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 235호 국립교양대학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대학체제 개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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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8-10 16:00 조회89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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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사교육비
최근 강남에 거주하는 주부를 만난 적이 있다. 큰아이 가 내년에 고등학교에 진학하는데, 연고대 입학을 확실하 게 보장해주는 고급 과외를 알아보니 한 달에 300만 원 짜리와 500만 원 짜리, 800만 원 짜리가 있었다고 한다. 1억 원이 약간 넘는 남편의 연봉으로는 감당할 수 없어서 고급 과외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왜 부모들은 사교육을 시키려고 하는 것일까? 좋은 사교육을 받으면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좋은 대학에 들어 가면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좋은 직장이 부족하고 소득 양극화가 심해진 것이 사교육을 증가시키는 가장 궁극적인 원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좋은 직장을 많이 만들고,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하는 것이 사교육을 없애는 근본적 인 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회경제 구조가 아직 안 바뀐 상태에서도 어느 정도 사교육을 줄이고 공교육 을 정상화시킬 방법이 있다면 그것을 추구해야 한다.
기존의 제안 : 국립대학 통합 네트워크
기존에 진보 진영에서 제시된 대학 체제 개편 정책의 하나로서 국립대학 통합 네트워크 안이 있다. 흔히 서울대 폐지론으로 더 많이 알려진 이 방안은 다음과 같은 내용이 핵심이다.
서울대학교를 포함하여 전체 국립대학을 하나의 통합 네트워크로 묶는다. 서울대는 학부 모집을 하지 않고 대학원 중심대학으로 전환한다. 입시는 고등학교 내신 성적 70%와 대학입학자격시험 30%로 선발한다. 대학 캠퍼스 배정은 추첨으로 정한다.
국립대학 통합 네트워크 정책은 사립대학에 대하여 분명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 큰 약점이다. 사립대학이 통합 네트워크에 들어와서 무시험 추첨으로 학생을 모집하는 데 찬성하지 않는다면, 서열 체제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더 나빠진다. 국립대 대신 연고대 같은 사립대학이서 열체제의 정점을 차지하게 되기 때문이다. 만약 학원에서 작성하는 성적 배치표에 통합국립대학의 위치가 수도권 중위권의 사립대학 정도로 규정된다면, 사교육 완화 효과는 거의 없어진다.
국립교양대학 안은 국립대학 통합 네트워크 안의 정신을 살리면서도 그것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제출되었다.
국립교양대학 개요
① 현재 6-3-3-4 로 되어 있는 학제를 일단 6(초 등)-5(중등)-2(교양대학)-3(일반대학)으로 개편하였다가, 준비 과정을 거쳐서 2(유아)-5(초등)-5(중등)-2(교양대 학)-3(일반대학)으로 개편한다. 고등교육 과정은 교양대 학 과정 2년, 또는 기술대학(전문대학) 과정 2년과 일반대 학 3년으로 구분하되, 진로를 다양화한다. 일반대학은 고 등학교 졸업 후 교양대학을 거쳐서 진학한다.
② 법학, 교육학(사범대), 경영학, 회계학, 의학, 약학, 행정학, 외교학 등 전문직 자격증이 부여되거나, 고위공 무원 등 좋은 직업이 확실하게 보장되는 교육 과정은 전 문대학원 과정으로 설치한다.
③ 교양대학 과정은 전국 단일의 국립교양대학을 설치하여 교육한다. 교양대학 시설로서는 권역별로 일반대학 과 기술대학(전문대학)의 시설을 활용한다. 교양대학은 입학 자격고사를 실시하여 일정 이상의 학력을 가진 학 생들을 선발하여 권역별로 배정한다. 입학 자격고사는 논술 형식으로 출제하고, 절대평가로 하며, 대학 수학 능력이 있는지의 여부만 평가한다.
④ 교양대학은 인문, 사회, 자연, 공학 4개의 계열로 운영한다. 교양대학의 교수 학생 비율은 20대 1 이내로 하고, 주기적으로 순환 근무하도록 한다.
⑤ 일반대학 입학은 교양대학 내신 성적 70%와 논술형 태의 대학별 학과별 논술고사 30%로 선발하도록 한다.
⑥ 교양대학은 무상으로 한다.
국립교양대학의 효과
가.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 감소 교양대학 도입으로 초중등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변화가 나타날 것이다.
첫째, 공교육이 정상화될 것이다. 교사들은 입시의 압력에서 해방되어, 창의적이고 자주적인 교육을 함으로써, 공교육이 정상화될 것이다. 고등학교에서도 혁신학교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사교육이 줄어들 것이다. 대학교에서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여야 하는데, 사교육은 스스로 생각하는 습관 형성에 방해가 되는 측면이 있다. 공부 시간의 배분도 문제가 된다. 어렸을 때 체육 활동을 많이 시켜서 신체를 튼튼하게 만들어 놓는 것도 중 요하다. 부모들도 의무감에서 다소 해방될 수 있다. 성인이 되어 교양대학에 가서 경쟁한 결과로 인생이 결정된다면, 그것을 부모의 책임이라고 보기는 힘들 것이다.
셋째, 초중등 과정 사교육이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그 성격은 완전히 변할 것이다. 반복해서 문제풀이를 시키는 암기 위주의 주입식 사교육이 아니라 논리력과 창의력 개발을 위주로 하게 될 것이다.
다음으로 교양대학 과정을 생각해 보자. 교양대학에서 좋은 일반대학에 진학하려면 열심히 공부해야 할 것이고, 경쟁도 치열할 것이다. 그러나 이 경쟁은 신체가 다 성장한 상태에서의 경쟁이므로, 신체 발육에 지장을 주지 않 을 것이다. 성인으로서 자기 판단과 선택에 따른 경쟁이므로 결과에 대하여 스스로 책임을 지게 할 수 있다. 국가경쟁력의 관점에서 보면, 대학교(대학원 포함)에 공부시간을 많이 배분하는 나라일수록 더 경쟁력이 있다. 교양 대학 과정에서 새로운 사교육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교수마다 교재와 내용에 차이가 나고, 학문적 입장도 다르고, 학생들이 듣는 과목도 각각 다르고, 여러 과목을 선택하게 되므로, 사교육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다. 교양대학 교육이 미국의 교양학부 수준으로 강화되 면 저녁에 리포트를 작성하고 발표 준비를 하느라 사교육을 받으러 다닐 시간도 없을 것이다.
나. 일반대학의 서열체제 완화
국립교양대학 안은 대학의 서열체제를 완화시키는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그 중의 하나는 권역별로 국립대와 사립대를 합쳐서 권 역별 대학 네트워크를 만드는 방법이다. 각 도별로 국립대 학과 사립대학을 묶어서 하나씩의 권역별 대학 네트워크 를 형성하고 집중 지원하여 수도권 상위 사립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권역별 네트워크는 일반대학원과 전 문대학원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권역별 대학 네트워크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높이는 좋은 방법의 하나는 졸업생들에게 일자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공무원, 공기업, 국가연구교수 등의 선발에 권역별로 TO 를 할당하도록 한다.
국립교양대학 예산
교양대학 시설은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의 시설을 활용 하므로 시설비가 추가되지 않는다. 현재의 대학 시설은 2020년이 되면 30% 이상 과잉이 될 것이다. 2009년 대 학 등록금 총액은 14조 원이었고 장학금을 제외하면 12 조원 정도가 된다. 따라서 교양대학과 기술대학 2년을 무상으로 하면서 질 높은 교육을 하는 데 1년에 6조원 정도면 충분하다.
무엇보다 한 해 사교육비가 40조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볼 때, 사교육비가 절반만 줄어든다면 이 정도의 금액은 얼마든지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 이미 민주당은 반 값 등록금을 위해서 3조1천억 원의 예산을 쓰겠다고 약속한 상태이다. 조금 더 노력하면 6조 원은 충분히 마련할 수 있는 돈이다.
강남훈(한신대학교 경제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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