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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229호 2014년 대입선진화방안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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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8-17 16:24 조회82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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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19일 중장기대입선진화연구회에서 2014년 수능개편안을 발표했다. 수능시험의 난이도를 달리해서 2회 실시하고, 학생들의 입시 부담과 사교육비를 줄인다는 명분으로 탐구영역 과목수를 줄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수능개편안은 앞으로 시행될‘미래형교육과정’의 단위학교 자율권과 맞물리면서‘국·영·수’위주 입시 경쟁교육을 한층 강화하여 공교육을 파행으로 몰고 갈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학생들의 입시부담을 줄이기는커녕‘국· 영·수’중심의 사교육비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따라서‘대학수학능력시험 체제 개편안의 과제와 전망’에 대한 박도순님의 발제문 가운데 수능체제 개편의 전제와 우리의 현실을 요약해 싣는다. <편집자주> 

 

대학수학능력시험 체제 개편안의 과제와 전망 


1. 대학수학능력시험 체제 개편의 전제

 1) 중등교육과정 정상화에 우선순위를 둘 경우
 
 대입전형제도가 어떻게 수립·운영되는가는 중등교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중등교육은 대입전형제도 상의 선발기준과 시험내용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중등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는 첫째, 대입전형제도가 중등교육의 결과를 존중하고, 이를 전형기준에 최대한 반영해야 한다. 입시내용이 중등교육과정 범위 안에서 다루어져야 함을 의미한다. 중등학교의 내신이나 추천이 어느 정도의 비중을 가지고 선발기준에 연계되는가 그리고 시험 내용이 고교과정을 어느 정도 반영하는가에 따라 중등교육이 대입제도의 영향을 받는 정도가 달라진다. 결국 중등교육성과의 반영 비율을 높이고 광범위한 중등학교 본래의 교육활동을 대입전형 기준에 포함시키는 것과 수능시험 내용이 단순한 암기위주 교육으로써는 성과를 올릴 수 없도록 하는 것이 중등교육정상화에 기여할 수 있는 최대공약수라 할 수 있다.
 
 둘째, 전인교육 내용의 반영을 통한 중등교육 본질 추구에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 중등교육이 대입 을 위한 예비기관이 아니라 전인교육을 실시하려면, 대입전형제도 속에서 전인교육의 결과를 반영할 수 있게 하거나 대학입시를 염두에 두지 않고 전인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대입 시험에서 높은 성적을 얻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독서를 한다든가, 음악이나 예술 활동에 심취한다든가, 현장 경험과 토론을 하는 일이 의미 있는 활동이 되도록 해야 한다. 학교 내에서의 특별활동,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노력, 학교 내·외의 협동적이고 봉사적인 활동 등이 어떤 형태로든지 대입전형제도 속에 수용될 수 있어야만 중등 교육이 정상화된다고 할 수 있다.
 
 셋째, 중등 교육과정의 정상 운영에 맞는 성취준거를 마련해야 한다. 현행 입시제도 하에서는 중등 교육과정이 특정 과목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며, 대학입학시험 내용의 비중에 따라 교육과정이 운영되어 교육과정 본래의 정신에 위배될 가능성이 크다. 대입전형제도의 내용과 형식이 중등교육과정의 운영을 선도하고, 교육방법을 쇄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즉, 입시제도의 내용과 과 목이 중등교육과정과 합리적으로 연계되어야 하며, 선발기준과 시험내용이 중등교육의 정상적 운영을 바탕으로 해서 설정되어야 한다.

 넷째, 교육적으로 의미 있는 최소한의 경쟁이 되도록 해야 한다. 입시경쟁이 불가피한 것이라면, 그 러한 경쟁이 교육적으로 의미 있는 경쟁이 되어야 한다. 단편적인 지식을 암기하는 경쟁이 되어서는 안 되며, 취미와 관심이 없는 분야의 기계적 암기를 요구하는 경쟁이 되어서도 안 된다. 교육적으로 의미 있는 경쟁은 특정영역을 고차적 정신능력 위주로 측정할 때만 가능하다.

 2)대학 자율성 강화에 우선순위를 둘 경우
 대입전형제도에서 다양성과 자율성의 두 원칙이 강화된다면 대학의 특성화된 발전 방향에 따른 대 학의 학생 선발권 강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나 이 두 원칙은 공공성의 원칙과 부합될 때 대학의 사회적·교육적 책무를 담보할 수 있다. 공공성의 원칙이란 대입전형제도가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일반적인 가치규범에 부합하면서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해 존재한다는 당위적인 원칙이다. 우리나라 대입전형제도의 변천 과정에서 늘 가장 큰 문제로 제기되었던 것이 공공성의 원칙에 관련된 것이다. 가장 중요하게 논의되고 있는 것은 입학생 선발 과정에서의 공정성, 교육기회의 형평성, 그리고 중등교육의 정상화 문제다. 그런데 현재의 상황으로 볼 때, 오직 다양성의 원칙과 자율성의 원칙을 우선적으로 추구한다면, 국·영·수 강화, 대학 본고사 시행, 고교 등급제 활용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불가피하게 불거질 것이다. 즉, 대입전형제도의 공공성의 원칙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2. 대학수학능력시험과 현실
 1) 대학입시와 중등교육의 현실

 지금까지 대입전형에 관한 한 각 대학의 최우선 과제는 ‘우수학생 유치’였다. 그러나 ‘우수학생’ 이라는 개념이 학업성적 우수자라는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상당 부분 대학 자율에 맡겨진 입시제도 아래서도 대부분의 대학은 학업성적이 주류를 이루는 전형방식의 틀에 묶여 있다. 고교의 비정상적 교육과정 운영, 지식전수위주 수업, 획일적 평가는 근본적으로 학업성적 중심의 대입전형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학업성적’이라는 준거를 통해 우수자를 변별해내는 것이 대학교육에 적합한 학생을 선발하는 유일한 기준이라고 생각해 온 대학의 잘못된 관행, 암기 위주 교육을 유도하는 선택형 시험이 객관성·공정성을 보장한다고 여겨 온 잘못된 평가 인식이 적지 않은 부작용을 낳았던 것이다. 이런 잘못된 대입전형 관행은 결국 고액과외를 유발해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켜 왔고, 비교육적 경쟁을 유발해 전인교육이라는 고교교육의 본질을 왜곡시켰다.

 2) 대학입시와 사교육비
 
 그동안 우리 대학입시는 사교육을 받은 학생이 유리하도록 되어 있다. 특히 학교의 학업성취도나 수능 석차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는 무한 입시경쟁으로 내몰리고 있다. 학교교육과 대학입시 간에 차가 클수록 사교육 필요성이 커지는 것이 현행 대학 입시와 고등학교 교육 간의 특이한 관계라고 할 수 있다. 또 충분히 대응할 시간을 주지 않고 이뤄지는 잦은 대입제도의 변화 또한 과외를 부추긴다. 사교 육이 공교육을 능가하게 된 것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으나 그 중에서도 대입전형제도가 사교육을 받는 것이 유리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3) 대학입시와 학벌주의

 우리 사회에서 학벌은 가장 중요한 개인의 평가기준이 되고 있다. 직장을 구할 때나 승진을 할 때나 보수를 받을 때나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학벌주의는 과거제도를 통해 관리를 충원했던 전통 사회까지 그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지만 조선왕조 붕괴와 일본의 식민통치에 의한 전통의 단절은 계급구조의 와해를 가져왔으며, 이제 학교교육이 거의 유일한 계층상승 통로가 되었다는 점이 학벌주의의 중요한 배경이 되었다. 그 결과 대학 진학 열이 커지며 과열과외와 그에 따른 사교육비 문제를 파생시켰다.

 실력사회는 특정 영역의 실력을 중시하기에 평가 기준이 다양하고 그 결과를 인간 전체의 평가로 연 결시키지 않지만, 우리는 일반적 잠재능력을 중시하기 때문에 능력의 평가가 곧 인간의 평가로 연결된다. 따라서 경쟁은 전 인격적인 경쟁이 되어 버리고, 단순히 학습성과를 겨루는 경쟁에 그쳐야 할 학교 교육체제 내에서의 경쟁이‘인생경쟁의 출발점’이 되어버려 심각한 부작용을 드러내는 것이다. 사회가치가 다원화되지 못한 우리 사회는 성공의 기회가 매우 제한된 것으로 인식되어 그 기회를 포착하는 데 필수조건인 대학진학을 위한 경쟁은 가열될 수 밖에 없다.

 박도순(한국교육연구네트워크 이사장, 전 고려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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