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 231호 ‘체벌없는 평화로운 학교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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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8-10 17:18 조회79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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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벌없는 평화로운 학교만들기’
서울시교육청 정영철 장학사 인터뷰
문 11월 1일부터 체벌 금지 제도가 시행되면서 며칠 지나지 않았음에도 언론은 물론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답 체벌 문제가 언론에 집중 재조명되면서 학교가 약간 혼란에 빠졌다. 체벌을 극복하기 위한 생활지도는 10년 전부터 시작되었다. 그럼에도 대략 5% 정도 되는, 학교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학생들의 행동수정에는 한계가 있었다. 체벌이 어느 정도 줄어들기는 했지만 그 과정에서 일부 학부모들은 ‘학부모 소환’을 부담스러워하기도 했다. 미국의 경우에는 학교에서 학부모를 불렀을 때 직장에 떳떳이 얘기하고 갈 수있을 만큼 교육에서 학부모의 역할과 책임을 사회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우리는 여러 가지 생활조건과 문화의 차이로 인하여 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체벌 문제를 풀기 위하여 학부모의 적극적 참여는 필요하고, 선생 혼자 감당하기에는 힘든 일이다. 더구나 그런 학생들 상당수가 가정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아서 학교가 모든 것을 책임지는 접근보다는 학부모와 사회까지 공감하고 개입해야 한다.
문 교육청이 준비한 대체 프로그램이라든가 단계별 대응조치의 현장 적합성과 실효성은 어느 정도인가?
답 매뉴얼을 만들면서 학교현장의 반응이 몹시 궁금했다. 그동안의 형태에서 탈피한 생활지도를 하자는 것이다. 요즘 학생들은 10년 전과 전혀 다르다. 학생들 나름대로의 원인이 있기 때문에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시행초기에는 길게 보면서 시행해 갈 때 효과적일 것이다. 용의복장규정에 따라 짧은 치마 때문에 계속 벌점만 주다가는 그 문제 하나로 ‘사회봉사’를 너머 ‘전학’을 가야하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 학생과 소통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찾는 과정도 아주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치맛단을 늘리기 위한 작은 천을 제공할 수도 있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지도 않고 ‘코미디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식으로 보도 하는 언론도 우리의 오랜 체벌문화 극복을 위해 힘을 보태주어야 할 것이다. 교장과 교감의 역할도 중요하다. 학생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들의 입장은 어떤지 살펴가며 학교 상황과 부합하는 방안을 학생들과 충분한 합의를 거쳐 선택하고 활용해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여야 할 것이다. ‘생활평점제’만으로
문제를 풀어갈 수도 있고, ‘성찰교실’은 물론 ‘자치법정’까지 확대해 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적당한 때가 되면 그 성과에 대한 사례를 공모하고 새로운 대안을 찾는 등의 활동을 펼침으로써 효율적 학교현장의 변화를
추구하여야 할 것이다.
문 세세한 부분까지 벌점제로 규정하다보면 교사와 학생간의 관계가 건조해지지 않을까?
답 복도에서 잠깐 뛰었다든지 교복에 벨트를 안 했을 때 획일적으로 벌점을 부과하면 그럴 것이다. 그러나 학교는 학교대로 어려움이 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학생들에겐 너무나 좁은 공간인 학교에서 언제 안전사고가 발생할지 알 수 없으며, 학생들의 기본 생활습관 자체가 무너져 있어서 벌점으로 인해 시시비비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학교현장에 혼란이 많을 것이다. 일부 학교는 상점제를 함께 시행함으로써 학생들이 자기관리를 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문 문제 해결 방안을 만드는 과정에 학생들의 참여가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나?
답 대체로 모든 학생이 함께 모일 수 있는 공간이 학교에는 없다. 게다가 학생들이 자기 의사를 밝힐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없다 보니 ‘인격적 자기관리’에 별 관심을 보이지 못한다. 그러나 토론을 활성화함으로써 학생들이 자신의 문제에 대한 주체의식을 가진다는 것은 교육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일일뿐만 아니라 자발적인 참여와 실천의지를 키워줄 것이다. 따라서 전교생이 함께 모이지 못하고 자신의 의견을 직접 드러내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대의원회라든가 학생회 등 특정 장소에 모여 벌이는 논의 과정을 각 교실로 생중계하면 좋을 것이다.
문 우리의 거친 학교문화를 개선하기 위하여 학급당 학생수라든가 선생님의 주당 수업시수 감축 등의 조치가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답 물론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예산문제라든가 공무원 총정원제 등의 제약 때문에 쉽게 풀어내기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이제까지 많지 않았던 생활지도나 상담에 대한 교사연수 기회를 확장함은 물론 직접 ‘찾아가는’ 방법으로 전환하면서, 전문상담교사와의 소통이 일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애쓸 것이다. 그리고 이 기회에 생활지도와 상담이 동시에 이뤄지는 체제로 우리의 생활지도 틀을 바꾸는 일도 필요할 것이다. 문 앞으로 일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
답 지금도 현장 모니터를 수시로 하고 있다. 어려운 점과 문제점을 파악하면서, 변화의 결과를 신뢰성 있는 객관적 자료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론도 아직 호의적이지만은 않고 시행초기인지라 상당히 조심스럽다. 변하기는 해야 하지만 그 흐름은 느릴 수밖에 없으며, 사회적 비판과 우려 또한 새로운 대안과 대책을 마련하는데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문 끝으로 학부모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답 학교가 많이 달라졌다. 민원을 받을 때도 “옛날엔 안 그랬는데…”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군대에서도 없어졌는데 학교에 체벌이 남아 있다면 말이 안 된다. 이 문제에 대하여 학부모의 적극적 참여가 필요하다. 학교가 혼자서 풀어가기에는 한계가 있다. 국가와 사회의 뒷받침도 필요하지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부모의 적극적 참여다. “도대체 학교에서 뭘 가르치길래 애가 이러냐?”고 말하면 더 이상 해법이 없다.
정리·송환웅(언론출판정보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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