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공공성 | 261호 성심 안의 작은 만남‘카페 유채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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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1-20 17:04 조회1,02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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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 원효로에 위치한 성심여자고등학교
는 올해로 유채반(특수학급)이 생긴지 3년째가
되었습니다. 인문계 사립고교로서는 드물게 특
수학급 설립을 자원한 성심여고는 가톨릭 정신
과 성심학원의 교육이념을 바탕으로 운영되며
올해로 개교 57주년을 맞이한 전통을 자랑하
는 학교입니다. 인성교육과 입시의 현실을 어떻
게 함께 살려나갈 것인지 고민하던 시기를 보
내고 있던 차에 많은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의
우려 속에서 특수학급이 생겨났습니다
한 해 한 해 지날수록 성심의 힘이 느껴진 것
은 장애학생들에 대한 모든 분들의 마음을 통
해서였습니다. 따뜻한 학교 분위기와 늘 웃음
으로 학생들을 맞아주시는 선생님과 수녀님들,
누군가 차별대우라도 할라치면 정의감에 불타
는 열성으로 이야기하러 오는 학생들, 수업시
간에 어떻게든 더 참여시키고 싶어 애쓰시는
마음들, 돌봄을 넘어 점차 우정으로 대해주는
친구들 안에서 유채반(특수학급) 학생들은 지
금껏 경험하지 못한 진정한 통합의 경험을 하
고 있었습니다. 장애학생에 대한 폭력 없이 이
렇게 따뜻한 학교는 처음 본다며 만족스러워하
시는 학부모님들의 반응에서도 ‘역시 성심은 다
르다’라는 확신을 점차 가질 수 있었습니다.
지난 3년간의 학교 안에서 일어난 다양한 변 화와 공감, 서로 깊이 이해하게 되는 모습들을 지켜보면서 느끼게 되는 것은 입시경쟁구도에 전전긍긍하는 고등학교 현실을 분명히 직시하 면서도 특수학급을 만들고 키워낸 것이 분명 의미 있는 일이며, 약하고 작은 존재에 대한 우 선적 선택이 결국은 학교 전체 분위기가 공감 과 통합으로 나아가는데 미약하게나마 기여했 다는 점입니다.
학교 안에서 공감과 소통이 일어날 때, 작고 약한 존재에 대한 사랑이 커져갈 때, 장애학생 들과 함께 살아나가는 법을 몸으로 배워갈 때, 나의 존재에 대한 감사함 또한 커져가고 이는 일상의 변화와도 결코 무관하지 않음을 학생들 을 보며 실감합니다. 휠체어를 타는 지체장애 학생을 야간자율학습 이후까지 교문 앞으로 데 려다주며 봉사를 마다하지 않는 학생이 이러한 일들을 자발적으로 수행하면서도 학업 또한 매 우 성실하다는 소식을 전해 듣게 될 때, 인성교 육과 학문교육의 양 날개를 동시에 펼치고자 노력하는 선생님들의 노고에 유채반 학생들이 보탬이 되며 진정한 상생을 드러내는 상징이 되 는 것 같아 감사드리게 됩니다.
2013년 올해는 유채 3학년의 첫 시작을 위 해 특수학급의 직업교육용 카페인 '유채랑'이 문을 열었습니다. 인문계 고3 수업에 온전히 참여하기 어려운 특수학급 3학년 학생들을 어 떻게 교육할 것인가라는 고민 안에서 생겨난, 학생들이 취업을 준비하며 서비스 훈련 및 직 무지도를 받게 되는 교육공간입니다. 유채반 학생들은 졸업 후 취업과 관련한 직업교육을 중점적으로 받게 되며, 학교 내에서 직업실습 프로그램과 직장체험 훈련을 함으로써 현장에 적합한 직무기술을 습득하고 직업적 자립의 기 반을 마련합니다. 특히 서비스업무가 적성에 맞는 학생들과 관련분야로 취업하고 싶은 학생 들을 위주로 교육을 합니다. 그 외 분야로 취업 할 학생들 또한 기본 직업교육을 위하여 카페 실습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카페 이름을 짓기 위해서 많은 선생님들과 학 생들이 이름 공모에 참여해주셨고, 투표로 정 해진 ‘유채랑’이라는 이름은 ‘유채반과 함께’, ‘유 채반 학생들의 방’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 다. 학교의 관심과 사랑 속에서 생겨난 카페 유 채랑은 아직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유 채반 학생들이 직접 서빙도 하고 주문도 받으 며 음료를 만들어 제공한다는 사실 자체로도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소박한 기쁨과 활력이 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점심시간마다 부리나 케 달려와 긴 줄을 서서 기다리지만, 유채반 학 생들의 서투른 주문솜씨와 계산 속도에 짜증내 지 않고 도와주는 따뜻한 모습에 보는 이들의 마음도 너그러워지곤 합니다. 친구들과 선생님들을 맞이하는 유채반 학생 들도 이제 특수학급의 울타리를 조금씩 벗어나 학교라는 작은 사회 안에서 친구들에게 맛있 는 음료도 만들어주고 선생님들께도 기쁨을 드 리는 역할을 신나게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조금씩 사회와 맞닿아가며, 함께 사 는 기쁨을 안고 유채반 학생들은 매일 한 뼘씩 자라나고 있습니다. 이를 지켜보는 교정 안의 많은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마음 또한 한 뼘 더 넓어짐을 확인하며, 오늘 하루도 성심(聖心)의 따뜻한 사랑이 유채반 학생들을 만나는 분들 의 마음 안으로 퍼져나가기를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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