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 245호 학교 폭력, 어떻게 대처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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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7-25 15:49 조회71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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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못하게 만드는 분위기 자체가 학교폭력입니다
어머니의 속상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합니다. 참 힘드실 것 같습니다. 아이에게도, 그것을
바라보는 부모에게도 학교폭력은 상처입니다. 이런 상처가 없는 세상이 와야 할 텐데요. 어머니께
서는 아이가 불합리한 상황에서 왜 자기의 의사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지에 대해서 궁금하고
화가 나신다고 하셨는데, 그것 때문에 아이가 계속 당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
아이가 의사 표현을 못하기 때문에 자주 당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반은 진실
이고 반은 진실이 아닐 수 있습니다. 아이의 침묵은 학교폭력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지만, 동시에 학
교 폭력 상황 자체이기도 합니다. 이미 아이는 말할 수 없는 상황 안에 놓여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
가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폭력적인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이 아니라, 이미 폭력적인 상황이 진행되
고 있다는 징후로 이해하셔야 된다는 것입니다.말을 해도 안 통하는 분위기라면?
어머니의 우려와는 달리 아이가 말을 했으나 통하는 분위기가 아니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
리고 아이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아이가 싫다는 말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말을 해도
투명인간 취급을 받는다면 더 이상 말을 하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말은 원래 힘을 가지고 있습니
다.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거나 말을 통해 상대방이 자신의 의사대로 움직이게 할 수도 있습니다.
어머니가 가지고 계신 말에 대한 생각, 그리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말에 대한 힘을 아이
는 갖고 있지 못한 것입니다. 말에서 힘이 사라져버린 것입니다. 그 원인은 주변 친구들의 잦은 무
시나 비난일수도 있고, 어머님의 조바심일 수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아이가 하는 행동은 ‘침묵’이거
나 ‘혼잣말’입니다. 어머니의 생각대로 아이는 처음에는 말이 없어질 것입니다. 잦은 패배를 경험하
느니 패배의 경험을 가져오는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은 것이 바로 침묵의 방법입니다.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아예 이야기를 하지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인지
라 다른 아이들과 말을 섞지 못하더라도 타인과 소통하고 싶고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표현하고
싶은 소망은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이럴 경우 아이는 ‘혼잣말’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혼잣말처럼
보이지만 실은 혼잣말이 아닙니다. 타인에 대한 의사소통을 시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을 보고
다른 아이들은 오히려 이상한 아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하고
싶어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읽어줘야 합니다. 대화에서 실패하는 아이들은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싶
지만 동시에 자신의 말에 대한 대답 없음을 경험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혼잣말처럼 하고 마는 것
입니다. 말의 힘을 살려주는 일 우리는 누구에게나 무시 받지 않을 권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또 무시하지 말아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존중받고 존중해야 할 권리와 의무가 있습니다. 아무리 사소한 것일지라도 우리는 피해자의 입장에서 상황을 볼 수 있는 눈을 갖추어야
합니다. “그것은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고 말하는 것은 가해자의 생각일 뿐입니다. 교실은 가장 작은
자의 목소리에 귀기울일 수 있는 여건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일부 선생님들은 교실 내에서 ‘스탑 제
도’라는 것을 도입하기도 합니다. 자신이 상처 받았을 때, 그리고 자신의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당했을
때, 자신이 또는 자신의 친구들이 ‘스탑’이라고 외치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상황이 종료가 되어야 함과 동시에 전체 학급 회의가 열리게 됩니다. 이러한 시도들은 아직 미약하기는 하지만 언어의 본래의 기능을 되찾고, 아이의 권리를 되찾는 데 기여할 수 있을것입니다. 언어가 언어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아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 중의 하나가 일요일 같은 휴일에 외식을 하러 나가서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서 “자, 우리 대화하자.”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평상시에는 서로에 대해 냉정하다가 그렇게 형식적이고 연례행사처럼 이루어져야 하는가에 대한 거부감의 표시라고 생각합니다. 학교에서 패배의 경험을 안고 온 경우라도 오히려 집에 와서 그것을 숨기고 말하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아이의 상처가 집에서도 치유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침묵이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부모에 의해 핀잔을 듣게 된다면 아이는 부모님에 의해 또 한 번 상처 받을 수 있습니다.세상에서 상처받고 오더라도 집에서는 쉴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요즘에는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 안팎에서 아이는 상처투성이가 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자녀가 자신에 의해 상처받지 않도록 부모님도 노력하셔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에 부모님과 아
이 사이에 의사소통의 시간과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셔야 합니다. 얼굴을 볼 시간이 없다면 예전에
도시락 쪽지처럼 작은 쪽지를 전달해도 좋고, 거실에 작은 칠판을 마련해도 좋을 것입니다. 서로
의 생각들이 전달될 수 있고, 아이가 자신이 충분히 사랑받아야 하고 가치롭다는 생각을 잊지 않도
록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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