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저는 | 305호 꼰대는 되지 말아야지 | 정혜란 (경남지부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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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8-09 15:19 조회99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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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라는 숫자가 점차 늘어나면서나 자신도 모르게 위축됨을 때때로 느낍니다. 이전에 한 번도 느껴보지못했던 뭔지 모를 불안함, 외로움의 정체가 무엇일까를 곰곰 들여다 보면서 관계의 중요성, 그 속에서의 존재감이 사람이 살아가는데 얼마나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지도 다시금 생각합니다. 몇 년간 참학 활동을 멈추고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벌어지는 개인적 삶의 별일을 치르고 사느라고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다보니 한창 단체활동에 몰두해 있던 때는 몰랐던,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마음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정체성의 욕구와 존중받고 싶은 욕구가 내 안에도 크게 자리잡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습니다. 거창한 말 밀쳐내고 쉽게 말하자면, 그냥 생각이 비슷하고 허물을 보여도 돌아서서 뒤통수 당기지 않고, 다소 사는 방식과 취향이 다르더라도 서로 맞춰 줄 줄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마음 편하게 살고 싶더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제가 좁은 지역에 오랫동안 살다보니 여러 단체, 조직들에 얕게, 또는 깊숙이 발을 담그고 있는데, (지난 몇 년간 대부분의 활동들을 멈추다시피 했지만) 관여하고 있는 여러 단체들을 보면서 참으로 안타까운 일을 보았습니다. 함께 뜻을 모으고 즐겁게 힘을 합쳐 활동해 나가야 할 사람들이 내부 갈등으로 인해 너무나 서로를 아프게 하고 상처를 주면서 관계를 무너뜨리고 있는 겁니다.
그렇지 않아도 나 자신 나이 탓, 개인 환경 탓 해가며 의기소침해져 가고 있던 차에 마음 편히 비빌 곳을 갈구하고 여기저기 기웃거렸으나 보여지는 모습들은 마음과 머리를 더 무겁게 하고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활동에 대한 의욕 저하와 상처로 힘들어하면서 이에 대한 치유와 회복이 절실한데 구성원들은 ‘일’이라는 명분에 더 무게를 두고 있고 관계 회복에는 큰 관심이 없는 듯 보여, 정말 우리들이 내세우는 가치는 무엇이며 활동하는 사람들 각각의 내면에는 어떻게 자리 잡고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기더군요. 역사가 오래된 단체임에도 이러한 갈등 패턴이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니 정말 안타까운 일이지요.우리들이 내세우는 가치들은 우리의 삶 속에서 바로 투영되고 가족과 이웃들과의 관계 속에서 녹아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나 자신을 바꾸고 뭔가 역할을 해보고자 지난 1월에 한국평화교육훈련원에서 2주간 회복적정의 생활교육워크숍에 참여하여 의미 있는 공부를 하고 왔습니다.
긍정을 바탕으로 하는 관계의 힘을 믿으면서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이 안에서 자연스레 자리잡는 서로에 대한 존중을 기본 패러다임으로 하는 이 내용들은 학교폭력문제를 비롯한 다양한 갈등 상황에 접근할 수 있는 방식으로 앞으로 학교현장, 여러 조직과 집단에서 적용할 수 있는 영역이 참 많다는 생각입니다. 저로서는 지금 업그레이드한 지 얼마 안 된지라 아직 마음속에 따끈따끈한 열정과 의욕이 충만한 상태입니다. 적어도 내가 속한 집단에서 만큼은 따뜻하게 마음 편히 서로를 지지하고 격려해 줄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이런 저런 길을 찾아보고 있는 저를 보면 나름 꽤 괜찮아 보이기도 하고요.
자동차도 연식이 오래될수록 새롭게 정비해 줘야 할 게 많듯이 사람도 그래야 하겠지요? 한창 정비중인 요즘입니다.
정혜란 (경남지부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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