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공공성 | 230호 혁신학교 뭐가 달라요?
페이지 정보
본부사무처 작성일17-08-10 17:24 조회774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2학년 작은 아이는 6학년 형과 형의 선생님과 가끔 아침 산책을 합니다. 아침 산책은 수업하기 20분 전에 학교 주변을 둘러보는 활동입니다.
2010년 4월 어느 날에 작은 녀석이 아침 산책을 하다 가 달팽이를 발견하였답니다. 2학년 작은 아이가 교실로 가서 담임선생님께 보여드렸어요. 선생님께서는 관찰하고 놔주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아이가 키우고 싶다고 했더니 작은 컵에 상추를 넣고 달팽이를 넣어 주셨답니다.
그 날 집으로 돌아온 녀석, 현관에서부터 신발도 벗기 전에 종이컵에 담긴 달팽이 이야기를 쏟아놓습니다. 그리곤 연신 귀엽다며 컴퓨터로 달팽이의 습성(?)을 알아보 겠다고 합니다. 달팽이가 달걀껍질을 먹을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도 알고 <스스로 공책>에 달팽이에 관한 이야 기도 쓰면서 그림도 그려 넣습니다. 3월에 학교 개교를 하면서 교화와 교목을 아이들과 학부모의 투표로 정했는데 달팽이 이름도 학교 나무와 꽃 정하듯 가족들의 투표로 정하겠다고 했습니다.
5월 어느 날 교실 화분에 있던 토마토를 반 아이들과 함께 텃밭에 옮겨 심었답니다. 밭에 돌을 골라내다 마음에 쏙 드는 돌을 발견한 아이가 가방 가득 돌들을 주워 왔습니다. 돌 안에 반짝이는 보석이 있다면서 선생님께 선물을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러더니 세면대에서 깨끗하게 씻어 신중하게 선물할 돌을 고릅니다. 그러는 아이를 보면서 돌을 선물한다니… 내심 안 했으면 싶었습니다.
그런데 사랑하는 선생님한테 스승의 날 선물로 돌을 선물하고 싶다는 아이가 돌에 물기를 수건으로 닦아내면서 이 돌 저 돌을 뒤집어 봅니다. 가장 반짝거리는 보석이 많이 들어 있는 돌을 골라 선생님께 선물하겠다며 신이 났습니다. 스승의 날 아침에 A4 종이에 돌을 넣고 꼬깃꼬깃하게 해서 들고 나가는 아이를 보면서 혹시 선생님이 무심하게 넘기시면 속상해 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 날 집으로 돌아 온 녀석은 신이 나서“엄마, 우리 선생님이 고맙다고 하셨어!”합니다. 그리고 엄마 아빠돌 같다고 하셨다고 자랑이 늘어졌습니다. 그 돌을 들고 얼마나 수다스럽게 이말 저말 끝도 없이 했을까 안 봐도 뻔 합니다. 그 말 다 들어주시고 진심으로 고맙다고 하시고 감사했습니다.
혁신학교 뭐가 달라요? 묻는 엄마들에게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아이들과 소통하려고 애쓰고 계시는 선생님들이 계신 곳이 혁신학교라고요.
김은영(서정초 학부모)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