취감, 그것은 정말 가치 있는 것

  도보여행은 작은학교 학생들이 가장 싫어하는 행사 중 하나입니다. 하루 종일 걷고 밥 먹고 걷고 자고 또 걷는 생활을 7박 8일이나 해야하다니… 걷는 게 재미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하지만 도보여행은 어떻게 마음먹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걷는 것이 즐거워지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힘들게 걷는 대가로 뭔가를 얻어가지고 갈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도보여행을 두 번 다녀왔습니다. 첫 번째 도보 때는 도착지점에 도착 했을 때 그저 안도하며 ‘이 지겨운 게 끝났구나! 내가 다음 년도에 또 여기 오면 사람이 아니다’라는 생각만 했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 도보 때는 안전요원을 맡았고 꼭 뭔가를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도보는 시작되었고 여전히 힘들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포기할 수 도 없는 상황이고 그러고 싶지도 않았으니, 결국 계속 걸었습니다. 그리고 이 학교의 마지막 도보에 종지부를 찍는 순간이 왔습니다. 이번에는 안도감뿐만이 아니라 굉장한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역시 도보여행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결말이 달라지는 건가 봅니다. 작년에는 빨리 도보여행이 끝나기만을 바랬고, 결말도 그저 그런 안도감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올해에는 내 스스로 도보를 통해 뭔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출발을 했고 그래서 정말 좋은 결과를 낳았습니다. 도전이 있어야만 무슨 일이든 시작을 할 수 있을 테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노력, 이것이 있으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도보여행은 우리를 도전하는 투사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노력을 하면 사회에 나아서도 성취감을 느끼며 살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이번 도보는 나에게 커다란 망을 안겨주었습니다. 그저 아무것도 모르고 살았었는데 말입니다.
                                                                                                                      박민(졸업생)

 

나는 나에게 도전을 했다

  도시속작은학교를 졸업하려면 필수적인 조건! “자서전”, 나는 나에게 도전을 했다.

  처음엔 쉬울 줄 알았다. 옛날 일을 생각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닐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쓰려고 하니 한 순간 눈앞이 깜깜해지기 시작했다. 목차를 짜내는 것부터 시작했는데 목차조차도 안 나와서 너무 짜증이 났고 너무너무 쓰기 싫었다.

  전쌤은 우리에게 자서전을 쓰지 못하면 그냥 수료생으로 끝난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수료를 하던지 졸업을 하던지 그것은 우리 자유지만 만약 우리 중 아무도 졸업생이 없게 된다면 선생님은 선생님을 할 자격이 없고 자신이 없을 것 같다고 하셨다. 그래서 난 그날부터 난생처음 게임 때문이 아닌 자서전 때문에 날밤을 새면서 일주일 만에 겨우 다 쓰게 되었다.

  처음에 자서전을 쓰면 뭐가 달라질까 왜 자서전이 졸업의 필수조건일까라고 생각했지만 쓰고 나니 알 것 같다. 옛날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나를 돌아보면서 반성의 계기가 되었고 좀 더 달라지고 노력하고 변화해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자서전은 10대의 마지막, 그리고 나를 다시 되돌아보며 소중했던 추억들을 정리하는 보람 있는 순간이었다. 솔직히 난 수능전보다 지금이 더 긴장되고 초조한 순간이다. 수능과 대학보다 도시속작은학교에서의 졸업이 내겐 더 중요하다.

  항상 말하지만 졸업의 제일 큰 이유는 ‘유종의 미’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는 습관과 내면의 성숙함을 기르고 싶었다. 처음 내가 이 학교에 왔을 땐 정말 제멋대로였지만 이 학교를 다니면서 나의 단점들을 조금씩 고쳐왔는데, 졸업이 그 마무리 단계인 것 같다.
                                                                                                                   김효린(졸업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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