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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공성 | 229호 배움의 공동체로 학교혁신을 일구는 시흥‘장곡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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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8-17 14:27 조회81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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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옆에 무릎 꿇고 앉아 가르치는 즐거움

저 아이가 작년에는 내 말을 못 알아듣고 앉아 있었 겠구나!’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학생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수학 푸는 걸 지켜보고 도와준다. 장곡중학교 가 혁신학교를 시작한지 한 학기. 요즘 내 수업시간의 모습이다.
  
우리학교는 작년까지 상중하 수준별로 반을 나눠 수업 을 했다. 상반 수업에 들어갈 때는 ‘잘하는 애들이니 까…’하반 수업에 들어갈 때는 솔직히 ‘이 정도 수준 은 어차피 설명해도 못 알아들으니까…’하는 마음을 바 탕에 깔고 수업했다. 그러면서 40여 명의 학생들 앞에서 한 시간 내내 혼자 떠들고 나오면서, 열심히 수업했다는 뿌듯함으로 교무실로 돌아오곤 했다. 학생들이 날 쳐다 보고 있으면 수업을 듣고 있는 거라고, 질문이 없으면 다 알아 들어서 질문이 없다고 착각했다. 그리고 그것이 착 각이었다는 사실을 올해야 깨달았다. 배움의 공동체 수 업을 하면서 아이 한 명 한 명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 고, ‘이 아이가 이 정도까지 기초가 안 되어 있구나!’하 는 깨달음이 가슴을 후벼 팠다. 알아듣지도 못하는 내용 을 설명하는 선생 앞에서 귀 닫고, 마음 닫고 견뎌야 했 을 학생의 마음을 생각하며 그 동안의 수업을 되돌아보 고 반성을 했다.

혁신학교로 지정되면서 학급별 학생수가 30명으로 줄 었다. 인원이 줄었지만, 작년처럼 일제식 수업을 했다면 올해도 역시 학생들 하나하나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고, 모두들 알고 있을 것이라고 착각했을 것이다. 지 적당하는 학생들은 일 년 내내 지적 당했을 것이고, 아이 들과 나 사이에 수업 이외의 수많은 신경전이 벌어졌을 것이다. 배움의 공동체 수업을 하면서 그렇게 내 수업을 힘들 게 만들었던 아이들이 변하고 있다. 한 시간 내내 돌아다 니고, 친구 등을 쿡쿡 찌르며 수업을 방해하던 아이가 노트에 문제를 풀고, 질문을 한다. 친구들에게 묻고, 해 결하려고 노력한다. 그런 아이들의 변화를 보면서 기쁨 을 넘어 감동마저 느낀다. ‘원래 한 반에 한두 명 쯤은 수업을 방해하는 애들이 있는 법, 어떻게 수학을 학생들이 다 알아듣길 바라 반 마다 못 알아듣는 애들이 있는 게 당연하지… 알아듣는 애들이나 열심히 가르치는 거지….’ 혁신학교를 계기로 수업 형태를 바꾸지 않았다면 타성 에 젖어 이런 감동을 느껴보지 못한 채 선생노릇 하면서 열심히 수업을 했다고 말했을 것이다. 어제도 수업을 마치고 교실을 나서는데 한 아이의“재 밌다”는 혼잣말 소리를 들었다. 정수의 덧셈 뺄셈도 잘 안 돼 연립방정식 한 문제 푸는데 한 시간을 다 쓰는 학생 이다. 한 시간 동안 한 문제일지라도 본인의 노력으로 문 제를 해결한 성취감을 느끼며 드디어 자신이 동참하고 있 다는 사실이 기쁘고 재미있는 것이다. 기대 수준은 다르 더라도 사람마다 배움의 욕구가 있다. 30명의 아이들 모 두 앎에 대한 욕구가 있고, 알아냈을 때 기쁨을 느낀다는 사실을 왜 이제야 알았을까? 수업이 변하니 아이들과의 관계도 변하고 있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느껴진다. 물론 혁신학교를 시작하고 수업혁신에 대한 연수로 학교 일과가 꽉 조여진 불편함은 있다. 등교하자마자 숨 돌릴 틈도 없이 수업을 시작하고, 수요일 오후 시간 확보를 위해 수업을 몰아서 해야 하는 요일엔 몸이 많이 지친다. 하지만 수업 속에서 아이들과 내가 변해가는 모습을 느끼기에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 이우학교로 수업참관 갔을 때 어느 선생 님께서 하신 말씀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같이 가 면 멀리 갈 수 있습니다.” 혁신학교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아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학교가 즐겁다는 말에 가슴 뿌듯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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