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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306호 내 인생의 전환점, 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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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4-20 17:29 조회99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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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전환점, 세월호


 2014년 4월 16일, 그날은 딸 아이의 두돌 기념 촬영일이었다. 아침부터 부지런히 준비하고 스튜디오로 향하는 동안 접한 소식은 제주도로 가던 배가 침몰했지만 전원이 구조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참 다행이다’라고 생각하고 촬영을 마친 뒤에 다시 뉴스를 봤는데 바다 속으로 침몰한 배 안에 승객이 갇혀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게다가 대부분의 승객이 수학여행을 가던 고등학생이라니! 그 때부터 온종일 TV 앞을 떠나지 못했다. 모두 무사히 구조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잠도 못 자고 생존자 소식을기다렸다. 대대적인 구조 활동이라고 보도하는 언론은 다 거짓이었고, 오히려 유가족을 감시하고 고립시키는 치 떨리는 정부의 행태를 보았다. 구조를 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방해하는 상황까지 대안언론의 영상으로 생생하게 지켜보면서 배신감, 좌절감, 분노에 휩싸여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렸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인터넷 엄마 카페에서 침묵시위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나갔다. 5차까지 계속되는 엄마들의 행진에 꾸준히 참여했던 사람들과 모임을 갖고,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두 세 번씩, 엄마들이 모여서 정말 절실하게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이참사는 남의 일이 아니었다. 진상 규명을 하지 않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나에게도 언제든지 벌어질 수 있는 끔찍한 일이었다. 그 동안 쌓인 적폐 때문에 벌어진 비극. 그 진실을 밝히겠다는 희생자들과의 약속. 그렇게 세월호 참사는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내 아이와 가족의 안위만을 위해 살았던 나는, 이제 대한민국의 모든 아이들을 위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어른으로서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 진실규명을 위한 책임감,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기대감으로 참학 활동을 하고 있다.
 내 작은 노력으로 과연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가끔 마음 속에 갈등이 생길 때 하늘에서 지켜볼 세월호 희생자들과 절규하는 유가족을 떠올린다. 그리고 다시 다짐한다. 그래!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그 약속 지키기 위해 오늘도 힘을 내야지. 나는 우리 아이들을 지켜줄 위대한 엄마니까.


강영미 (대전지부 부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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