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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306호 진실마중대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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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4-20 17:24 조회1,1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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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마중대의 계절


 “연인이라면 사계절을 함께 지내 봐야 한다”는 말이 있다. 꽃이 피는 봄, 작렬하는 태양의 여름, 시린 공기의 가을, 세상이 하얀 겨울까지 사계절을 모두 함께 나 봐야 비로소 그 사람을 제대로 알 수 있다는 의미다. 내겐 진실마중대가 그랬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때가 2014년, 내가 고등학교 때의 일이고 지금이 벌써 2017년의 봄이니 진실마중대와 함께한 사계절이 벌써 세 번째나 돌아오는 셈이다. 진실마중대의 계절은 어쩐지 늘 봄 같았다.
 아직 꽃샘추위가 덜 풀린 3월의 어느 날 교복치마를 입고 추운 듯 종종 걸음을 하며 “저 리본 더 주세요!”하며 몰려오는 고등학생들의 무리, 부채 질로도 가시지 않는 땡볕더위에 시원한 음료수를 양손 가득 들고 민망한듯 서명대를 두리번거리다가는 “이거라도 드시고 하세요” 불쑥 봉투를 내미는 회사원, 청계천 축제가 한창인 가을이면 연인의 손을 잡고 꼭 서명대를 들러 리본 하나씩을 나란히 가방에 달고 가시는 분들, 한 겨울에도 꽁꽁 언 손으로 서명을 하며 눈시울을 붉히시는 어머님들. 이 아름다운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한, 내가 기억하는 진실마중대는 언제나 봄이었고 앞으로도 봄일 것이다.
 다가오는 세 번째 봄. 이제는 ‘세월호’ 없는 광화문이 상상조차 되지 않을 만큼 세월호는 우리 모두의 삶의 흔적이 된 듯 하다. 3년 간 서명대를 지켜 온 우리 모두와 한 번이라도 이 곳에 발걸음을 멈추고 아이들의 생명 앞에 눈물을 훔쳤던 모든 이들의 마음이 하나가 되어 외치고 있다. “생명은 진실로 우
주보다 귀하다고”
 세상은 급변하고, 내일이면 무엇이 진리가 되어 있을지 모르는 어지러운 세상이라고들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어지러운 서울의 한복판엔 304명의 아이들이 웃고 있다. 변하는 세상 속
에서 변하지 않아야 할 가치는 무엇인지, 웃고 있는 영정 속 아이들이 우리에게 분명히 말해주고 있는 듯하다. 그 아이들을 바라보며 진실마중대는 오늘도 외친다. “세월호를 인양하라! 진상을 규명하라!” 우리의 외침과 공감이 계속되는 한 이 곳의 계절은 늘 봄일거라 다시 한 번 확신한다. 다만, 다가오는 세 번째 봄 만큼은 조금 더 ‘진실’에 한 걸음 ‘마중나가는’ 우리이기를, 작년과 같은 바람으로 또 한번 바래본다.


목선재 (서울여대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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