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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자치 | 249호 참 소통으로 배운 학교운영위원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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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7-25 16:42 조회94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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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2년차 중학교 학교운영위원이다. 혹여 내 아이의 입신양명을 기대하고 학교운영위원회에 참여했다면 일주일전 배달된 등기우편 ‘제 1회 학교운영회의 안건’을 보자마자 후회할 일 이다. 무려 열 가지가 넘는 안건에 ‘설마 이걸 다 할 수 있겠어? 하다가 못하면 다음에 하겠지’라 는 생각으로 정신없이 있다 보면 위원장의 방망이 내려치는 소리만 연신 들리고, 빨리 회의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심정으로 앉아 있게 된다. 또한 안건별로 무엇을 중점적으로 보고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지 답답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1년 내내 말 한 마디 안 하거나 말하는 사람만 말하는 풍경을 만들기도 한다.

  나는 예·결산 소위원회에 참여했다. 처음 회의에 참석해보니 전년도 세입세출총결산을 학교회 계년도 마감에 맞춰 새로 구성된 운영위원들이 하게끔 되어 있었다. 예산도 세워보지도 않은 위원들이 결산부터 보려고 하니 도대체 알 수 없는 용어들과 뒤섞여 큰 금액에서 작은 금액까지 뭘 어찌 봐야하는지 전혀 감 잡을 수 없었다. 학교 내에서는 회계와 관련하여 행정실장 외에는 누구에게, 어디에 물어봐야 할지 모르겠고, 학교 예·결산 심사에 대한 별도의 교육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교사들도 부서별 책정된 예산에서 알뜰 하게 쓰려고 노력할 뿐 예산에 대해 잘 모르고 예·결산 소위원회에 참여한 교사라고 하여 기대만큼 전문적이지 않았다. 그래서 두 번째 학운위 활동에서도 다시 예·결산 소위원회에 참여하여 외부강사를 초빙해 교육을 받았다. 

  소위원회 위원들과 세출예산을 살펴보면서 꼭 필요한 예산인데 삭감되어 학생들이 불편할 수 있는 항목을 찾아서 실제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도 했다. 예산을 임의로 줄여놓고 학생들의 장난으로 휴지낭비가 심하다고 하여 매주 월요일에만 휴지를 주겠다는 행정실의 일방적인 태도에 실태조사를 하고 안건으로 상정할 방침이었다. 학생회 임원들과 학부모회, 예·결산 소위원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었다. 화장실 사용의 문제점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문고리와 핸드드라이어 등 예상 밖의 이야기가 나왔고, 학생들은 주체로서 스스로 반성하며 해결방안을 제시할 줄도 알았다. 잠시나마 진정한 소통의 기쁨을 맛볼 수 있는 소중한 자리였고 어른들이 지켜야 할 것도 있지만 학생 스스로 자치활동을 통하여 규칙을 준수하고 지켜낼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기다려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지애 (구일중 학교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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