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공공성 | 234호 건강한 학습생태계 ‘배움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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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8-10 16:11 조회81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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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 만에 다시 찾은 도서관은 거의 변한 게 없었다. 문을 열자 느껴지는 따뜻한 온기, 따뜻하게 맞아주시는 봉사자 아주머니들, 그리고 사람들의 손길을 기다리는 책들까지.
“자, 이제 기자단의 첫 수습교육을 시작할게요. 오늘은….”
기자단 모임이 시작되었다. 오늘은 ‘신문은 무엇인가?’ 라는 주제로 수업을 한단다. 좀 지루하긴 하지만 집중해 야겠지? 드디어 수습교육이 끝났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앉아 있었는데, 기자단의 중심 역할을 맡고 계신 유 반디 아줌마께서 내게 말을 거셨다.
“준식아, 너 배움나눔에 관심 있어?”
“배움나눔이요? 그게 뭔데요?”
“인터넷에 나오는 재능기부 알지? 그거랑 비슷한 건데, 어른이나 청소년들이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가르쳐 주는 봉사활동이야. 지금 두 명이 신청한 상태거든? 아줌 마가 도서관 홈페이지에 올려놨으니까 거기서 보고 신청 하면 돼.” 상당히 신선한 내용이었다. 내가 잘하는 것을 직접 가르치며 봉사활동까지 할 수 있다니!
그날 저녁, 나는 그 글에 댓글을 달았다.
‘역사(국사) 신청합니다.’
드디어 대망의 첫 수업 날,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도서관에 들어섰다. 난방장비를 켜고, 도서관 컴퓨터로 프린 트물을 뽑으며 수업 준비를 하는 동안, ‘과연 잘할 수 있 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떨리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맞고, 수업을 시작했다.
“얘들아, 안녕? 오늘이 역사 첫 수업이지? 오늘은 일단 본격적으로 역사를 공부하기 전에 ‘역사를 배우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자. 너희들은 역사를 왜 배운다고 생각하니?….”
“…자, 그럼 오늘은 여기서 끝내고, 다음 시간에 보도록 하지.” 수업이 끝나고, 아이들이 하나 둘 집으로 돌아간 후, 나는 수업이 괜찮았냐고 아줌마께 여쭈었다. 내 수업에 대해 객관적인 평가를 받아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음…아이들도 재밌어하는 것 같고, 무엇보다 선생님이 열심히 준비한 티가 나는 수업이었어요.”
호평이다. 내 수업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나는 도서관을 나서며 다음 주에도 많이 준비해서 수업해 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배움나눔 수업을 하면서 느낀 것은 남을 가르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나는 하루 수업하기 위해 금요일부터 사흘 동안 수업 준비를 해야 했다. 사실 수업 준비가 힘들기도 하지만,
내가 이 일에 보람을 느낀 것은 이 일이 나중에 소중한 경험이 되리라는 생각에서였다. 배움나눔은 선생님을 더 많이 공부하게 하고, 학생들은 모르는 것을 알게 된다는 점에서 건강한 학습생태계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정준식 (15세, 자이행복한도서관 청소년이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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