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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232호 학생인권조례가 왜 필요하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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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8-10 16:57 조회76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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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인권조례가 왜 필요하냐구?

학생통제가 우선인 입시교육 폐해 벗어나려면


​난 서울시 북부에 위치하는 북서울중학교에 다니는 중학교3학년, 소위 말년 중학생이다. 학교를 다니던 어느 날, 학교생활을 반복하던 중 문득 회의가 들었다. “학생의 인권은 어디 있는가?” 스스로 떠올린 그 질문에 대한 내 대답은 “그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것이었다. 매일 하는 강제야자와 두발규제 그리고 학생들에게 일삼아지는 체벌과 욕설…. 이러한 현실은 그런 결론을 내리기에 충분했고, 결국 학교라는 장소 자체가 모순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학교는 학생을 인간답게 키우는 곳이라고 늘 말하지만, 학교에서는 인간의 기본이라 말할수 있는 ‘인권’은 전혀 지켜지지 않는다. 이건 마치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겠다며 전쟁을 준비하는 것 같은 모순이다.

우리 학생들은 학교에서 마치 문제를 푸는 로봇처럼, 대학에 보내지는 짐승처럼, 교도소에서 감시받는 범죄자들처럼 대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인터넷이나 학교 벽이나 책상을 그리고 휴대폰 배경화면을 보면 가끔 이런 글들이 쓰여 있는 경우가 있다. “학생이라는 죄로 학교라는 교도소에서 교실이라는 감옥에 갇혀 출석부라는 죄수명단에 올라 교복이라는 죄수복을 입고 공부란 벌을 받고 졸업이란 석방을 기다린다.” 이런 글들을 보면 정말 학생과 죄수의 구분이 가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학교는 학생을 인간 취급해주지 않고, 학교에서 인권을 운운하면 “너희한테 인권이 어디 있어? 닥치고 공부나 해”라고 대놓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말을 들었을 때, “학생은 정말 인간이 아닌 걸까?”라는 궁금증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이 인간답게 살 수 있고 학교의 통제에서 숨통을 터줄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조치이다. 학생이 자신을 표현할 수 있고 당당해질 수 있는 법, 그리고 지금 학생에게 정말 필요한, 학생을 위한 법이라고 생각한다. 학생인권이란 게 대체 무엇인지 그 기준을 제시하고 최소한의 구제 수단, 개선 방안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학생인권조례를 통해 만들고자 하는 학교는, 지금 현실의 학교, 교사들과 마찰이 생길 수 있다. 예컨대 어떤 사람들은 학생인권 보장이 ‘교권침해’로 이어진다고 걱정하고, 교사에게 학생들이 대들 거라고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분들에게는 이렇게 묻고 싶다. “학생을 때리고 두발규제하고 욕하고
강제로 야간 자율학습 시키는 것이 교권은 아니잖아요?” 만약 학생에게 체벌을 하지 않고 두발규제를 안하고 강제로 자율학습을 시키지 않으면 교육을 못 한다는 분들에게는 정말 한마디 해주고 싶다. “그건 학생의 문제가 아니고 지금 학교 교육의 무능력함 문제가 아닌가요?”라고 말이다. 그런 문제들은 학생들과 대화하고 교감하며 풀어가지 않고 무조건 문제만 풀게 하고 공부만 시켜서 대학을 보내려고 하는 교육 같지 않은 교육 때문에 서로 반감이 커져
서 생긴 문제점은 아닐까? 학생인권에 대한 논의는 하면 할수록 학생 통제를 우선시한 대한민국 학교의 청소년에 대한 차별적인 시각과 무조건적인 입시교육의 폐해를 확연히 드러내준다.

 

​그리고 두발 복장 규제나 체벌 등은 어쩔 수 없이 존재해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의 그런 생각은 학생들은 통제받아야 할 존재라고 생각하는 차별적인 인식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학생들에게 두발복장을 규제할 수 있고 체벌을 할 수 있다는 전제가 있기 때문에 그런 발상이 가능한 것은 아닐까? 굳이 학생들을 그렇게 과도하게 통제할 필요가 있을까? 종종 어른들은 몇몇의 학생들이 잘못한 사건으로 전체 학생을 판단하는데, 이 차별적 인식 역시 ‘학생인권’으로 바꿔놓아야 할 대상이 아닐까? 학생인권조례를 만들고 학생인권을 보장한다는 것은 학생들을 존중하고 학생들과 대화하는 법을 배우는것이다.

 

​보장해주고 조금이나마 학교를 편하게 다닐 수 있도록 도와주는, 어디까지나 학생을 위한 법이 될 것이다. 학생인권조례는 ‘자유,’ ‘참여,’ ‘차별금지,’ 복‘ 지’ 등 학생들의 삶에 도움이 될 많은 내용들을 담고 있다. 학생들을 위한 학생인권조례가 학생과 학부모, 교사, 시민들의 힘에 의해 만들어졌을 때 학생들이 더 이상 “너희한테 인권이 어딨어?”라는 말을 듣지 않는 학교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홍도봉(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서울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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