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참여 | 229호 『먼지의 여행』밑줄낭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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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8-17 17:21 조회1,01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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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낭독회에 초대합니다’라는 메일이 눈에 띄었다. 뭘 한다는 얘기지? 『먼지의 여행』이라는 책을 읽으며, 자신이 밑줄 그은 부분을 낭독도 하고 저자와 이야기도 나누는 행사라고 소개되어 있었다. 요즘 유행하는 인문학 교실의 한 형태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조금 다른 느낌도 들어 한 번 참여해 보기로 했다. 지난 9월 10 일, 마포평생학습관 1층 전시실을 찾았다.
조금 일찍 도착한 덕에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지켜볼 수 있었다. 뭔가 좀 다른 분위기였다. 바닥에 빙 둘러 앉을 수 있도록 매트를 깔고, 한가운데는 나뭇가지와
책, 그리고 촛불을 밝혀 차분하면서 따뜻한 느낌을 자아 냈다. 옆에는 통기타도 놓여 있었다. 참여자들을 위한 간식 또한 특이했다. 과자와 떡 그리고 음료 등이 놓여있는데 접시는 없는 것이다. “여기 서서 하나씩 집어 먹는
건가요?”뻥튀기 과자를 가리키며 거기다 필요한 만큼
담아가지고 가서 그 과자까지 모두 먹으라는 것이다. 아
~~~!
참여자 또한 특이했다. 10대에서부터 70대 노인까지
50여 명이 모인 것 같은데, 그들은 교양으로서 인문학을
즐긴다기보다 독서를 통하여 깨달은 의미를 삶 속에 그대로 살려내려는 사람들로 보여, 마치 명상센터 같았다.
오늘의 주제인『먼지의 여행』(샨티출판사,http://blog.naver.com/shantibooks 02-3143-6360) 저자 신혜
님이 장끼 꼬리깃털을 몇 개 묶어 만든‘발언권 마이크’(talking stick)를 잡고 책에 얽힌 이야기를 소곤소곤 들려주더니, 마이크를 옆으로 넘겼다. 참여한 사람들
거의 모두가 책과의 인연과 감명 깊었던 구절을 읽어나
갔다.
임신 중에『먼지의 여행』을 읽으며 감명을 받았다는
아기 엄마가 갓 태어난 그 아기를 데리고 참여해서“어린
아이는 계속 넘어지면서도 걸으려 하기에 걸을 수 있다.
두려워서 머릿속으로만 생각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어린아이처럼 넘어지고 실수하고, 하고 싶은 걸
다 해 볼 때 온전히 성장할 수 있다.”(105쪽)는 구절을
낭독하는가 하면, 40대 중년 여성이 일어나“내가 이 수녀원에 들어와 이곳의 규율을 따르기로 한 건, 이 방법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이에요. 이곳의 규율을 따르는 게 내 선택이고, 그래서 난 자유로워요.”(슈슈바반 유아원 수녀의 말, 192쪽)라는 구절을 읽어 간다. 때로는 토론이 이뤄지기도 하고, 어떤
독자는
오늘도 이렇게 (140쪽)
오늘도 이렇게 / 살게 해주신 당신께
저 높은 하늘로 / 내 마음의 노래 드리네
오늘도 이렇게 / 행복하게 해주신 당신께
저 높은 하늘로 / 내 마음의 노래 드리네
라 라 라 라 라...
부분을 읽고나서, 저자에게 노래로 불러 달라고 한다.
저자는 서슴없이 기타를 잡아들고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노래를 불러주었다. 아~ 그래서 기타가 있었구나...
환상 속에 진행되던 낭독이 끝나자 모두 자기 주위를
청소하고 장식물을 거두는 데 참여하는 것이다.
밑줄낭독회는 특별한 진행자와 발제자 없이 한 권의
책을 읽고 모여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는 독서모임이었다. 각자가 읽으면서 자신의 가슴에 보석처럼 박힌
문장을 낭독하고, 왜 그곳에 밑줄을 그었는지 이야기하다보면 절로 자신의 고민이나 생각과 감성이 드러나면서
공유를 할 수 있게 된다.『먼지의 여행』 밑줄낭독회처럼
저자가 함께 할 경우에는 독자가 낭독한 부분에 대해 저자 자신의 생각이나 글 쓸 당시의 상황설명을 보태기도
해서 책을 더 생생하고 풍성하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송환웅(언론정보출판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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