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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공성 | 220호 내가 바라는 학교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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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9-12 15:12 조회9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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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올해 충학교에 입학했다. 새로운 학교와 친구 선생님들 환경 모든게 기대되었다. 이런거야 초등학교나 유치원이나 같겠지만 교복을 입고 복장 단속도 하는 것 보면 역시 중학교다라는 느낌이 확 들어 왠지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그렇게 일 년이 지나갔다.

너무 빨리 느껴지는걸 보면 내가 일년을 재미있고 보람차게 보낸듯싶다. 친구들도 재미있었고 함께 있어서 즐거웠다. 그렇지만 그런 친구 사이라도 금방 멀어질 수 있는,재미있던 학교생활을 단번에 무너뜨려버리는 게 있다. 시험. 고사. 요즘에는 사교육의 세상이 되었다. 집집마다 아들 딸들 학원 안보내는 집이하나 있을까 말까다.그렇게 많은 아이들이 학원에 다니고 밤늦게까지 공부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 이유가뭔가? 그저 시험이다. 시험 성적 잘나오기 위해서. 다 자식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결국 바라는게 뭔가?좋은 대학?좋은 직업? 학원에서 그저 외워서 알게 된 답이 어디에 쓸모가 있을까? 내 친구들도 대개는 학원에 다닌다. 그런 친구들은 공부를 잘한다. 영어도 잘하고 수학도 잘 푼다. 한번은 내가 영어 문장짜임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아서 친구에게 물어봤다. 그런데 친구는 내게 그 설명을 해주지 못했다. 그래서 어떻게 영어 문장 만들 줄 아냐고 물었더니 학원에서 가르쳐 준 것뿐이라고 했다.

모든 걸 외워서 잘하게 된 것과 그 뜻을 제대로 알아서 잘하는 것은 다르다. 물론 외워야할 것들도 있기는 있다. 영어 단어 같은것. 하지만 사회나 과학도 그 뚯과 원리를 모르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일까?중학교 들어가서 처음 본 중간고사에 나는 긴장을 잔뚝 했다. 일단은 학원에서 철저히 다져진 친구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나는 반에서 5등을 했다. 40명 중에서 대충 학원 다니는 친구들이 23명이라고 한다면 그들을 제친 것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내 앞에 있는 2,3등 한 친구들도 학원을 안다닌 친구들이었다.

결과적으로 학원은 자신이 바라서 다니는 것 외에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뜻이다. 설령 자신이 높은 성적을 바라고 학원에 다녔다고 해도 그런 정신으로는 결코 이루어 질 수 없다. 진정한 공부는 엄마도 선생님도 아닌 자기 자신이 해야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마지막 기말고사를 봤다. 나는 시험 기간에도 내내 안하다가 시험 보는 날 직전에 연필을 잡았다. 하지만 뒤늦게 외울 것 투성이었고 내가 너무 뒤처지는 느낌이 들어 스트레스를 받아 짜증이 났다. 몇달 전부터 시험을 위해 학원에서 열심히 해 온 애들을 생각하면 너무 두려웠다. 내가 지켜온성적 순위가 갑자기 내려갈 것 같아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언제부턴가 나도 시험 성적에 연연하고 있었던 듯싶다. 처음 시험부터 그렇게 잘 본 이상 떨어져 버리면 내 체면이 서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참 안타까운 느낌이 들면서도 그런 생각은 져버릴 수가 없었다. 시험이 사람을 또 그렇게 만드는 모양이 다.

요즘에는 친구가 시험을 잘 보면 웃으면서 축하해주는 상황이 거의 없다. 표정부터 굳으면서 달려든다. 이런 것도 참 보기 싫다. 친구인데 그깟 점수가 뭐라고 시기질투를 하는 것인가. 다 사교육 때문이다. 시험 문제는 고작 35문제 정도가 끝인데 100장이 넘는 문제집을 다섯 권은 사서 맨날 풀고 있다. 그런데도 점수가 나오지 않았다면 그건 정말 통탄할 일이다.

모범생이 왕따를 당한다는 내용은 소설이나 만화에 나올 내용이지만 요즘엔 아니다. 실제로 그럴 만하다. 상황이 그렇다. 대학교에 들어갈 때도 직장에 들어갈때도 다 시험 점수로 사람을 본다. 사람 인격이라는게 있는데 시험 점수가 다 뭐란 말인가. 만약 엄청 똑똑한 사람이 하필 아파서 수능을 못 봤다면 그 사람은 하旱아침에 백수로 떨어지는 거다. 제발 어디서 사람을 뽑고 고르는 것에 성적을 끼우지 않았으면 좋겠다. 개개인의 성격을 잘 개발해서 좋은 사회를 만드는데 썼으면 좋겠다. 그리고 제발학생들을 성적순으로 줄 세우는 학력평가 따위는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떤 부모가 자기 자식이 뒤 쪽에 있는 것을 좋아 하겠는가. 앞쪽으로 가기 위해서 오늘날 아이들이 힘들다. 공부를 너무 힘들게 하고 괴롭게 한다. 또는 사회의 발전을 막는다.

지금 사회에서 성공의 길이란 한 길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 끝은 의사, 판사, 선생, 교수. 이것은 마치 가지 없는 앙상한 나무와 같다. 그리고 그 끝에 너무 많은 이들이 넘쳐 난다면 이 나무는 넘어질 것이다. 모두 목표를 하나로만 하지 말고 여러 갈래로 나아가서 넓고 풍성한 나무를 만들면 좋겠다.

 

(필자명을 밝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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