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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공성 | 225호 자치회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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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9-05 14:34 조회85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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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 자치회의 시간에 내가 느꼈던 여러가지를 한마디로 할 수 있다면 이 말이 아닐까. 격주마다 공간 민들레 홀에서 열리는 자치회의는 민들레를 들락거리는 모든 친구들에게 열려있다. 자치회의 진행을 위해 의장과 서기를 뽑고, 그들이 안건을 다 모아서 하나씩 토의하는 식이다. 원활한 진행을 위해 의장과 서기가 모여서 사전모임을 가지기도 한다. 3년간 홈스쿨링을 하면서도 일반학교 시스템에 더 익숙했던 난 자치회의가 낯설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기대도 됐다. 아마 ‘자치’라는 말에 그렇게 설레었던것 같다. 기대가 권태로 바뀐것은 1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 뭔가를 얘기하고 합의점을 만든다는것이 어렵다는 현실을 마주하면서부터다.

회의 분위기는 대체로 산만하다. 엎드려 있거나 휴대폰을 하거나 음악을 듣거나 책을 본다. 그것도 아니면 멍을 때린다. 그래도 안건에 대해 이야기는 오가고 결론도 떨어진다. 몇몇 참여하는 사람들이 두드러지긴 하지만 사실 자치회의는 길어질 때가 많다. 이건 우리가 가진 꽤 피곤한 철학 때문인데, ‘다수결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가 그것이다. 첫 철학 모임에서 '과연 민주주의는 절대적인가?’라는 주제로 이야기하다 결국 다수결이 꼭 진리일 수 없다는 소크라테스의 주장에 우리 모두가 수긍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뭔가 갈등이 생기면 기나긴 설득의 과정을 거친다. 2시간이 넘는 동안 회의를 하다보면 지루하고 힘들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번 주에는 특별히 4대강 문제와 교육감 선거가 안건으로 나왔다. 그 문제를 같이 생각해보고 함께 할 수 있는 일 은 없을지 고민하자는 취지였다. 오랜 대화를 거쳐, 결국 우리는 위원회를 만들어 하고싶은 활동을 해나가기로 했다. 자치회의의 과정이 귀찮고 지겹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게 꼭 필요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자율! 우리가 스스로 우리의 공간과 생각을 정해보려는 노력. 그래서 결국 우리 각자의 삶을 잘 꾸려나갈 수 있게 하는 방법. 그게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우리는 ‘자치회의’를 하면서 그 법을 배워가고있다. 

서정현(자치회의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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