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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공성 | 234호 도서관 돌잔치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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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8-10 16:16 조회76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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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원래 회의하는 날이었거든요! 빨리 끝내고 싶으면 회의에 집중!” 이라는 관장의 협박 아닌 협박에도 굴하지 않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회의 끝”이라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밤토실도서관 자원활동가들이 갑자기 분주해지며 얼굴에 화색이 돈다. 도서관 단골이용자들도 손에 음식을 하나씩 들고 들어오기 시작한다. 각자 준비해 온 음식을 하나씩 꺼내 놓자 순식간에 진수성찬이 차려졌다. 드디어 준비가 다 되었다. 어느새 예쁜 한복으로 갈아입은 주인공이 등장하자 다들 환호성을 올리며 서로 안아보겠다고 한바탕 소동이다. 

이름하여 돌잔치 프로젝트를 실행시키는 날이다. 종우 돌잔치를 밤토실에서 하자는 제안에 밤토실 자원활동가들이 한마음으로 찬성을 하면서 일은 시작되었다. 돌떡은 관장이, 음식은 각각 하나씩, 당사자도 물론 음식 하나만 준비하기로 하고, 돌선물도 미리 금액을 정해 모아서 주기로 결정하니 그 다음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도서관에서 자원활동을 하던 활동가중 막내였던 하늘엄마가 둘째를 임신하면서 태어날 아기에 대한 기대에 모두 설레었다. 입덧이 유난히도 심하던 임산부를 위해 반찬을 만들어주고, 집으로 불러 밥도 먹이면서 함께 기다렸던 아기였다. 하늘이 엄마도 아이를 낳기 바로 전날까지 첫째아이의 손을 잡고 도서관에 나타났다. 그런 아기가 태어나고 산후조리가 끝나자마자 하늘엄마는 아기와 함께 다시 밤토실로 왔다. 첫 아이 때는 혼자 집에 있으면서 산후 우울증으로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밤토실 덕분에 우울증이 없다며 웃는 얼굴이 환했다. 

도서관에 오면 아기는 다른 활동가들이 돌아가며 안아주고 돌보아 준다. 그 사이 산모는 아기로부터 잠시나마 해방이 되어 책을 보거나 도서관 활동을 하며 자신의 시간을 가질 여유가 생겼다. 나름의 아기 키우는 비법을 전수하는 선배 자원활동가들의 얼굴도 자기 아이를 보는 듯 밝아진다. 

이번 도서관 돌잔치는 베푸는 사람과 축하하는 사람 모두의 부담을 서로 함께 일을 나눔으로써 줄이고, 돌잔치를 통해 누릴 수 있는 기쁨은 늘리는 윈윈 프로젝트였다. 돌떡은 많이 나눌수록 좋다고 하는데, 그런 의미라면 돌잔치가 끝난 후에도 그날 밤토실을 찾은 모든 사람과 함께 돌떡을 나눈 아기는 큰 축복을 받았음에 틀림없다. 이 세상 누구보다 큰 축하와 축복을 받은 종우는 행복한 ‘밤토실 아기’다. 세상에 나오기 전부터 도서관에 오기 시작한 아기는 이제 걸음마를 시작했다. 앞으로 도서관과 함께 계속 성장해갈 것이다. 

밤토실의 돌잔치 프로젝트는 돌잔치마저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세상을 향한 작은 반항이며 돌잔치가 갖는 본래의 의미를 찾는 회복인 동시에 새로운 대안이다. 또한 마을이 아이를 함께 키우는 것이 지금도 가능함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이번 돌잔치는 마을의 작은도서관이 돌봄의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 작은도서관을 통해 마을이 살아나고 아이들이 자라면서 마을 속에서 다시 사람이 살아나기를 꿈꿔 본다. 

 

박영주 (밤토실어린이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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