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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248호 녹색 앞치마를 두른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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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7-25 15:56 조회81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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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라초등학교 녹색어머니회에는 유일한 남자 회원이 있다. 4학년 엄태준 군의 아버지 엄형석 씨 (47)이다. 그는 학부모가 되고나서 지금까지 녹색어머니회에서 교통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교사들의 어려움 중 하나가 학부모 봉사단체 회원모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신청서를 받자마자 내가 할 수 있는 학부모 봉사를 살펴보 았죠. 건축사무소 출근시간이 10시여서 아침시간 에 할 수 있는 교통봉사가 딱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몇 번 활동을 한 후에야 ‘어머니회’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남자는 엄형석 씨 단 한 명 뿐! 

  그는 덥수룩한 수염에 모히칸 헤어스타일을 한 좀 남다른 외모의 남자다. 녹색 앞치마를 두르고 노란색 깃발을 들고 아이들 등교를 돕는 모습은 다 른 사람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중년의 남자가 낯선 어머니들과 함께하는 봉사가 어색했을 텐데도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자리배치를 하는 정도는 제 나이가 되면 어색하지 않아요”라며 웃음을 짓는다. 엄마들도 꺼리는 교통봉사 활동을 마다하지 않 는 그의 모습이 건강하고 당당해 보인다. 

  기억에 남는 일이 있는지 궁금했다. 그는 “첫날, 같은 반 아이의 어머니가 저의 앞치마 끈을 뒤에서 매주는데 처음 보는 분이어서 많이 어색하더라고요. 한 해는 신청서에 제 이름을 적었는데 활동시간 표 통신지에는 아이의 엄마 이름이 적혀 있었어요” 라며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이의 반응도 궁금 했다. 태준 군은 “아빠가 멋있어요. 좀 떨어진 곳에 서 했기 때문에 아빠가 깃발 드는 모습은 보지 못 했지만, 그래도 아빠가 계속 했으면 좋겠어요.”라며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이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봉사에 대해 많은 시간을 내야하는 어려운 일로 여긴다. 그러나 그는 엄마들이 참여하는 녹색어머니회에서 아이들의 교통안전 지킴이가 되어주는 멋진 아버지이다. “교통정리는 깃발을 들고 내리고 하는 단순한 동작만 하는 게 아니에요. 교통상황에 맞게 적절히 통제해야하는 일이여서 아빠들이 하면 더 잘할 수 있는 일인 것 같 아요. 앞으로 아빠들의 참여가 더욱 많아지면 좋겠어요”라며 돌발 상황에 대해 아빠들의 순발력이 필요함을 이야기했다. “또 학부모들에게 최소한의 교육이 이루어지면 좀 더 안전한 등교가 될 것 같아요” 라며 모두가 안전한 활동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도전했다. 

  그에게 봉사란 무엇이냐는 질문에 “자기만족인 것 같아요. 아이들이 안전하게 등교하는 모습을 보 면 만족감을 느껴요. 아마도 제 스스로 기분을 좋게 하려고 하는 것 같네요”라고 대답했다. 앞으로 학교의 어느 곳에서 볼 수 있는지 궁금하던 중에 “요즘 재능기부에 대해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기회가 주 어지면 아이들에게 건축과 관련된 직업 이야기를 해 주고 싶어요. 아이들 수준에 맞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까요.”라며 교통봉사 외에도 학교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는 그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김정인(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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